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경제가 아니지만, 이번에는 함께 침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기간에 내놓은 많은 경제 계획은오직 이윤만을 중시하는 트럼프 지지 기업 지도자들에게조차도 극히 어리석은 것으로 보였다예컨대보편적이고 광범위한 관세와 대규모 추방은 명백히 성장에 반하는 정책이었고이는 이윤 증가에 해를 끼칠 수 있었다이러한 기업 지도자들과 다른 선거운동 지지자들은 종종 주식 시장 거부권(stock market veto)’이라는 서사를 밀어붙이며그것이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반성장적인 몇몇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 논리는 이랬다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중 주식 시장의 상승을 자신의 훌륭한 경제 운영의 증거로 끊임없이 언급했기 때문에주식 시장 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 어떤 정책도 빠르게 철회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지금까지 주식 시장 거부권은 그저 희망적 사고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에서도 광범위하고 높은 관세와 대규모 추방이라는 반성장 정책을 향한 지지를 거세게 드러내고 있다그는 또한 연방 정부 직원의 자의적이고 불법적인 해고와 연방 정부 계약 취소라는 새로운 반성장적 전환도 더했다마지막으로그는 미국 하위 50% 가구의 처분 가능 소득을 대폭 삭감할 미국 하원 예산 결의안도 열렬히 지지했다이 정책들은 실질적으로 어리석을 뿐 아니라최대한의 혼란 속에서 추진되었다.

그리고 주식 시장은 실제로 반기를 들었다예컨대, S&P 500 지수는 지난 한 달 동안 8% 하락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한다과연 주식 시장 거부권이라는 관점에 유용한 점이란 애초에 있었는가어쨌든주식 시장의 움직임과 광범위하게 공유되는 성장 간에는 일반적인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주식 시장 거부권이 미국 경제 전반을 구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이상하게 보였다.

다음에서 우리는 주식 시장의 상승과 하락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그리고 그것이 경제 정책의 방향에 대해 시사하는 바를 제시하겠다결국오늘날 주식 시장과 경제는 서로를 반영하고 있다주식 시장의 약세는 전반적인 경제 약세를 반영하고 있다요컨대광범위하게 반성장적인 정책에 대한 주식 시장 거부권이 작동할 시점이 있었다면지금은 그 시점이 이미 한참 지난 때다.

주식 시장은 무엇을 측정하는가?

사람들이 주식 시장에 대해 이야기할 때대부분은 다수의 상장 기업들의 주가 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를 말한다예를 들어, 500개 기업이 포함된 S&P 500 지수와 약 30개 기업이 포함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있다.

이론적으로특정 기업의 주가는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의 주식을 앞으로 보유함으로써 얻게 될 수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이 수익에는 주주들에게 매년 지급되는 배당금과 미래에 주식을 팔았을 때 얻게 될 자본이득이 포함된다자본이득은 주식을 산 가격과 판 가격의 차이로 계산된다.

주식 시장은 광범위한 경제 건강을 측정하지 않는다.

주식 시장 가격은 매일(심지어 매시간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하기 때문에광범위한 경제 건강 지표보다 훨씬 자주 논의된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주식 시장은 미국 가계의 경제적 건강과 거의 관련이 없다우선주식 시장은 일자리나 임금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광범위한 경제적 강세가 일자리임금주식 시장을 함께 끌어올리는 시기가 있는가 하면전반적인 약세가 이 모두를 함께 끌어내리는 시기도 있다그러나 더 자주 일어나는 일은주가의 움직임이 광범위한 경제에 대해 아무런 통찰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그리고 아래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어떤 경우에는 주식 시장의 강세가 전형적인 노동자들의 임금을 희생시켜 이윤을 강화한 결과즉 전적으로 임금 억제 전략의 성공을 반영하는 제로섬의 이전에 불과할 수도 있다.

대다수 가계는 소득의 주요 원천이 자산 보유로부터의 수익이 아니라 노동에서 나오는 임금이기 때문에주식 시장은 이러한 가계의 경제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상위 10%의 부유한 가계가 전체 기업 주식의 85%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상위 1%만 해도 전체의 약 50%를 소유하고 있다미국 가계의 약 절반은 401(k)와 같은 간접 투자까지 포함하더라도 주식 시장에 사실상 아무런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

자산 백분위 그룹별 기업 주식 및 뮤추얼 펀드 보유 현황

무엇이 주가를 오르게 하거나 떨어뜨리는가?

개별 기업의 주가가 오르거나 떨어지는 이유는 수십 가지가 있다예를 들어제약회사가 새로운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했다고 발표할 수 있다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면 석유 회사의 주가는 오를 수 있다하지만 주식 시장 전체로 볼 때는 일반적으로 거시경제적 흐름이 주가지수 상승이나 하락의 원인이 된다그러나 주가지수가 거시경제적 흐름에 의해 움직인다고 해서 그것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은 아니다때로는 유리한 거시경제 흐름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때로는 오히려 주가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성장 속도의 전반적 전망

주가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 요인 중 하나는 미래의 경제 성장 속도에 대한 기대다예컨대투자자들이 향후 몇 년 동안 경제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믿는다면이들은 이익이 가속화될 것이라고도 기대하게 되고이는 향후 배당금 증가 또는 자본이득 상승의 형태로 반영될 것이다미래 경제 성장 속도에 대한 기대는 장기적인 생산성 성장(투입이 고정된 상태에서 경제가 장기간 평균적으로 얼마나 빨리 성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전망이나경기 순환에 대한 기대(경제가 경기침체에 진입하거나 회복될 것인가 여부)에 의해 좌우된다.

임금에서 이윤으로의 소득 재분배

임금에서 이윤으로의 소득 재분배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적 요인이다기업 부문의 전체 소득 성장률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이윤이 그 중 더 큰 몫을 차지하게 되면 주식 보유의 가치는 상승한다이윤과 임금 간 기업 소득 분배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여러 가지다예를 들어상품 시장에서 독점력이 상승하면 이윤이 늘어나고 주주가 차지하는 기업 소득 몫이 증가한다마찬가지로노동 시장에서 노동자의 협상력이 약화 되면 이윤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재분배가 발생한다예를 들어어떤 추정에 따르면 1989년에서 2017년 사이 실질 기업 부문 자산의 증가 중 거의 절반은 임금에서 이윤으로의 제로섬 이전 덕분이었다.

법인세 인하

미국 기업은 이윤에 대해 법인세를 납부한다법률 개정이든 탈세 전략이든 법인세율이 인하되면세전 소득 1달러의 가치가 더 높아지게 되고이는 전반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다.

금리 변동

앞서 주가는 투자자들이 해당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얻게 될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고 했다그러나 미래 수익을 현재 가치와 비교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할인율을 사용해야 한다할인율은 오늘의 1달러가 내년의 1달러보다 얼마나 더 가치 있는지를 나타낸다인플레이션을 무시하더라도이러한 할인에는 이유가 있다예컨대 사람들은 조급한 성향이 있기 때문에 오늘의 1달러 소비는 내년의 1달러보다 더 가치 있게 여겨진다또한 오늘 1달러를 소비하지 않고 투자하면내년에 1달러 이상을 벌 수 있다.

오늘 투자한 돈이 1년 후 얼마를 벌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무위험 수익률의 대표적인 지표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다이는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할인율이 낮아지면 현재 자산의 가치가 상승한다이는 금리가 하락할수록 주식 시장 전체의 현재 가치(그리고 가격)가 상승함을 의미한다이 효과는 종종 과소평가되지만 실제로는 매우 강력하다예컨대주가가 향후 10년간의 수익 기대치를 반영한다고 가정할 때금리가 7%에서 3%로 하락하면-실제로 지난 30년 동안 미국에서 나타난 변화인데-주가 가치는 거의 20% 상승하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의제는 경제-그리고 주식 시장-를 약화시키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마지막 해 동안 S&P 500의 실질 가치는 무려 27% 상승했다또한기업 부문 소득 중 이윤이 차지하는 몫은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그럼에도 대선 이후 많은 사람들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도 주식 시장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 느꼈다그 이유는 그들이 본질적으로 강한 거시경제를 물려받았고이로 인해 이윤(및 임금성장이 계속될 것이라 기대되었기 때문이다더구나코로나19 직후 회복기의 인플레이션 급등은 명백히 끝났으며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하할 여지도 있어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에 대한 세금을 인상할 것이라 우려하는 투자자는 전혀 없었으며오히려 추가 감세에 대한 기대마저 존재했다마지막으로트럼프 1기 행정부는 전형적인 노동자들이 노동 시장에서 협상력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제도와 정책들에 대해 끊임없는 공격을 감행해 왔다이러한 공격은 실업률이 2010년대 후반처럼 낮았던 시기에는 예상보다 낮은 실질 임금 상승률을 유지하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요컨대, 2기 트럼프 행정부가 그들이 물려받은 강력한 성장의 관성에 큰 타격을 주는 어리석은 짓만 하지 않는다면그들의 감세 정책과 임금에서 이윤으로의 재분배 정책은 주가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의제가 보다 명확히 드러나기 시작한 지난 한 달 동안 주가는 하락세를 보여왔다이 정책 의제는 반성장적이고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특이하고 나쁜 조합이다전반적인 성장 둔화는 향후 몇 년간 이윤(및 임금성장을 둔화시켜 주가를 끌어내릴 것이다행정부의 연방 고용 및 계약에 대한 불법적 축소그리고 하원 예산 결의안(통과된다면)에 따른 지출 삭감은 전체 경제 수요를 급격히 위축시킬 것이다혼란스러운 관세 정책과 대규모 추방 위협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공급 측 충격을 일으킬 것이다이는 성장을 둔화시킬 뿐 아니라 연준이 금리를 계속 인하하는 데 실질적 걸림돌이 된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노동자들의 협상력에 대한 공격을 다시 시작했으며이는 임금을 희생시키며 이윤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를 낼 수도 있다그러나 기업 부문에서 이윤이 차지하는 소득 몫은 이미 역사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에서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이윤 비중의 추가 상승은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또한그러한 재분배가 주가에 미치는 효과는 앞서 언급한 광범위한 하방 압력에 의해 압도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의제로 인해(그리고 주식 시장 하락이 유발하는 소비 감소까지 포함해경기침체가 충분히 심각해진다면연방준비제도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다앞서 언급했듯금리 인하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강력하므로이는 주가 하락을 멈추게 하거나 소폭 반등을 가져올 수도 있다그러나 그 시점에는 이미 실물 경제즉 가계의 일자리와 임금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이후일 것이다.

요컨대주식 시장이 곧 경제는 아니지만최근 몇 주간 목격한 주가 하락은 실제로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이는 훨씬 더 큰 규모의 비정상적인 거시경제 정책의 징후이며머지않아 실업률 상승과 임금 성장 둔화라는 형태로 대다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다. ‘주식 시장 거부권이 발동해야 할 시점이 있었다면바로 지금이 그 시점이다.

[출처The stock market is not the economy, but this time they really are sinking together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조쉬 비벤스(Josh Bivens)는 EPI의 수석 경제학자로, 거시경제학, 불평등, 사회보험, 공공 투자, 세계화 경제에 대해 연구한다. 아담 S. 허시(Adam S. Hersh)는 EPI의 선임 경제학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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