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오름] [인권문헌읽기] 잊혀진 유럽인, 잊혀진 권리
꽃샘추위가 드세다. 겨울과 여름 사이에 불청객이 끼어든 것처럼 봄의 변덕이 심하다. 심술궂은 봄의 거리에서 잔뜩 움츠리고 종종걸음 치는 사람들의 등이 시려 보인다. 그런데 해마다 이 맘 때면 유독 더 많은 시간을 추운 거리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일 년 내내 농성장이나 집회장을 떠나지 않는 일이 드물지만, 이맘때면 그들이 더욱 분주해진다.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향해가는 사람들이 그러하다. 그들은 이맘때면 차별에 맞서다 먼저 간 동료들에 대한 추모행사를 갖고, 영화제를 열고, 이런 저런 현안에 대한 시위와 토론회로 빽빽한 일정을 숨 가쁘게 소화한다. 일 년에 단 하루, ‘장애인의 날’이라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등이 장애체험 행사를 하고 장애아동을 초청하여 사진 찍는 행사를 거부하면서 그들 스스로 붙인 이름이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다. 2002년부터 시작된 이 발걸음에는 부양의무자 폐지, 장애등급제 폐지, 장애인활동보조 24시간 보장 등 해마다 변함없는 사안들이 동반한다. 변함이 없다는 것은 사회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2000년대 초반에 장애인 이동권이란 말이 관심을 끌었다면 최근 몇 년 간 주목을 끄는 말이 ‘탈 시설’이다. 올해 일정에는 ‘전국 탈시설 욕구조사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