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과 김충현의 죽음에 대해 원청이 내놓은 답변은 지독하게 닮아 있다. 하청 노동자의 안전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회피하고, 홀로 위험한 일을 지탱하다 목숨을 잃은 노동자 개인을 탓하는 것이다. 한전KPS는 고인이 사고 당시 하던 작업은 자신들이 지시한 일이 아닌 '임의 작업'이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원청이 '작업의뢰서' 등 정식 의뢰 절차를 지키지 않고 고인에게 구두 통보 등으로 업무 범위 밖의 작업을 '긴급 지시'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드러났다.
38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이천 물류센터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51일, 정부는 다중인명피해범죄 처벌 특례법을 제정하고, 현장 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그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통해 산업재해에 대한 기업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정부는 ‘다중인명피해범죄 특례법’으로 답한 셈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사망 시 3년 이상의 징역, 5천만 원 이상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법인 처벌에서도 1억 원 이상, 2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아울러 감독 또는 인허가 권한이 있는 기관의 장, 고위 공무원도 처벌받게 하고, 영업 허가 취소,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도 포함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늦었다
수백만 원의 과태료, 벌금으로 해결되는 상황에서 기업은 안전보건관리 인력을 늘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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