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산업 ‘위험의 외주화’를 끊기 위한 한전KPS 직접고용 합의가 한 달 넘게 이행되지 않으면서 노동계가 정부와 공공기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복되는 산업재해 속에서도 합의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2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스스로 내린 ‘위험의 외주화’ 중단 결정을 책임 있게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직접고용 합의의 즉각 이행을 촉구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앞서 정부와 노동계, 시민사회가 참여한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는 지난 2월 한전KPS 하청노동자 직접고용과 탈석탄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 구성을 포함한 합의를 도출했다. 이 합의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개선하고 생명·안전 업무의 외주화를 줄이기 위한 첫 제도적 결정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합의 발표 이후 노사전협의체조차 구성되지 않는 등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 대책위는 “3월 말까지 구성하기로 한 협의체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갈등을 이유로 합의 이행을 미루는 사이 현장에서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풍력발전소 화재로 노동자 3명이 숨지고, 한전KPS 해외 사업소에서도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채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동계는 이를 두고 “위험한 업무를 외주화하고 책임이 분산된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 결과”라고 비판했다. 김영훈 한전KPS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합의 이행을 미루는 사이 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며 “직접고용은 처우 개선이 아니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다.
한전KPS의 교섭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하청노동자들이 원청 교섭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이는 고용 책임과 노동자 참여라는 협의체 합의의 핵심 원칙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서재원 신한울경정비지회 지회장은 “노사전협의체 구성조차 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라며 “원청인 한전KPS가 교섭에 나서지 않는다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정부 책임도 강조했다. 이상현 녹색당 공동대표는 “정부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앞에서는 지연과 방치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백윤 노동당 공동대표는 “정부와 한전KPS가 시간을 끌지 말고 스스로 내린 결정을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한전KPS 하청노동자 직접고용 즉각 이행 △노사전협의체 신속 구성 △탈석탄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 출범 △다단계 하도급 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어 “정부가 합의를 더 이상 지연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를 즉각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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