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주간노동자협회] 우리의 투쟁목표는 ‘인권위원회 의견 수용’이 아니라, ‘개악안 자체의 폐기’이어야 한다
지난 4월 14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기간제 사유제한 및 기간만료 후 정규직화, 동일노동 동일임금, 파견사용업체 사용자책임 인정 등을 골자로 한 의견서를 발표했다. 이에 정부·여당 및 보수언론은 미친듯한 공세가 시작되었다. “인권위의 의견제시는 균형잃은 정치적 행위”, “비전문가들의 월권행위”, “단세포적 기준”(김대환 노동부장관), “황당무계하다, 국회는 국회의 길을 가겠다”(이목희 열우당 의원), “생뚱맞다”, “노동자가 허리띠를 졸라매야”(이경제 환노위 위원장) 등. 인권위원회에서 제출한 ‘정부의 비정규법안에 대한 의견’은 외견상 정부안에 대한 비판으로 보였고, 노동운동진영에서는 적지 않은 교란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4월 18일 민주노총을 비롯한 358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인권위원회 의견을 최저기준으로 하여 정부입법안의 수정안을 만들자”는 요구를 하였고, 57개 비정규노동 대표자 연명으로 “인권위 의견수용, 4월국회 입법화”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런 요구는 인권위원회의 의견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자, 오히려 정권과 자본의 노동법 개악을 도와줄 위험성을 갖고 있다. 인권위원회 의견의 핵심은 비정규직 법안 자체의 ‘폐기’ 비록 의견 수준으로 표명되었지만, 인권위원회 안의 핵심은 “비정규직은 예외적인 경우에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비정규직을 일반적인 고용형태로 만들려고 하는 모든 시도는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인권위 의견서는 파견제 법안에 대해서는 ‘현행 그대로 두라’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