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귀농을 한 이가 사는 집엘 갔다가 그 집 마루에 걸린 이상하게 생긴 열매를 보았다. 꼭 낙하산을 거꾸로 매달아 놓은 것처럼 생긴 모양이 어떤 식물의 열매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잎이 진 초겨울 집 가까운 둘레 여기저기엔 그 열매가 조롱조롱 매달려 말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한 해가 더 지난 뒤에야 그 열매가 쥐방울덩굴 열매라는 걸 알았다. 시골에서도 그 열매를 알고 있는 이를 만나기 힘들게 되었다. 그런 풀일랑은 알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하기는 농약 치고 제초제 치고 때깔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게 농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씨로 삼을 종자까지 다 팔아 넘기고 유전자 조작된 씨를 뿌리게 되었다. 그 유전자 조작된 감자고 옥수수는 이미 감자도 옥수수도 아니다. 엄연히 저작권 등록된 살충제이다. 살충제를 재배하는 게 오늘의 농사다. 그래도 요즘은 ‘웰빙’ 바람을 타고 유기농 상품이 인기다. 그렇지만 이것 역시 믿을 수 없는 게 많다. 자칫하면 농사꾼들을 고급 사기꾼으로 전락시키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생각이 바뀌지 않고 사회가 바뀌지 않고 삶이 달라지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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