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9 협상 난항으로 새롭게 부상한 개혁 요구

전직 국제기구 고위 관계자 및 기후 전문가들 공개 서한 발표

출처: Matthew TenBruggencate, Unsplash 

지난주 전직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고위 관계자들, 주요 과학자들, 그리고 다른 기후 전문가들이 공개 서한을 통해 연례 협상이 “인류가 안전하게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변화의 기하급수적 속도와 규모를 달성할 수 없다”고 밝히며, UNFCCC 협상 개혁 요구가 더욱 커졌다.

이 서한은 11월 15일 UNFCCC 사무총장 사이먼 스틸에게 보내졌으며, 서명자로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UNFCCC를 이끌었던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아일랜드 전 대통령 메리 로빈슨, 전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그리고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소장 요한 로크스트룀이 포함되었다.

“우리는 협상에서 실행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그들은 서한에서 밝히며, “COP가 합의된 약속을 이행하고 긴급한 에너지 전환과 화석에너지의 단계적 폐지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서한은 어느 정도의 진전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영향을 피하기에는 속도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파리협정 하에 제출된 국가별 자발적 감축 계획이 없었다면,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섭씨 4~5도(화씨 7~10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현재 정책 하의 최신 예측은 세기 말까지 섭씨 약 2.7~2.9도(화씨 5~6도)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COP 과정은 개발도상국들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겪고 있는 손실과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자금을 포함하여 수십억 달러의 기후 금융을 확보했다.

UNFCCC로 전달된 이 메시지는 바쿠에서 열린 COP29 첫 주의 말미에 나왔다. 작년 두바이 COP에서 화석연료 전환에 대한 어렵게 얻어진 합의 이후, 협상자들은 바쿠에서 다른 주제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UNFCCC 과정이 기후 행동을 위한 정책 틀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서한 작성자들은 COP가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안된 개선사항 중 첫 번째는 화석에너지의 폐지와 전환을 지지하지 않는 국가들을 개최국 선정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그들은 미래 개최국은 반드시 “파리협정의 목표를 옹호하려는 높은 수준의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서한에서 밝혔다.

이들은 협상이 행동에 초점을 맞추도록 간소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한은 국가들이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기후 변화로 인한 결과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최신 과학에 따라 책임을 지게 되는” 소규모의, 더 빈번하며 해결책 중심의 회의를 제안했다.

파리협정의 자발적 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국가들이 자국의 기후 계획이 최신 과학적 증거와 일치하도록 보장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서한은 주장했다. 향후 계획은 “엄격한 동료 심사 과정, 독립적인 과학적 감독, 그리고 약속과 행동의 투명한 추적” 하에 면밀히 검토되어야 한다고 서한은 밝혔다.

UNFCCC 관계자들은 이 서한에 대한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충분히 노력하고 있지 않다 

케임브리지대학교 환경·에너지·천연자원 거버넌스 센터(Centre for Environment, Energy and Natural Resource Governance)의 연구원으로, UNFCCC에 대한 다수의 동료 심사 논문을 작성하고 이 기구의 사무국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는 조안나 데플레지는 COP 개혁 노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2006년 논문에서 이 과정이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거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흐름을 촉진하거거나, 협상자들 간의 이해와 신뢰를 조성하지 못하고” 경직화되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그 이유로는 UNFCCC의 기후 협상 과정의 복잡성, 부담스러운 의사결정 규칙,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기의 미국 부재, 그리고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일부 국가들의 적극적인 방해를 포함했다. 그는 2008년 논문 "거부를 위한 노력: 기후 변화 체제에서의 사우디아라비아(Striving for No: Saudi Arabia in the Climate Change Regime)"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진전을 저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작년 두바이에서 열린 COP28 말미에 미국 전 부통령 앨 고어 또한 COP 과정에 대해 비슷한 비판을 제기했는데, 당시 협상자들이 기후 영향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들을 위한 손실 및 피해 보상 기금에 대한 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이러한 협상이 연장되던 중, 고어는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UNFCCC가 최소한 몇 가지 결정에 있어서는 만장일치가 아닌 다수결 투표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어는 COP28 이후 몇 달 동안 이러한 발언에 대한 추가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제 전반적인 생각은 다수결 투표로 이어질 수 있는 개혁을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는 점이다”라고 데플레지는 말했다. “그것이 이 과정에 가장 좋은 일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말이다.”

그는 만장일치 접근 방식이 너무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이전에 다수결 투표에 관심을 표명했던 국가들조차 이제는 이를 두려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우리 없이도 꽤 잘 해왔다’고 말할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모든 사람이 이러한 투표 규칙의 피해자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처음부터 투표 규칙에 반대했던 세력들은 여전히 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세력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방해 세력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제 거버넌스에 참여하기를 꺼려온 미국도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패한 개혁 노력

UNFCCC의 역사를 더 거슬러 올라보면, 데플레지는 이 과정을 개혁하려는 여러 차례의 본격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첫 번째 노력은 1997년 교토의정서 협상을 앞두고 이루어졌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초기 목표를 설정했던 교토의정서를 지지하는 국가들은 OPEC과 기타 석유 생산국들이 이를 거부할 것을 우려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는 만장일치를 요구하기보다는 투표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긴박감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의제를 설정할 권한을 가진 강력한 COP 의장이 있었다면 이러한 제안을 진전시킬 수 있었겠지만, 당시 의장의 역할은 더 의례적인 성격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장은 궁극적으로 채택되지 않은 투표 옵션 목록을 제시했으며, 여기에는 8분의 7 이상의 다수결로 안건을 통과시키는 방안도 포함되었다.

이 안건은 그 이후로도 의제에 남아 있었지만, 이후의 COP 회의들에서 “형식적인 협의(perfunctory consultations)”만 이루어졌을 뿐 방치되었다고 데플레지는 말했다. 다음 노력은 2011년 멕시코에서 열린 COP16에서 이루어졌는데, 당시 멕시코와 파푸아뉴기니가 최저 공통 분모에 기반한 결과와 모호한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 금융 관련 언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공식 제안을 내놓았다.

이 제안은 UNFCCC를 근본적으로 개정할 수 있는 4분의 3 다수결 투표를 기반으로 했다. 그러나 COP16에서는 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데플레지에 따르면 이 아이디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1년 정도 더 지속되었을지 모르지만, 결국 아무 성과도 없었다. 이후 이 제안은 방치된 임시 의제 항목으로 남아 있다.

“현재 의제에는 무언가를 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세 가지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그 중 아무것도 채택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꽤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생각한다. 이 항목들은 모두 서로 다른 배경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아무도 이 항목들을 다루는 데 큰 열의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본적인 공정성

지난해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에서도 프로세스의 근본적인 공정성에 대한 유사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당시 해수면 상승으로 즉각적인 위협을 받고 있는 소규모 도서국 대표들이 회의장에 없었음에도 만장일치 성명이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COP29에서 마셜제도 대표단의 수장인 존 실크는 그 결과를 “허약하고 물이 새는 카누”에 비유하며, 과정이 포괄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앨 고어의 대변인을 역임한 공공정책 및 환경 전문가 칼리 크라이더는 UNFCCC의 원래 의도는 “가장 취약한 목소리조차도 들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여러 면에서 이는 효과가 있었으며, 취약한 국가들에게 협상에서 동등한 발언권을 제공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시스템을 변경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중 하나는 “새로운 규칙 아래 주요 국가들이 이를 억누를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그는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UNFCCC 과정의 일환으로 주요 경제국 포럼(major economies forum)을 제안했을 때, “소수의 주요 국가들이 모든 것을 즉흥적으로 재설계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부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크라이더는 설명했다. “UNFCCC는 현재 배출량이나 역사적 배출량에 관계없이 어느 정도의 형평성을 제공하는 유일한 포럼이다. 이를 없애는 것은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할 것이다.”

UNFCCC 개혁을 촉구하는 최근 서한에서 제안된 것처럼 개최국 선정 기준을 새로 설정하는 것도 자체적인 문제를 동반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개최국 문제는 정말로 까다롭다. 개최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이는 부분적으로 보안 문제 때문이고, 부분적으로는 COP를 준비하기 위해 UNFCCC와 협력해야 하는 데 필요한 것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PR 회사들을 고용하고, 법률 전문가들을 고용하며, 컨설턴트 비용도 높다.”

그 결과, 초기 UNFCCC 시절에는 주로 정부 자금으로 운영되던 과정이 이제는 기업 및 자선 단체의 지원에도 의존하게 되었으며, 이는 UNFCCC 초창기에는 없었던 복잡성을 더하는 여러 권력 중심을 만들어냈다. 크라이더는 협상 규모를 줄이면서도 투명성을 유지하려면 비정부 이해관계자, 기업, 시민사회 단체 모두가 물러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후 회의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제안된 또 다른 아이디어는, 이제 전통이 된 정상급 연설 부문을 삭제하는 것이다. 이 부문에서는 대통령, 총리, 독재자들이 짧은 연설을 하고 COP 로고 앞에서 사진을 찍은 후 떠난다. 이들은 협상에 크게 기여하지 않지만, 많은 관심을 끌고 추가 자원을 소모한다.

크라이더는 모든 COP에 국가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는 아이디어를 검토할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 일부는 어차피 이미 모이는 9월 유엔 총회에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나는 세계 지도자 기후 정상회의를 5년마다 한 번 개최할 것이다. 그것은 규모를 극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그는 UNFCCC가 복잡하고 전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유일한 글로벌 프로세스라고 말했다. 이 과정을 만든 사람들은 그 안에 결함이 있음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개혁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것이 우리가 가진 것이다”라고 크라이더는 말했다. “그래서 양심과 선의를 가진 사람들은 이를 작동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출처] New Calls for Reform Emerge as COP29 Negotiations Struggle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밥 버윈(Bob Berwyn)은 오스트리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10년 넘게 기후 과학과 국제 기후 정책을 다뤄온 기자다. 이전에는 콜로라도 지역 신문에서 환경, 멸종 위기 종, 공공 토지와 관련된 보도를 했으며, 콜로라도 로키 산맥 지역의 지역 신문에서 편집장과 부편집장으로도 근무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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