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때인 지난 8월 9일 우리반 아연이가 이메일을 보냈다. “선생님! 잘 지내십니까? 보고 싶습니다.ㅠ_ㅠ 빨리 개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방학이 좋은 줄만 알았더니 지루해서 못 살겠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학교 나오시는 날 은지랑 같이 가서 얼굴 뵙겠습니다! 선생님! 방학 잘 보내십시오! 보고 싶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방학 때 담임교사에게 안부편지는 고사하고 이메일도 잘 안 보내는 풍조라 아연이의 메일은 무척 반가웠다. 그리고 며칠 뒤 늘 그랬듯이 방학 근무하는 날 학부모들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는데, 아연이 아버지의 목소리가 어두웠다. “아연이가 어제 집에서 놀다 넘어져 머리를 다쳤는데 상태가 안 좋아서 응급실에 있습니다.” 나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아직 어리고 평소 건강하던 아이라서 곧 의식을 차릴거라 믿었다. 아연이는 무척 귀엽고 붙임성도 많아 나를 잘 따르고 수업태도도 좋은 아이였다. 가끔 ‘노는 아이들(?)’과 어울리기도 했지만 선을 넘지 않으며 자기 할 일을 챙기는 슬기로운 아이였다. 그날 저녁은 아내가 늦게까지 외출할 일이 있어 어린 아들 돌보느라 병원에 가보지 못하였다. 전화가 왔다. 어떤 학부모의 목소리. “선생님, 아연이가 일어났답니다.” 다행이다 싶었는데 꿈이었다. 아침 일찍 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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