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실업 공포는 과장됐다…140년 고용 데이터의 결론

AI가 일자리를 대거 없앨 것이라는 전망은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가 얼마나 많은지를 세는 방식에 기대고 있다. 하지만 노동시장에서 사람을 채용하고 임금을 지급하며 해고하는 단위는 개별 업무가 아니라 하나의 직업이다. 그리고 실제로 직업은 개별 업무가 자동화에 노출되는 정도만 보고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남았다. 이 글은 140년에 걸친 스웨덴의 인구총조사와 행정등록 자료를 분석해, 오늘날 노동자 약 10명 중 7명이 19세기 후반에도 핵심 기능이 이미 존재했던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따라서 기술 발전 때문에 대규모 실업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는 과장돼 있다. 오히려 더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문제는 따로 있다. 과거의 기술 혁신이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의 기술 변화 역시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새롭고 전문화된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출처: Unsplash+, Galina Nelyubova

오늘날 경제 분야에서 AI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고용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만큼 큰 관심을 받는 문제도 드물다. 최근의 경고 흐름은 프레이와 오즈번(Frey and Osborne, 2017)의 연구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미국 고용의 47%가 컴퓨터화 위험이 높은 직업에 속한다고 추정했다. 이후 연구들은 아세모글루와 레스트레포(Acemoglu and Restrepo, 2019)의 영향을 받아 업무 자동화에 초점을 맞춰왔다. 엘룬두 외(Eloundou et al., 2024)는 대규모 언어모델이 미국 일자리 약 5개 중 1개에서 업무의 절반 이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러 컨설팅 회사도 자동화 노출도를 보여주는 자체 지도를 내놓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자동화에 많이 노출된 일자리 가운데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는지를 평가했다(Georgieff and Milanez 2021).

이 연구들의 상당수는 결국 하나의 일자리를 구성하는 개별 업무를 중심으로 자동화를 바라본다. 그러나 기술이 특정 업무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와 실제로 하나의 일자리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다. 일자리는 서로 독립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업무들이 느슨하게 모여 있는 것이 아니다. 노동시장은 여러 업무가 묶인 하나의 직무 전체에 가격을 매긴다. 노동자가 맡던 업무 일부를 자동화한다고 해서 일반적으로 그 노동자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자리의 내용이 달라진다. 가리카노 외(Garicano et al., 2026)는 바로 이 점을 강조한다. AI는 일자리를 없애기보다 일자리의 경계를 다시 그린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축적된 실증 연구도 익숙한 결론을 보여준다. AI는 일 자체를 없애기보다 노동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을 더 많이 바꾼다. 훔룸과 베스테르고르(Humlum and Vestergaard, 2025)는 지금까지 AI 챗봇이 소득과 노동시간에 미친 측정 가능한 영향이 놀라울 정도로 작았다고 분석했다.

노동시장이 개별 업무가 아니라 직업 전체에 보상한다면, 기술이 실제로 노동시장에 남기는 흔적을 파악하는 올바른 방법은 어떤 직업에 실제로 몇 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그 구성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는 이 질문을 장기간에 걸친 역사 자료에 적용했다.

장기 자료가 보여주는 것

스코글룬드 외(Skoglund et al., 2026)는 전체 인구를 포함한 인구총조사 자료와 행정등록 자료를 이용해 1880년부터 2019년까지 스웨덴의 직업 구조를 추적했다. 연구진은 140년에 걸친 직업 자료를 하나의 직업분류 체계로 통일했다(van Leeuwen et al. 2002). 우리는 한 직업 안에서 개별 업무가 어떻게 변했는지보다 그 직업이 경제에서 수행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이 정의에 따르면 1800년대의 초등학교 교사와 21세기의 초등학교 교사는 수행하는 업무가 크게 달라졌더라도 같은 직업 코드에 속한다.

우리는 직업이 언제 등장했는지에 따라 분류했다. 1900년 이전부터 존재했던 직업, 2차 또는 제3차 산업혁명 시기에 등장한 직업, 그리고 21세기에 등장한 직업으로 나눴다. 기술 변화가 여러 차례 이어졌지만 스웨덴 고용의 대부분은 여전히 제2차 산업혁명 이전부터 존재했던 직업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그림 1에서 보듯이 2019년에도 노동자의 약 70%가 이런 기존 직업에 종사했다. 오늘날 규모가 가장 큰 직업인 간호사나 소매업 종사자도 경제적 기능만 놓고 보면 1880년대에 노동을 조직하던 바로 그 직업들이다. 물론 이들이 수행하는 구체적인 업무 내용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변했다. 마차 운전사는 트럭 운전사가 됐고, 사무원은 컴퓨터를 사용하게 됐다. 직업은 살아 남았지만 업무는 달라졌다.

이런 현상은 스웨덴에만 나타나는 특징이 아니다. 같은 방법을 미국 자료에 적용해 분석한 결과, 1940년 이후 새로 생긴 직업은 2019년 전체 고용의 약 9%에 불과했다. 이는 직업명에 나타난 새로운 개척지(new frontiers)’를 분석해 현재 미국 고용의 과반이 1940년 이후 등장한 전문 분야에 속한다고 본 오터 외(Autor et al., 2024)의 결과와 겉보기에는 충돌한다. 그러나 차이는 방법론에서 나온다. 오터 외의 지표는 새로 등장한 세부 직업명이 차지하는 비중을 바탕으로 고용 규모를 추정한 반면, 우리는 각 직업에 실제로 종사하는 사람의 수를 직접 계산했다. 흥미롭게도 오터 외(Autor et al., 2026)가 개인 단위 인구총조사 자료를 사용하자 결과는 직업의 지속성이 훨씬 강하다는 쪽으로 뚜렷하게 바뀌었다. 이들은 2011~2023년 노동자 가운데 1970년 이후 새로 등장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18.3%라고 분석했다. 이는 직업명 비중을 토대로 한 기존 추정보다 훨씬 낮고, 우리의 결과에 훨씬 가깝다. 직업명을 세는 대신 실제 사람 수를 기준으로 측정하면, 오늘날의 직업 구조는 생각보다 오래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림 1 기술적 직업 물결별 스웨덴 고용 비중, 1880~2019
: 직업은 HISCO 5자리 분류에 맞춰 통일했으며, 각 직업의 등장 시기는 해당 직업 코드의 종사자가 처음으로 50명에 도달한 연도를 기준으로 정했다. ‘기존 직업(Incumbent)’1900년 이전부터 존재한 직업을 뜻하며, ‘2차 산업혁명직업은 1900~1930년에 새로 등장한 직업, ‘3차 산업혁명직업은 1960년 이후 새로 등장한 직업, ‘21세기직업은 2000년 이후 등장한 직업을 뜻한다. 출처: Skoglund (2026). IPUMS 스웨덴 인구총조사(1880~1910), 1930년 인구총조사, FOB/LISA 등록자료(1960~2019)를 이용했다.

지속 가능한 새로운 일자리는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직업이 그렇게 오래 지속된다면 새로운 일자리는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원천을 구분해 살펴본다. 일부 새로운 직업은 슘페터적(Schumpeterian)’ 직업이다. 전기기사나 컴퓨터 프로그래머처럼 새로운 기술이 직접 만들어낸 직업을 말한다. 다른 일부는 스미스적(Smithian)’ 직업이다. 회계사, 전문직 종사자, 물류 노동자처럼 시장이 커지고 조직이 복잡해지면서 분업이 심화돼 생겨난 직업을 뜻한다.(우리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이용해 직업을 슘페터적 축과 스미스적 축에서 각각 분류했다.) 식민지 경제에서 여러 상품을 두루 취급하던 상인이 소매상, 중개인, 은행가로 나뉘는 것은 무역 자체가 새로 생겨났기 때문이 아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노동을 더 세분화하는 편이 경제적으로 유리해졌기 때문이다(Chandler 1978).

핵심적인 발견은 오래 지속되고 임금도 높은 일자리가 압도적으로 스미스적 직업에서 축적된다는 점이다. 스미스적 직업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우리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문화 수준이 높은 직업은 쇠퇴할 가능성이 대략 절반 정도로 낮았다. 반면 가장 최근의 기술 변화 속에서 새로 생긴 직업은 기존 직업보다 사라질 가능성이 몇 배나 높았다. 천공카드 조작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서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직업 자체의 기술 점수가 높다는 사실이 아니라, 최근의 기술 혁신 과정에서 생겨난 직업이라는 점이다. 그 작동 원리는 일련의 연결고리로 설명할 수 있다. 기술은 시장 규모를 키우고, 커진 시장은 전문화를 촉진하며, 전문화는 장기간 유지되는 노동 수요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슘페터적 부문이 생산성을 높이고 시장을 확대하지만, 그 결과 최종적으로 생겨나는 고용의 상당 부분은 다른 곳에서 나타난다고 본다. , 오랫동안 유지돼 온 경제적 기능 안에서 스미스적 전문화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이 점은 기술이 노동자를 대거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과장됐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기간의 역사 기록을 보면 대규모 자동화와 기술 변화가 이어졌는데도 직업 자체는 놀라울 정도로 오래 지속됐다. 또한 경제성장은 앞으로도 새로운 스미스적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만들 수 있다.

쇠퇴의 징후

노동시장이 앞으로 어디로 향할지 파악하기 위해 우리는 스미스적 직업과 슘페터적 직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연령을 살펴본다. 쇠퇴하는 직업일수록 종사자의 평균연령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접근이다(Autor and Dorn 2009).

혁신에 가장 가까이 있는 부문 자체가 이미 상당히 성숙했다. 21세기의 디지털 기술 물결 속에서 생겨난 직업은 여전히 전체 고용에서 극히 작은 비중만 차지하며, 과거 새롭게 등장했던 직업들보다 변동성도 크다. 디지털 직업 종사자들의 연령 역시 높아졌다. 한때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전체 노동자의 평균보다 적어도 10년가량 젊었지만, 이제 평균연령이 전체 노동자의 평균과 거의 비슷해졌다. 한때 노동시장에서 가장 젊은 집단이었던 직업이 이렇게 평균 수준으로 수렴했다는 점은 눈에 띈다. 이는 해당 직업이 더 이상 젊은 노동자들을 예전처럼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인구학적 징후이기도 하다(그림 2). 반면 엔지니어의 평균연령은 1930년대 이후 줄곧 전체 노동자의 평균 수준에서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따라서 종사자의 고령화 현상은 전반적인 기술 직종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 물결 속에서 생겨난 프로그래머와 조작원 직종에 특히 집중돼 있다. 오늘날 가장 젊은 노동자들은 점점 기술의 최전선보다 전문화 수준이 낮은 서비스업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

그림 2. 전체 노동력 평균 대비 노동자 연령, 일부 직업, 1880~2022

: 각 직업군의 고용 가중 평균 노동자 연령에서 해당 연도의 전체 노동력 평균 연령을 뺀 값이다. (+)의 값은 해당 연도 전체 노동자의 평균 연령보다 높다는 뜻이다. 출처: Skoglund (2026). IPUMS 스웨덴 인구총조사(1880~1910), 1930년 인구총조사, FOB/LISA 등록 자료(1960~2022)를 바탕으로 했다.

이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직업 유형별 임금 프리미엄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추적했다. 분석 결과, 기술적으로 새롭게 등장한 직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추가적인 임금 프리미엄을 얻지는 않았다. 임금 프리미엄은 오히려 전문화 수준을 따라 움직였다. 전문화 수준이 높은 직업은 기술집약적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높은 보상을 받았고, 21세기에 새로 등장한 직업도 19세기부터 이어져 온 직업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낮았다. 노동시장이 보상하는 것은 새로운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분업이 얼마나 깊게 이루어졌는가였다.

AI 논쟁에 주는 의미

따라서 실제로 중요한 질문은 지금 언론의 헤드라인을 지배하는 질문과 다르다. 중요한 것은 AI가 노동자가 수행하는 개별 업무를 대체할 것인지 여부가 아니다. 노동시장이 가격을 매기는 단위인 직업은 역사적으로 이런 충격을 여러 차례 흡수해 왔다. 진짜 질문은 오늘날의 기술 변화가 과거의 기술 혁신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생산성 향상과 시장 확대를 이끌어내고, 그 결과 오래 지속되며 전문화 수준이 높고 임금도 좋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과거의 범용기술은 분업을 심화시키면서 기술 혁신을 광범위한 고용 증가로 연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디지털 기술의 물결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렇게 보면 AI와 일자리를 둘러싼 논쟁의 초점도 특정 업무가 AI에 얼마나 노출되는가에서 실제 직업과 고용이 어떻게 변하는가로 옮겨가야 한다. 역사적으로 기술은 일자리를 없애기보다 일자리의 내용을 바꾼 경우가 더 많았다. 또한 고용에 미친 영향의 상당 부분도 새로 생겨난 기술 직업 자체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다른 분야에서 더 깊은 전문화를 가능하게 하면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을 고려하면 기술 발전으로 대규모 실업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는 다소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대신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또 다른 문제에는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AI를 둘러싼 핵심적인 미해결 문제는 AI가 과거 기술 혁신이 만들어냈던 일종의 사회경제적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생산성 향상을 더욱 세분화된 분업을 통해 새롭고 전문화된 일자리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출처] New jobs in 140 years of data: Why the AI displacement fear is overstated and what to worry about instead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윌리엄 스코글룬드(William Skoglund)는 웁살라대학교 경제학과와 주택·도시연구소 의 박사후연구원이다. 주로 역사적 노동시장을 연구하며, 특히 임금 결정 방식과 불평등을 좌우하는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밖에도 장기적인 구조 변화와 도시 노동시장의 변화를 주요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 야코브 몰린더(Jakob Molinder)는 웁살라대학교 경제사 부교수이자 웁살라 불평등·노동사 연구소 소장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노동시장의 경제사, 임금과 소득 불평등, 경제발전의 지리적 분포다. 셰르스틴 엔플로(Kerstin Enflo)는 룬드대학교 경제사학과 교수다. 주요 연구 분야는 장기적인 지역 성장과 지역 노동시장이다. 천연자원, 시장 규모, 집적경제, 기술 변화, 지역 간 수렴이 경제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분석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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