만약 자본주의적 이익이 이 중요한 전환을 계속 주도한다면, 그리고 전 세계 에너지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들지 않는다면, 미래 세계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핵심 광물의 양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프리카 3D 맵. 출처 : Unsplash+ Community
많은 이들이 앙골라의 보석으로 여기는 로비토는 나라의 아름다운 대서양 해안에 위치한 다채로운 항구 도시로, 약 5킬로미터에 달하는 땅이 자연 항구를 형성하고 있다. 하얀 모래 해변과 푸른 바다, 온화한 열대 기후 덕분에 최근 몇 년간 로비토는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화려한 외관 뒤에는 식민지 폭력과 착취로 얼룩진 역사가 숨겨져 있다.
포르투갈은 16세기 후반에 처음으로 앙골라를 점령한 유럽 국가로, 거의 400년 동안 이곳을 놓지 않았다. 그들의 지배는 반식민주의 게릴라들과의 치열한 27년간의 내전, 쿠바 혁명군의 지원, 그리고 멀리 떨어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일어난 좌익 쿠데타가 결합되어 1974년 마침내 종식되었다.
로비토 항구는 1900년대 초에 가동된 1,866킬로미터 길이의 벵겔라 철도와 더불어 포르투갈의 앙골라 통치 시기 경제의 중심이었다. 20세기 동안 로비토는 유럽으로 아프리카 구리 벨트에서 채굴한 금속과 농산물을 수출하는 중심지 역할을 했다. 오늘날 구리 벨트는 여전히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콩고 민주 공화국과 잠비아 북부를 포함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식민 통치가 끝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 네오콜로니얼리즘이 로비토에 다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로비토 항구와 '로비토 회랑'으로 알려진 벵겔라 철도는 화석 연료에서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하려는 중국과 서방 세계의 핵심 거점이 되었다. 자본주의적 이익이 이 중요한 전환을 계속 주도하고, 전 세계 에너지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들지 않는다면, 미래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핵심 광물의 양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30억 톤의 금속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으며, 국제에너지포럼(IEF)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급격히 줄이기 위해서는 35개에서 194개의 대규모 구리 광산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 추정한다.
전환을 위한 기계(전기 배터리, 풍력 터빈, 태양광 패널 등)에 필요한 구리에서 코발트에 이르는 광물 대부분이 라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필요한 핵심 광물의 절반 이상(54%)이 원주민 토지 위 또는 근처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인구가 미래 광산 개발과 관련된 운영으로 인해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을 받을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발도상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의 미래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국제통화기금(IMF)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좋다. IMF는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향후 20년 동안 핵심 광물의 수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구리, 니켈, 코발트, 리튬이라는 네 가지 핵심 광물 채굴로 인한 전 세계 수익은 향후 25년 동안 총 16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이 중 10% 이상을 차지할 것이며, 이는 2050년까지 해당 지역의 GDP가 12% 이상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전 세계 핵심 광물 매장량의 30%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콩고는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70%, 전 세계 매장량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리튬 이온 배터리의 주요 성분인 코발트에 대한 수요는 휴대전화에서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인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구리에 있어서는 잠비아가 아프리카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두 개의 주요 생산국 중 하나다. IMF는 "이 전환이 제대로 관리된다면 해당 지역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이면서도, 그 과정이 아름답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러한 핵심 광물들은 콩고와 잠비아의 농촌 지역에서 채굴되지만, 국제 시장에 도달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앙골라와 로비토 회랑은 아프리카의 번성하는 광산 산업의 핵심이 되고 있다.
2024년, 중국은 아프리카의 리튬 광산에만 45억 달러를 투자했고, 구리 및 코발트 광산 인프라에 추가로 70억 달러를 투자했다. 예를 들어, 콩고에서 중국은 광업 부문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수년간 앞서 있었던 가운데, 미국은 이제 그 격차를 좁히려 하고 있다.
로비토 회랑. 출처: geopoliticalmonitor.com
잠비아의 구리 식민주의
2023년 9월, 인도에서 열린 G20 회의의 비공식 자리에서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은 앙골라, 잠비아, 콩고 민주 공화국, 유럽 연합과 함께 로비토 회랑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한 협약을 조용히 체결했다. 크게 주목받지 않았지만, 이는 미국이 중요한 움직임을 보인 순간이었다. 포르투갈이 앙골라에서 철수한 지 거의 50년 만에 서방 국가들은 다시 돌아와, 40억 달러를 투입하고 유럽 식민지 시절 건설된 인프라를 현대화할 필요성을 평가하고 있었다. 핵심 광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서방 국가들은 아프리카와 그린 에너지 자원을 주목하고 있다.
작년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앙골라 대통령 주앙 로렌수를 워싱턴으로 초대하면서 "우리는 역사적 순간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로비토 프로젝트를 "미국이 아프리카에 투자한 가장 큰 철도 프로젝트"라고 칭하며, 이 지역이 미래에 제공할 수 있는 자원에 대한 서방의 관심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미국은 아프리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는 앙골라와 함께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은 아프리카와 미국이 이러한 연합의 혜택을 모두 누릴 것이라고 암시했지만, 이는 서방(혹은 중국)이 남반구의 자원을 확보하려 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수사에 불과하다. 만약 이번이 석유나 석탄에 관한 문제였다면, 미국의 지역적 의도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와의 싸움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그러한 지리정치적 결과를 고민하는 이는 거의 없으며, 대륙 전역에서 광산 개발이 급증함에 따라 발생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논의하는 사람도 드물다.
싯다르트 카라는 그의 책 『코발트 레드(Cobalt Red)』에서 콩고의 코발트 광부들이 겪는 참혹한 환경을 폭로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어린아이들이다. 잠비아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구리 수출이 국가 전체 수출 수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잠비아에서, 광부들은 착취당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가 2011년에 발표한 126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소유의 잠비아 광산에서는 18시간 노동, 안전하지 않은 작업 환경, 노조 탄압, 치명적인 사고 등이 만연해 있다. 최근 서방 소유의 광산에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중국 소유 회사에서 일하던 도중 부상을 입은 한 광부는 HRW에 이렇게 말했다. "교대가 끝나고 나올 때 동료들이 위험하다고 말해줍니다. 하지만 거부하면 해고당할 거라고 항상 협박해요… 주요 사고는 암석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전기 충격, 지하에서 광산 트럭에 치이는 사고, 불안정한 플랫폼에서 떨어지는 사고도 있어요… 제 사고에서는 광산 책임자가 플랫폼을 설치하지 않아서 작업 중에 암석이 떨어져 제 팔을 가격했고, 뼈가 팔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부러졌어요."
2005년에는 한 광산에서 폭발로 인해 51명의 광부가 사망했고, 그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2018년에는 불법 구리 채굴 현장에서 10명의 광부가 사망했고, 2019년에는 지하에서 화재로 3명이 불타 죽었으며, 2023년에는 잠비아의 노천 구리 광산에서 산사태로 30명 이상의 광부가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끔찍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잠비아에서는 구리 채굴이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다섯 개의 대규모 노천 구리 광산이 가동 중이며, 여덟 개의 지하 광산도 운영 중인데, 이 중 다수는 향후 더 확장될 예정이다. 새로운 미국 지원 광산들이 계획 중인 가운데, 워싱턴은 로비토 회랑이 잠비아 구리를 서방의 그린 에너지 제품에 연결하는 데 필요한 연결 고리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AI 에너지 채굴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조용한 시내에 위치한 코볼드 메탈스(KoBold Metals) 사무실은 잠비아의 열악한 광산과는 매우 동떨어져 보인다. 하지만, 트렌디한 바와 레스토랑들 위에 자리한 이 소박한 본사에서 기술 기업가들로 구성된 팀이 독자적인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잠비아에서 다음 대형 광산을 찾아내기 위해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 빌 게이츠와 제프 베이조스 같은 억만장자들이 후원하는 코볼드는 세계의 그린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면서도 수익을 창출하려는 실리콘밸리의 친환경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당연히 코볼드는 미래의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는 데 이익이 걸려 있다. 인공지능 세계를 지원하는 데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AI 데이터 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가까운 미래에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기준으로 이러한 데이터 센터들은 이미 460테라와트시(TWh)를 소비하고 있었지만, 2025년 중반까지 1,050TWh로 증가할 전망이다. 참고로, 2023년 유럽 전체 에너지 소비량은 약 2,700TWh였다.
코볼드 잠비아 지사의 최고경영자(Mfikeyi Makayi)는 2024년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서구의 재생 에너지 분야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전기차 제조에 필수적인 구리와 코발트를 찾고 있다. 그것들은 이 지역에서 나올 것이고, 그들을 가장 빠르게 실어나를 경로는 로비토”라고 설명했다.
마카이의 발언은 매우 직설적이었다. 코볼드의 광산에서 채굴된 핵심 광물들은 잠비아나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소유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 자원들은 서구 소비자들을 위해서만 채굴된다. 코볼드의 CEO 커트 하우스(Kurt House)도 자신의 의도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는 "다시 한 번 내가 자본주의자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고 농담처럼 말해왔다.
2024년 7월, 하우스는 투자자들에게 잠비아에서 대박을 터뜨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코볼드의 혁신적인 AI 기술이 10년 만에 가장 큰 구리 매장지를 찾아낸 것이다. 운영이 시작되면 연간 30만 톤 이상의 구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현금이 곧 흘러들어올 것이라는 의미다. 2024년 여름 기준으로 국제 시장에서 구리 1톤의 가격은 9,600달러를 넘었다. 코볼드는 이에 모든 것을 걸고 2030년까지 잠비아 광산을 가동하기 위해 23억 달러를 투자했다. 투자자들은 이에 흥분했겠지만, 모든 이들이 이 소식을 반기지는 않았다.
잠비아 경제학자 그리브 첼와(Grieve Chelwa)는 이렇게 말했다. "잠비아를 떠난 구리의 가치는 수천억 달러에 이른다. 그 숫자를 마음속에 떠올린 뒤, 잠비아를 한 번 둘러보라. 자원과 혜택 간의 연결 고리가 끊어졌다."
잠비아는 이러한 광물 착취에서 얻는 혜택을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그 결과 발생할 지역적 문제는 고스란히 자국민들이 겪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오염된 강
콩콜라 구리 광산(KCM)은 현재 잠비아에서 가장 큰 광석 생산업체로, 매년 200만 톤의 구리를 채굴하고 있다. KCM은 잠비아에서 가장 많은 고용을 제공하는 기업 중 하나이지만, 노동자와 환경을 오랫동안 심각하게 착취해 온 기록을 가지고 있다. KCM은 잠비아 최대의 노천광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길이는 무려 7마일에 달한다. 2019년, 영국에 본사를 둔 베단타 리소스(Vedanta Resources)는 KCM의 부채 2억 5천만 달러를 떠안으며 80%의 지분을 인수했다. 베단타는 막대한 자금을 보유한 회사로, 인도 출신 억만장자 아니르 아가르왈(Anil Agarwal)이 이끌고 있으며, 그는 광산업계에서 "금속왕"으로 불린다.
하지만 금속왕이 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유독성 폐기물을 남기는 것이 당연시된다. 인도에서 아가르왈의 알루미나 광산은 오리사 주의 토착민인 콘드(Kondh) 부족의 땅을 오염시켰고, 잠비아에서는 그의 구리 광산이 수천 명의 마을 주민들에게 식수와 생선을 제공하던 농지와 수로를 황폐화시켰다.
카푸에 강(Kafue River)은 1,500킬로미터 이상 이어지는 잠비아에서 가장 긴 강이며, 이제는 아마도 가장 오염된 강이기도 하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이 강은 구리 벨트를 지나면서 KCM의 광산에서 나온 카드뮴, 납, 수은을 운반한다. 2019년, 수천 명의 잠비아 주민들은 베단타가 자회사 KCM을 통해 카푸에 강을 오염시키고 그들의 토지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영국 대법원은 베단타에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고, 회사는 수백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비공개 합의금을 지급해야 했다. 이러한 잠비아 주민들의 중요한 승리는 칠레크와 문바(Chilekwa Mumba)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는 지역 사회를 조직하고 국제 법률 회사를 설득해 이 사건을 맡게 만들었다. 문바는 그의 아버지가 광산에서 일하던 잠비아 칭골라 지역에서 자랐다.
문바는 2023년 아프리카 출신으로 골드만 환경상을 수상한 뒤, "광산 활동으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고 있었다. 우리가 발견한 바로는 물의 산성도가 너무 높았던 적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서 위장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불만이 많았다. 아이들은 마을 주변을 돌아다니며 갈증을 느끼면 물의 상태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컵을 들어 강에서 물을 마신다. 그렇게 생활하다 보니 질병에 걸리게 된다.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슬프게도 이 중요한 법적 승리에도 불구하고 잠비아에서는 여전히 거의 변화가 없다. 환경 규제는 여전히 약하며 시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여서 KCM과 같은 광산 회사들이 스스로를 규제하도록 남겨져 있다. 2024년 잠비아 국회는 광산 운영을 감독할 규제 기관을 설립하려는 법안을 제안했지만, 업계의 반발로 인해 법안이 실제로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설사 법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광산 운영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 변화는 억만장자 광산 소유주들과 그 서구의 공모자들에게 여전히 사소한 문제로 남아 있으며, 동시에 아프리카의 핵심 광물을 더 많이 착취하기 위한 명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식민주의로, 이번에는 그린 자본주의의 외양을 띤 모습이다. AI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고, 기술 장비를 생산해야 하며, 막대한 돈을 벌어야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출처] Opinion | The Green Energy Revolution's Colonization of Africa | Common Dreams
[번역] 하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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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프랭크(Joshua Frank)는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수상 경력의 저널리스트이자 CounterPunch의 공동 편집자다. 그는 『Atomic Days: The Untold Story of the Most Toxic Place in America』 (Haymarket Books)의 저자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