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 시가 다 됐는데 식은 시작했을까? 다른 생각을 하느라 발 아래만 멀뚱히 내려다보며 걷는데 눈앞에 웬 네모난 것이 쑥 들어왔다.
요새는 아무 일이고 손에 통 잡히지 않아 밤을 새우기 일쑤다.
따지고 보면 학살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닙니다. 역사책 어디를 펼쳐 보아도 죽음은 페이지에 흩뿌려져 있는 잉크만큼이나 흔하게 보입니다.
전국노동자대회가 끝나고 나는 꿈을 꾸었다.
어제 마신 술이 해가 져 가는데도 깨지 않았다. 뭔가 먹기는 해야겠는데 입맛이 하나도 없었다. 물만 들입다 마셔대다가 결국 라면을 끓여 먹고 집을 나섰다.
하지만 500이 돈이 아니라 날짜라면? 닷새도 아니고 50일도 아니고 500일이라면? 그리고 500일 동안 펀들펀들 논 것도 아니고 절에 들어가 고시 공부를 한 것도 아니며 애인과 연애를 한 것도 아니라면? 생업을 다 제쳐둔 채 노동자들이 파업을 해온 지가 500일이라면?
도시에는 밤은 있지만 어둠은 없다고 했던 어느 소설가의 말이 떠올랐다. 집에 오는데 하늘을 아무리 올려다보아도 별 하나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아주 오래 전에 이런 문장을 쓴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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