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는 세계의 준비통화다. 하지만 이런 체제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다음에는 무엇이 오는가?”이런 식으로 제기된 질문을 지금까지 몇 번이나 받았는지 셀 수 없을 정도다. 이는 ‘금융 픽션’을 써보라는 초대나 다름없다. ‘미국의 쇠퇴’ 등이 ‘분명’ 초래할 수밖에 없는 세계 금융질서의 변화를 상상해 보라는 것이다.
공공부문의 막대한 재정적자는 민간부문의 계정에 잉여자금을 쏟아 넣는다. 주가는 고공행진을 한다. 위험선호 국면에서는 주식이 시장을 주도했다. 반대로 시장이 불안해지면 투자자들은 달러와 달러 자산 자체에서 빠져나가는 대신 주식에서 미 국채로 이동했다. 이러한 역의 상관관계는 세상에 원래부터 존재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확고하게 품어온 일련의 기대가 만들어낸 결과다. 지금은 이러한 관계가 무너졌다.
최악의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대규모 매도세가 발생하면서 미국 국채시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시장으로서 붕괴할 수 있다. 그럴 가능성이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내일 더 이야기하겠다. 하지만 여기서 강조할 점은 이것이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금융시장인 미국 국채시장이 붕괴 직전까지 갔던 일을 우리는 이미 겪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던 2020년 3월이었다. 당시 세계인은 다른 문제에 온통 정신이 팔렸었다. 하지만 미국 국채시장의 붕괴 위기는 현대 금융사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충격으로 남아 있다.
수렁에 빠진 두개의 전쟁은 최근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경제위기와 함께 미국의 대외적 지도력과 위상이 추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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