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2일, 주헤이그 중국 대사 장쥔(張軍)이 뜻밖의 발언을 했다.
그의 증언은 다른 여러 증언들과 마찬가지로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한 법적 결과에 대해 오랫동안 지연되어 온 중요한 법적 견해를 정식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장 대사는 중국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 특사의 증언과는 달리, 그의 발언은 국제법과 인도주의법에 완전히 부합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는 중동과 글로벌 사우스의 팔레스타인 우방들조차 감히 다루지 않던 금기된 주제로 나아갔다. 바로 무장 투쟁의 권리다.
“팔레스타인 민중이 외세의 압제에 맞서 싸우고 독립국가를 완성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양도할 수 없는 권리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어서 “식민주의, 점령, 침략, 외세의 지배에 맞선 해방과 민족자결권을 위한 인민들의 투쟁은 무장 투쟁을 포함하더라도 테러 행위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예상했듯, 장 대사의 발언은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어떤 정부도, 심지어 좌파를 포함한 지식인들도 그의 발언을 계기로 이 문제를 더 깊이 다루려 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을 희생자나 악당으로만 간주하는 것이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주체적이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통제하며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은 언제나 위험한 존재다.
출처: Unsplash, Michael Muthee
하지만 장 대사의 발언은 전적으로 국제법 틀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최근 국제법의 권위자이자 유엔 팔레스타인 특별보고관을 역임한 리처드 포크(Richard Falk)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이 주제를 놓치지 않고 다루었다.
포크는 단지 법률 전문가만이 아니다. 그는 뛰어난 지성인이며 역사의 예리한 관찰자다. 그는 말을 아끼면서도, 결코 주저하거나 돌려 말하지 않는다. 그의 주장들이 ‘급진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주류 언론과 학계의 제한된 지적 틀 안에서 그런 것이다.
포크는 안토니오 그람시가 말한 ‘상식’이 아니라 ‘건전한 이성’의 언어를 말한다. 그것은 완벽히 합리적이며, 다만 주류 사고와 일치하지 않을 뿐이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자기방어 권리, 특히 무장 투쟁이 국제법과 일치하는지 여부에 대해 포크 교수에게 직접 물었다. 포크는 장쥔 대사의 2월 24일 발언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국제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 다만 서방은, 대체로, 이런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는 덧붙였다. “무장 저항권은 1980~90년대 탈식민화 과정에서 인정받았다. 다만 이러한 저항은 국제전시법을 준수해야 한다.”
심지어 세계인권선언의 서문에도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만약 인간이 폭정과 억압에 맞서 최후의 수단으로 반란에 의지하지 않도록 하려면, 인권은 법의 지배에 의해 보호되어야 한다.”
이스라엘은 국제전시법을 전혀 준수하지 않는다. 가자지구 전체가 바로 그 가장 명백한 사례다. 이스라엘은 전쟁법뿐 아니라 전체 국제법·인도법 체계를 무시하는 대표적 국가다.
반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지속적인 자기방어 상태에 있으며, 저항 방식에서 도덕적 정당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전쟁법의 준수’는 민간인 보호, “부상자와 병자를 모든 상황에서 보호할 것”, “불필요한 고통을 방지하기 위한 무기·전투방식의 제한”, “비례성의 원칙에 따른 공격” 등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맥락에서 2023년 10월 7일, 가자 접경 지역에서 벌어진 ‘알 아크사 홍수 작전’(Operation Al-Aqsa Flood)을 살펴볼 수 있다.
포크는 이렇게 말했다. “10월 7일 공격과 관련해 만약 실제로 잔혹 행위가 입증된다면, 그것은 국제법 위반이다. 하지만 공격 자체는 전체 맥락에서 보면 전적으로 정당하며, 오히려 너무 늦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발언은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작전 자체와 그와 관련해 제기된 일부 주장—그중 다수가 이미 허위로 밝혀진 주장—을 명확히 구분하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스라엘, 미국, 그리고 서방 정부·언론은 전쟁의 발단이 된 사건들을 왜곡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대규모 성폭행, 유아 참수, 음악 축제 참가자들의 무차별 학살과 같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퍼뜨렸다.
이 잘못된 내러티브를 만들어냄으로써, 이스라엘은 대화의 중심을 10월 7일 이전의 역사에서 떼어내어, 팔레스타인을 다시 피고석에 앉혔다. 이제 팔레스타인은 자신들이 무고한 민간인에게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는 혐의에 방어하느라 전력을 소모하게 됐다.
포크는 말했다. “서방과 이스라엘이 사용한 전술 중 하나는 10월 7일을 맥락에서 완전히 떼어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마치 아무 이유도 없이 갑자기 벌어진 일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는 이어서 말했다. “유엔 사무총장조차, 가장 명백한 사실—10월 7일은 공허한 공간에서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했다는 이유로 반유대주의자로 매도당했다.”
포크는 이 시대의 상징적 인물이자 국제법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의 말은 팔레스타인 저항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할 계기를 제공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저항의 역사는 무장 저항의 역사만은 아니다. 무장 저항은 오히려 오랜 대중적 저항의 표현 중 하나다. 그 저항은 문화, 종교, 시민 불복종, 총파업, 대중 시위, 단식 투쟁 등 사회의 모든 층위를 아우르는 것이었다.
그러나 만약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신들의 무장 저항을—국제 전쟁법을 준수하는 한—법적 틀 안에 위치시킬 수 있다면, 팔레스타인 투쟁의 정당성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는 도전받고 결국에는 무너질 것이다.
이스라엘이 국제기구의 어떤 실질적 조치에서도 면책 특권을 누리는 동안, 정작 정당한 자유와 정의, 해방을 위한 투쟁을 벌이는 팔레스타인만이 여전히 고발당하는 현실이다.
장쥔 대사와 포크 교수처럼 용기 있는 목소리들이야말로, 왜곡된 역사 담론을 바로잡는 열쇠다.
[출처] Breaking the Silence on Palestinian Armed Struggle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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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지 바로우드(Ramzy Baroud)는 언론인이자 <팔레스타인 크로니클>(The Palestine Chronicle)의 편집장이다. 로마나 루베오(Romana Rubeo)는 이탈리아 출신 작가이자 <팔레스타인 크로니클>의 상임 편집장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