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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 |
DAILY CURATION
2026/09/22(화)
09/21 16시 — 09/22 16시의 세계 |
거듭되는 사건 사고들. 쏟아지는 온갖 보도와 입장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 거지? 답답했던 이들을 위한 참세상의 신규 콘텐츠, ‘데일리 큐레이션’을 시작합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국내외 여러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 1 | 대법관 한 자리가 203일째 비어 있는 날,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재제청 요청 문서를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돌려보냈고 청와대는 “임명권 무력화”라고 받았다. 조문에 없는 말을 둘러싼 싸움을 오늘의 심층 분석 첫 편에서 따라간다. |
| 2 | 코레일 자회사 노동자 1,300명이 사흘 파업에 들어갔다. 회사 다섯을 셋으로 합치겠다는 정부에게 20년을 일해도 신입과 같은 기본급표부터 고치라는 요구다. 심층 분석 둘째 편이 그 요구의 근거를 짚는다. |
| 3 | HL만도 평택공장에서 숨진 하청노동자 김승모 씨의 유족이 62일 만에 회사와 합의했고 오늘 오후 장례가 치러졌다. 형사수사는 별도로 이어진다. |
| 4 | 김건희 씨의 알선수재 항소심은 징역 7년을 5년으로 줄였다. 바쉐론 시계와 세한도는 무죄로 뒤집혔고, 같은 법원은 채 상병 사건 국회 위증 혐의의 임성근 전 사단장도 집행유예로 감형했다. |
| 5 | 내란 가담 사령관들이 중형을 받은 다음 날, 한동훈 의원은 대통령에게 “차라리 계엄해서 왕이 되세요”라고 썼다. 계엄이 비유로 돌아온 경위를 온라인 광장 ‘오늘의 말’에서 따진다. |
함께 볼 기사 「조희대, 청와대 대법관 재제청 요청 거부, 靑 “깊은 유감”…청와대 사법부 정면 충돌」 서울신문 · 09/22
함께 볼 기사 「‘재제청 거부’ 조희대 엄호 나선 국힘 “대통령 재판 재개하라”」 오마이뉴스 · 09/22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청을 거부했다. 헌법 82조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를 문서로 하되 국무총리와 관계 장관이 함께 서명하도록 정한다. 조 대법원장은 이 조항을 들었다. 8월 28일자 재제청 요청 문서에는 구체적 사유도 헌법적 근거도 적혀 있지 않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곧바로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이라며 깊은 유감을 냈다. 노태악 전 대법관이 3월 3일 퇴임한 뒤 203일째 비어 있는 자리를 두고 두 헌법기관이 문서로 맞선 것이다.
후보추천위원회는 1월 21일 김민기 · 박순영 · 윤성식 · 손봉기 네 사람을 추천했다. 관례대로라면 청와대와 대법원이 물밑에서 한 사람을 고르고 대법원장이 제청한다. 이번에는 접점이 없었다. 청와대는 김민기 판사를 원했고 대법원장은 그의 배우자가 헌법재판관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는 보도가 있다. 조 대법원장은 8월 18일 합의 없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으로 제청했고, 청와대는 열흘 뒤 “실질적 협의 없는 일방적인 서면 제청”이라며 돌려보냈다. 헌법 104조 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만 적었다. ‘재제청’이라는 말은 조문에 없다. 조문의 빈자리를 지금까지는 관행이 채웠고, 관행이 깨지자 해석 싸움이 됐다.
민주당은 “쿠데타적 행태”라며 사퇴를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을 지킨 결단”이라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같은 글에서 임명동의안을 국회로 보내라고 하면서 “대통령 재판을 당장 재개하라”고 덧붙였다. 사법부 독립과 대통령 재판 재개가 한 줄에 놓인 셈이다. 조희대 대법원은 지난해 5월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법원이고, 그 재판은 취임 뒤 헌법 84조를 이유로 멈춰 있다. 청와대가 든 근거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임명권이고, 대법원장이 든 근거는 부서 문서의 형식이다. 어느 쪽 문장에서도 대법관 한 사람이 한 해 3,500~4,600건을 처리한다는 사실, 그래서 판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공백의 값을 치른다는 사실은 뒤에 놓였다.
첫째, 청와대가 손봉기 임명동의안을 국회로 보낼지, 아니면 후보추천위원회부터 다시 꾸리는 쪽으로 갈지다. 둘째는 헌법재판소다. 국민의힘이 전날 청구한 권한쟁의심판, 곧 국가기관 사이의 권한 다툼을 가리는 절차에서 조문에 없는 ‘재제청’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다음 싸움의 규칙을 정한다. 셋째, 10월 6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기관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은 조 대법원장이 나올지다. 대법관 인선을 두 권력의 밀실 협의에 맡겨 온 관행 자체를 바꾸자는 목소리는 그 뒤에 있다.
함께 볼 기사 「코레일 자회사 노동자들 공동 총파업…“처우 개선 없는 통합 반대”」 참세상 · 09/15
함께 볼 기사 「코레일 자회사 3곳 23일까지 ‘총파업’…처우개선 · 직접고용 요구」 서울신문 · 09/21
코레일 자회사 노동자 1,300명이 21일부터 사흘간 공동 파업에 들어갔다.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 · 코레일네트웍스 · 철도고객센터 세 지부다. 이날 오후 서울역 3번 출구 앞 결의대회에 9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고, 집회 뒤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열차 승무원과 역무원, 매표 · 상담 노동자들이다. 파업은 23일까지이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차 무기한 파업을 예고했다.
정부는 6월 30일 코레일의 자회사 다섯을 고객서비스 · 유통물류 · 유지관리 세 회사로 합치겠다고 발표했다. 세 지부는 그 첫 통합 대상이다. 노조는 15일 청와대 앞 회견에서 국토교통부가 “통합 시계추에 맞춰서 달리는 경주마처럼” 통합만 보고 있다고 했다. 정부 답은 일단 합치고 처우는 나중에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노동자들이 묻는 것은 합쳐진 뒤의 월급표와 근무표다. 조지현 철도고객센터지부장은 “20년을 일해도 신입사원과 기본급이 같고, 같은 회사 안에서도 처우가 다르다”고 했다.
요구는 넷이다. 원청 철도공사와 같은 4조 2교대를 시행하고,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으로 갈라진 직급표를 원청처럼 6급부터 시작하는 하나의 표로 합치며, 근속에 따라 임금이 오르게 하고, 명절상여금을 기본급의 120%로 달라는 것이다. 근거는 정부 문서에 있다. 노동부가 9월 8일 낸 ‘공공부문 도급노동자 보호지침’은 동종 · 유사 업무 노동자에게 같은 교대제를 적용하라고 적었다. 정부의 한 손이 쓴 지침을 다른 손의 통합안이 비켜 가고 있다. 그 뒤에 더 오래된 물음이 있다. 승무 · 역무 · 상담은 열차가 다니는 한 매일 필요한 일인데 왜 자회사에 남아 있느냐는 것이다. 코레일 자회사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때 직접고용 대신 택한 길이었다. 이번 통합에서 빠진 코레일테크 5,800명은 다섯 회사 중에서도 임금이 낮다며 연대를 밝혔다. 자회사끼리 합치는 수평 통합으로는 차별 구조가 남는다는 게 노조의 진단이다.
당장은 23일까지 정부와 코레일이 통합 전 노동조건 조정안과 직접고용 로드맵을 내놓는지에 달렸다. 답이 없으면 노조가 예고한 2차 무기한 파업이 추석 연휴와 겹친다. 더 멀리는 이 파업이 정부가 예고한 다른 공공기관 통폐합과 지방이전의 첫 시험대가 된다. 노동부가 9월 3일 낸 쟁의 대상 지침은 회사의 분할 · 합병 같은 사업경영상 결정을 원칙적으로 쟁의 대상에서 빼놓았다. 회사를 합치고 옮기는 결정이 쟁의 대상이 아니라면, 노동자가 자기 근무표를 두고 교섭할 자리는 통합 전에도 뒤에도 남지 않는다.
21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 권달주 ·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벌금 100만 원과 300만 원을 내는 대신 열흘과 서른 날의 노역을 택했다. 장애인권 활동가 47명에게 쌓인 벌금 5,120만 원 가운데 두 사람이 먼저 몸으로 갚기 시작한 몫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청구한 손해배상 11억 6,800만 원은 그 뒤에 남아 있다.
택시 완전월급제를 요구하며 인천 길병원 사거리 철탑에 오른 지 200일이 된 날, 당사자가 올린 글은 신문광고 참가 안내다. “일한 만큼 월급 받자”는 문장을 10월 12일 한겨레 1면에 함께 싣자는 제안이다. 택시노동자의 고공농성은 이번이 네 번째다.
희망택시 신문광고에 함께 해 주세요
— 고영기(하얀소나무) (@Ykko17Gi) 2026년 9월 22일
“택시 월급제 쟁취!!” 고영기 고공농성 200일, ‘희망택시’가 출발합니다.
다리도 제대로 펼 수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폭염과 비바람을 견뎌내고 이젠 추운 날씨를 걱정해야 합니다. 택시노동자의 고공농성이 벌써 네번째, 완전월급제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기때문입니다. “일한만큼 월급받자.”라는 고영기노동자의 외침이 외롭지 않게 함께 해주세요.
뉴요커 기고 기자 로지나 알리의 한 줄이 하루 만에 12만 회 넘게 읽혔다. 유엔과 구호 단체가 영양 보충식이라고 설명해 온 땅콩버터를 이스라엘이 ‘사치품’으로 분류해 가자 반입을 막고 있다는 내용이다.
Israel is not allowing peanut butter into Gaza because they say it’s a “luxury,” though the UN and aid workers have pointed out it’s a nutritional supplement for a starving population
— Rozina Ali (@rozina_ali) 2026년 9월 22일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22일 라디오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이 헌법재판소 결정 뒤 7년이나 늦어 여성의 건강권이 침해됐다며 건강보험 적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X에서는 BBC가 한국 여성 시민들에게 도입 의견을 물은 영상이 돌았다. 여성이라면 당연히 반길 줄 알았는데 부정적 답이 적지 않더라는 게시물에 한 이용자가 “타인의 미프진 사용에 태아의 생명이 어쩌구 하는 건 남의 인생을 온전히 본인이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답했고, 5천 회 가까이 읽혔다. 정부는 9주 이하 · 초기 2년 원내 처방으로 문을 좁게 열었다. 약이 오는 것과 약에 닿는 것 사이의 거리를 시민들이 먼저 재고 있다.
KBS의 ‘중국인 실업급여 895억 원’ 보도 다음 날, X에서는 서울 법인택시가 중국 국적 기사를 모집한다는 구인 광고 사진이 1만 8천 회 넘게 읽혔다. 반박도 나왔다. 한 이용자는 지난번엔 여성 혐오를 묻혀 고용보험을 몰아가더니 이번엔 외국인 혐오를 묻힌다며, 실업급여 부정수급자는 남성이 가장 많은데 그 말은 빠졌다고 적었다. 지급액이 2022년 760억 원에서 지난해 1,100억 원을 넘었다는 수치는 그대로지만,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 대부분이 실업급여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분모는 여전히 빠져 있다. 확산이 가장 큰 게시물은 욕설이 본문의 중심이어서 링크를 싣지 않는다.
벌금을 내지 못하거나 내지 않으면 하루 얼마로 환산해 교정시설에서 일하게 하는 제도다. 형법 69조와 70조가 근거이고, 하루 환산액은 판결이 정한다. 권달주 · 박경석 두 대표의 판결은 하루 10만 원이었다. 100만 원이 열흘, 300만 원이 서른 날이 되는 셈이다. 2014년 대주그룹 허재호 회장의 하루 5억 원 ‘황제 노역’과 같은 제도 안의 숫자다. 같은 법이 어떤 몸에는 하루 5억 원을, 어떤 몸에는 하루 10만 원을 매긴다. 활동지원사가 함께 들어갈 수 없는 구치소에서 그 열흘과 서른 날이 시작됐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지지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네로 황제 흉내”를 낸다고, “그러려면 차라리 계엄해서 왕이 되세요”라고 적었다. 내란 가담 사령관 다섯 명이 징역 9년에서 18년을 받은 다음 날이다. 재제청 요청은 헌법이 임명권자로 정한 대통령이 제청권자에게 보낸 문서이고, 응할지는 대법원장이 정했다. 그 절차 어디에도 군대는 없다. 2024년 12월 3일의 계엄은 국회에 군을 보냈고, 그 명령을 따른 사령관들이 전날 법정에서 죗값을 들었다. 두 사건을 한 문장에 붙이면 계엄은 정치적 과장법의 크기로 줄어든다. 그 문장을 쓴 사람은 그 계엄이 선포되던 밤 여당의 대표였다.
1. HL만도 평택공장 하청노동자 김승모 씨의 장례는 사망 62일 만인 22일 치러졌다. 합의 전날 저녁 금속노조는 회사가 유족과 협의 없이 발표한 종합 안전 개선 대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사측 일방의 외부 전문가 점검은 의미가 없고, 회사는 “법적 의무인 산업안전보건위원회조차 개최한 것처럼 거짓으로 서류를 꾸민” 곳이라는 것이다. 22일 새벽 밤샘 교섭 끝에 유족 · 노조 · 대책위와 회사가 합의했고, 노조는 안전한 일터 만들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불법파견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형사수사는 별도로 이어진다.
2. 정부가 21일 내놓은 공적주택 119만 호 주거안정플랜에 대해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22일 “기존 발표한 내용에 공급 물량만 추가하는 데 그쳤다”고 논평했다. 영구 · 국민임대 입주를 1년 넘게 기다리는 사람이 2만 5천 명이다. 그런데 더 높은 소득의 청년 · 신혼부부를 위한 보편형 공공임대를 새로 만든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은 기존 제도를 소폭 넓힌 수준이라는 평가다.
3. 내란 가담 군 사령관 5명의 1심 선고에 대해 정의당은 21일 “상식적인 판결”이라며 계엄이 실현되지 않았으니 죄가 없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시민들의 저항으로 좌절된 내란이라는 상식이 물리쳤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22일 “사필귀정”이라며 판결이 군 개혁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두 단체 모두 형량보다 군이 정치에 동원되는 구조를 바꾸는 쪽에 무게를 두었다.
4. 10월 2일 출범하는 새 형사사법 체계의 사람을 두고 참여연대는 22일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에 검사 출신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수사와 기소를 나누는 개혁의 첫 수장을 다시 검찰에서 고르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날 참여연대는 류희림 ‘민원 사주’와 쿠팡 블랙리스트 공익제보자 사건을 수사기관이 조속히 무혐의로 종결하고 국회는 보복소송 금지 입법에 나서라고도 했다. 한편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는 민주당의 청소년 전용 스마트폰 ‘알파폰’ 추진단 구성을 “청소년 입틀막”이라며 백지화를 요구했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정부의 장애인거주시설 합동점검이 형식적이라며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이 글이 실리기 하루 전, 미국 재무장관은 23일부터 이란 항공사에 연료를 넣거나 표를 파는 나라는 달러 결제망에서 빼겠다고 했다. 인도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파트나이크는 1979년 이란 자산 동결부터 러시아 3천억 달러 동결까지 달러가 결제 수단에서 제재 수단으로 바뀐 경로를 짚는다. 글의 무게는 뒷부분에 있다. 브릭스가 자국 통화로 무역을 하더라도 결제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브릭스 안의 큰 나라가 작은 나라에 같은 힘을 쓰게 된다는 경고다. 탈달러화의 그 다음을 묻는 글로 읽을 때 오늘의 뉴스와 맞물린다.
“이명박에서 이재명으로 정권의 색깔은 달라졌다. 그런데 노동을 대하는 권력은 얼마나 달라진 것일까.” 노동 변호사 김기덕이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앞둔 노조의 질의에 답하며 던진 문장이다. 그의 답은 두 겹이다. 노동부 지침대로라면 이전 대상 인원 같은 세부 계획이 나오기 전까지 지방이전은 교섭도 쟁의도 할 수 없는 사안이고, 노조법대로라면 근무지가 바뀌는 결정은 당연히 노동조건이므로 교섭하고 쟁의할 수 있다. 지침은 법이 아니므로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교섭을 요구하라는 결론은 거칠어 보이지만, 이명박 정부의 공항 외주화 정리해고를 법정에서 되돌린 사람의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오늘 파업 중인 코레일 자회사 노동자들의 질문과 같은 자리에 놓인다.
“6시간 남짓한 정치적 소용돌이에 뜻하지 않게 휘말린 대가가 가혹하다.” 사설이 사령관들에게 붙인 문장이다. 재판부가 인정한 사실은 다르다. 재판부는 이들을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에 병력을 보낸 사람들로 봤고, 그래서 군의 정치적 중립을 저버렸다고 적었다. 사설은 1996년 12 · 12와 5 · 18 재판 이후 30년 만의 군 수뇌부 중형이라는 사실을 “참담한 순간”으로 부르면서, 그 30년 동안 군이 정치에 동원되지 않았던 것이 왜 가능했는지는 묻지 않는다. 후유증이 걱정된다면 그 걱정은 이 형량이 없었을 때 다음 명령을 받게 될 군인들의 몫이다.
합참은 유엔사와 함께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설은 그 조사에 앞서 “북한이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을 적고, 군사분계선 기준을 북한에 유리하게 바꾼 지침 때문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이어 간다. 제목의 물음표는 답을 정해 둔 물음표다. 군 간부가 다친 사고의 원인이 유실 지뢰인지 새로 묻힌 지뢰인지는 조사가 답할 일이고, 그 답이 나오기 전에 정부의 남북 관리 방침을 원인으로 세우는 것은 사고를 안보 논쟁의 재료로 바꾸는 일이다. 이 사설이 지키려는 것은 다친 군인이 아니라 지침에 대한 반대다.
당정이 21일 농지 전수조사 후속 대책을 내놓자 한겨레 · 경향 · 조선 · 중앙 · 동아가 나란히 사설을 썼다. 투기는 처벌하되 고령 농가의 관행적 임대차는 양성화한다는 대책에 대해 진보지는 “현실을 반영한 제도 개편”을, 동아는 “대책 없이 밀어붙여 생긴 혼란”을, 중앙은 “법 · 제도 괴리 해결”을 말했다. 톤은 다르지만 방향은 하나다. 38년 만의 양성화가 현실을 따라가는 것이라면 경자유전 원칙이 누구를 위해 남는지, 농지를 사서 빌려주는 사람과 빌려서 짓는 사람 가운데 이 대책으로 안심하는 쪽이 어느 쪽인지를 다섯 사설 어디도 세어 보지 않았다. 논쟁은 신문들이 함께 비워 둔 그 자리에 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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