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러시아 장거리 미사일 공격 승인에 대한 오해들

ATACMS 승인의 의미는 무엇일까

출처: Resource Database & Unsplash+
 

러시아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공격 승인 논의는 매우 부정직하며 오해를 초래한다. 정치·언론 엘리트들은 러시아를 장거리 미사일로 공격하는 것이 대리전과 직접전의 경계를 넘지 않는다는 결론을 뒷받침하려고 심각하게 결함 있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나토(NATO)가 스스로를 설득하는 데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를 의심의 여지 없이 전쟁 행위로 간주할 것이다.

1) “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

나토가 러시아에 대한 장거리 공격을 승인하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의 자기 방어권을 주장하는 논리는 매우 조작적이다. 이는 보편적으로 수용되는 자기 방어권에 기초한 매우 합리적인 전제를 내세워 대중을 설득한다. 대중이 이 전제를 받아들이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할 장거리 미사일을 공급받아야 한다는 결론이 기정사실처럼 제시된다. 이 과정에서 나토의 전쟁 개입 정도라는 주요 쟁점은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된다.

정직한 논의의 출발점은 올바른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대리전과 직접전의 경계는 언제 넘어가는가? 이 미사일은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이며, 사용 여부는 전적으로 미국의 정보 및 목표 설정에 의존하고, 미군에 의해 운용되며, 미국의 위성에 의해 유도된다.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발사되었다고 해서 이것이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직접 공격이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이것이 직접 공격에 해당하기 때문에 3년 동안 이 무기를 러시아에 사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언론은 이를 단순히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돕기 위한 군사 원조로 포장하려 하고 있다. 미국과 일부 나토 동맹국은 러시아를 직접 공격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러한 의도를 솔직히 밝혀야 한다. 이를 단순히 우크라이나에 방어를 위한 군사 원조를 제공하는 것으로 포장하려는 시도는 이견을 부끄럽게 만들고 세계 최대 핵 보유국을 공격하는 문제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회피하려는 무책임한 노력이다.

우리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황을 해석하고 상황이 역전되었을 때 우리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반드시 생각해봐야 한다. 미국과 나토는 그간 여러 나라를 침공해왔기 때문에 가상의 시나리오를 설정하기 위해 깊은 상상을 할 필요도 없다. 만약 러시아가 러시아 정보와 목표 설정에 의존하고, 러시아 군인이 운용하며, 러시아 위성이 유도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나토 국가들을 공격하기 위해 보낸다면, 그것을 단순히 유고슬라비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예멘 혹은 다른 나라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우리에게 들이민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이를 직접 공격으로 해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면 이는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큰 위험이 따르더라도 우리는 억제력을 회복하기 위해 보복을 감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2024년 9월, 러시아가 이를 직접 공격이자 나토-러시아 전쟁의 시작으로 간주할 것이라 경고했으며, 이에 따라 러시아가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언어는 명확했으며, 이는 나토에 대한 공격을 실행하겠다는 약속을 번복할 여지를 거의 남기지 않았다. 이는 치킨게임에서의 의도적인 전술로, 러시아가 물러설 수 없게 만들었다.

우크라이나나 쿠르스크에서 수천 명의 북한 병사가 전투 중이라는 이야기는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만약 수천 명의 북한 병사가 참전하고 있다면 어떤 증거라도 있어야 했을 것이므로, 이는 나토 전쟁 선전일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에서 훈련 중인 북한 병사들은 나토가 러시아와 전쟁을 시작할 경우를 대비한 억제력으로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 병사들이 전투에 개입한다 해도, 러시아를 공격하는 나토의 전쟁 참전이라는 본질을 바꾸지는 못한다.

2) 러시아는 나토에 보복할 용기가 없다

과거 러시아가 나토의 점진적인 군사적 확대에 충분히 보복하지 않았다는 점은 러시아가 보복할 용기가 없다는 잘못된 결론의 증거로 제시되어 왔다. 러시아의 자제가 나토를 대담하게 만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때 F-16 전투기를 보내는 것이 제3차 세계대전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이제 그러한 경고는 "러시아의 선전"으로 간주되고 있다. 미국이 그 선을 넘었을 때 러시아가 대응하지 않은 것은 미국이 이를 직접 공격으로 간주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 그 결과 대리전의 규칙은 변화했다.

지난 3년간 러시아의 딜레마는 제3차 세계대전을 촉발할 위험을 감수하고 대응할 것인지, 아니면 점진적으로 억제력을 포기하고 미국을 대담하게 만들 것인지의 선택이었다. 나토의 모든 군사적 확대는 러시아로 하여금 자제의 대가를 점점 더 높게 치르게 만들었다. 러시아는 최종적인 레드라인(한계선)을 설정하라는 압박을 받아왔으며, 나토가 러시아를 직접 공격하는 것은 너무 위험해 무대응으로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다.

러시아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핵무기를 사용하는 단계까지 이르기 전에 여러 단계의 조치가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목표물과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수 있고, 이와 같은 상황을 대비한 억제력으로 의도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북한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 또한 흑해에 있는 나토 자산이나 폴란드 및 루마니아의 물류 거점을 공격하거나, 러시아 공격에 사용된 위성을 파괴할 수 있으며, 다른 국가들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명분 아래 미국 및 나토의 군사 자산을 세계 다른 지역에서 공격할 수도 있다.

러시아의 대응은 또한 이 미사일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미사일의 사용이 제한적일 것이며 주로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를 점령하는 것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이는 미국이 러시아 영토의 점령에 더욱 깊이 개입하는 참여자로 자리매김하게 만든다. 하지만 러시아는 나토의 점진적 확대, 즉 러시아의 억제력을 잠식하려는 "살라미 전술(salami tactics)"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레드라인 위반에도 강력하게 반응해야 한다. 이러한 점진적 확대의 목적은 러시아가 과도한 반응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직접 공격을 감행하면서 이러한 무기의 사용 방식에 제한을 가할 것이 분명하지만, 점차적으로 이러한 제한은 제거될 것이다.

러시아의 대응 강도는 이 무기들의 효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전쟁은 명백히 러시아가 승리하고 있으며, 이는 모스크바가 신중하게 확전을 자제하는 이유다. 러시아는 단지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그러나 이 무기가 실제로 전쟁의 판도를 뒤집는다면, 러시아는 나토에 강력한 공격을 감행해야 한다고 판단할 것이다. 러시아는 이를 생존을 위한 전쟁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토는 이러한 무기가 효과적이지 않기를 바래야 하며, 이는 애초에 이 무기를 사용하는 논리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3) 이 미사일이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전쟁은 이미 패배로 끝났으며, 워싱턴도 이전에 이러한 장거리 미사일이 전쟁의 판도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이 시점에서 전쟁을 확대하려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러시아를 더 피폐하게 만들기 위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전쟁을 끝내려는 트럼프의 목표를 방해하기 위해서다.

우크라이나에서 대리전을 벌이며 모든 평화적 해법을 방해하려는 근본적인 목표는 러시아를 전략적 경쟁자로 약화시키려는 것이라는 압도적인 증거가 있다. 젤렌스키도 2022년 3월, 일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 대항하는 대리전으로 이용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서방에는 전쟁이 길어지는 것을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 있다. 왜냐하면 이것이 우크라이나의 몰락과 우크라이나인의 생명을 희생하더라도 러시아를 고갈시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터키의 중재자들 역시 미국과 영국이 이스탄불 평화협정을 방해하고 우크라이나인을 이용해 러시아와 싸우려 했다고 확인했으며, 미국과 영국 고위 외교관들과의 인터뷰들은 러시아를 약화시키고 모스크바 정권 교체를 이루는 것이 유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라고 밝혔다.

워싱턴의 결정 시점 또한 의심스럽고, 트럼프의 대리전을 끝내겠다는 압도적인 공약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비교하자면, 오바마는 2016년 말, 백악관을 트럼프에게 넘기며 미-러 관계에 걸림돌을 던졌다. 반러시아 제재와 러시아 외교관 추방은 러시아와 잘 지내겠다는 트럼프의 약속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었다. 바이든도 같은 전략을 따르며 우크라이나에서 평화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제3차 세계대전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바이든은 재선에 나서기에는 인지적으로 너무 취약했지만, 백악관을 떠날 준비를 하며 러시아를 공격할 만큼은 정신적으로 적합하다고 추정된다. 

나토, 전쟁으로 돌입하다

오늘날 세계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미국이 세계 최대 핵 보유국을 공격하기로 한 결정은 세계적 패권을 되찾기 위한 절박한 노력이다. 이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를 핵전쟁을 향한 몽유병으로 이끄는 서방 전역에 퍼진 터무니없는 자기기만이다. 제3차 세계대전과 핵 파멸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이유를 대중에게 더 정직하게 제시해야 한다.

[출처] The US Approves Long-Range Missile Strikes on Russia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글렌 다이센(Glenn Diesen)은 노르웨이 남동부 대학교(USN)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경학, 러시아 외교 정책, 유라시아 통합에 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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