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들은 모두 다른 이의 말을 듣고, 들은 것을 모아 쓰고, 기록하고, 책을 펴냈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작업에 대해 반추하고 깊게 고민한 글들이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를 잘 보여주는 건 희정의 책 부제인데, “당신의 노동을 쓰는 나의 노동에 관하여”이다. 즉 이들의 일을 돌아보는 글을 묶은 책이다.
일의 성격과 업무 특성에 맞지 않는 작업복과 보호용구는 역으로 노동자들의 안전을 심대하게 위협하고 급기야 생명까지 빼앗을 수 있다. 소각처리 노동자들처럼 불을 가까이 하는 노동자들은 폴리에스터와 폴리우레탄 같은 옷에 불티가 튀면 섬유가 조용히 녹아서 뚝 떨어지는데 그게 맨살을 파고 들면 심각한 화상으로 이어진다. 모든 기준이 남성의 신체 사이즈인 건설 현장과 조선소의 여성 노동자들은 몸에 맞지 않는 작업화와 안전대를 고쳐 입거나 하는데 이 역시 위험도를 증대시킨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자기 돈으로 이것도 사고 저것도 입어보면서 제대로 된 작업복, 장갑, 보호구를 찾아 나선다.
저자 이승원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살아가면서도 우울감으로 가득하고 불안으로 내몰리는 원인을 탐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회에는 불안감을 잠시라도 내려놓을 수 있는 ‘쉼’이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기획한 <일하다 아픈 여자들>은 한국 노동자들의 일터와 몸들이 처한 현실, 그 가운데 부서지고 아파하고 급기야 죽음에 이르고 있는 몸들을 ‘보고 있으면서도 보지 못하게 되는’ 바로 그 맹점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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