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정의 '골라 보는 사람'

‘남자문제의 시대’, 우리에겐 지도가 필요하다

‘남자문제의 시대’, 우리에겐 지도가 필요하다

해로운 남성성(toxic masculinity)’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 나는 늘 자동으로 이런 말을 덧붙인다. “이건 남자가 해롭다는 뜻이 아닙니다. 한 사회가 남성들에게 강요하는 ‘남자라면 이래야지’하는 남자다움에 대한 기대와 신화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이 리뷰는 남자를 욕하려는 게 아니다. 남자다움을 구성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 그 남성성의 구조에 대해 대화하려는 거다.

이 퇴마의 재미와 저 퇴마의 재미: 과

이 퇴마의 재미와 저 퇴마의 재미: 과

애니메이션 <퇴마록>은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이미지들이 많아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1편만 놓고 보았을 때 (작품의 영어 제목이 ‘Exorcism Chronicles: The Beginning’이므로, 이 시리즈는 이제 시작일 터다.) 애니메이션이 보여주는 스타일적 매혹과 별개로 서사는 여전히 20세기의 자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태양을 품은 자에 대한 이야기, ‘귀멸의 칼날: 도공마을 편’의 놀라운 결말

태양을 품은 자에 대한 이야기, ‘귀멸의 칼날: 도공마을 편’의 놀라운 결말

우리가 혈귀에 공감하고 그들에게 매혹되는 건 바로 그 인간성, 그 취약함 때문이다. 아무런 생각이나 계획도 없이 인육에 대한 욕구에만 이끌리는 좀비들과 달리 혈귀에게는 내면에 들끓는 욕망이 있고, 그 끝없는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다. 그들은 선과 악의 경계 위에서 자신의 내일을 결정할 오늘의 선택을 내린다. 매번 타인을 해치기로 마음먹는다는 점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그들은 때로 거울처럼 우리의 모습을 되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