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의 주간지 사회화와 노동] 이주노동자들의 단결과 저항의 권리를 옹호하자
사태가 이렇다면, 이주노동자들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한국의 노동자·민중운동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만일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안정을 해치는 ‘적’으로서 이주노동자들과 만난다면, 노동자·민중운동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 이 ‘적’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국가와 지배계급은 우리의 ‘보호자’가 될 것이므로, 국가에 한층 더 종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아시아 민중들을 적대하거나, 이들에 대한 국가의 탄압을 묵인하는 한에서 한국의 대중운동은 동아시아 차원의 운동을 도모할 가능성과 정당성을 잃게 될 것이고, 이 같은 대중운동을 ‘집단이기주의’로 비난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을 시혜적으로 원조하고 관리하는 NGO들이 도덕적 정당성을 얻게 될 것이다.
반대로 공동의 권리를 쟁취하는 투쟁에 함께 하는 동료들로 만난다면, 한국의 운동은 많은 가능성을 얻게 될 것이다. 이주노동자와 정주노동자가 공동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고 연대한다면,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지위 및 정주노동자들과의 분열을 활용하여 정주노동자들을 압박하는 지배계급의 전략은 힘을 잃게 될 것이다. 또 이 공동의 투쟁과 연대를 통해서 한국 노동자운동은 새로운 주체와 활력을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국적 차원의 접근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변혁을, 동아시아 차원에서 함께 토론하고 실행할 수 있는 동료들을 얻게 됨으로써, 한국의 운동이 더욱 확장된 시야와 토대를 얻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주노동자들과의 토론을 통해 우리는 동아시아의 신자유주의 재편의 쟁점 및 투쟁 과제를 더욱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뿐더러, 대안세계화 운동을 동아시아 곳곳에서 서로 연결하고 지역적․대중적으로 함께 건설할 수 있는 현실적 주체들을 얻게 될 것이다. 이렇게 개별 국가를 넘어서는 초민족적 사회운동이 통일성을 갖는 독자적 세력으로 등장할 때에만, 사회운동은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을 통제할 수 있고, 그래야만 확대된 이동성을 무기로 자본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편한 개별 국가의 세력 관계를 역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