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점에서 영화 <지슬>은 영화로서도 볼 만하다. 단지 4.3항쟁을 그린 점만이 아니라. 외려 4.3항쟁은 이런 방식의 영화적 장치를 통해서 훨씬 우월한 성취를 일궈냈다. 즉 생마르게 그대로 전달해내고 역사를 짜내고 우리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라, 소리 없이 아우성치는 그 죽음들이 초혼(招魂)하는 듯한 영화의 억누름 속에서 살아난다.
80년 5월 광주에서 또 한 번의 국가폭력이 벌어진다. 이후 5월 광주는 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기억과의 투쟁을 벌였다. 그리고 이들은 5월 광주의 기억으로 87년 6월항쟁까지 이끌어냈다. 현재에도 5.18광주항쟁은 민주주의와 국가권력에 맞선 항쟁으로 기억의 역사를 되짚고 있다. 이는 제주4.3항쟁의 기억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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