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45호]쌍용차투쟁, 국가가 책임지라는 대정부투쟁만이 살 길이다!

5월 8일 어버이날, 쌍용자동차 법정관리인은 노동부에 2,405명의 정리해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어버이날에 저들은 노동자에게 부모로서의 미래를 앗아간 것이다. 13일 쌍용차노동자 3명이 70미터 굴뚝농성에 들어가며 본격적인 투쟁이 시작됐다. 무슨 내용으로 어떻게 싸워야 할 것인가?

제대로 된 투쟁방향 없이 승리도 없다!

현재 노동자투쟁에 있어 가장 큰 적은 한국 사회에 뿌리박힌 “경제살리기를 위해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자본의 이데올로기이다. 고통분담 이데올로기는 노동자투쟁을 고립시키고 반 노동 공세를 정당화시켜왔다.

따라서 불리한 투쟁지형을 바꾸는 데 있어 고통분담 이데올로기 격파는 결정적이다. 쌍용차투쟁의 성패 역시 자본 이데올로기 분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는 경제위기에 대한 노동자 자신의 대안을 얼마나 힘입게 제출하느냐에 좌우된다. 제대로 된 투쟁의 내용과 방향 없이 승리도 없다!

투쟁방향① “국가가 책임져라” - 저들이 고통분담을 요구한다면, 우리는 생존하고 일할 권리가 있으며 이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대정부투쟁으로 맞서야 한다. 국가가 책임지라는 요구는 기본권이기도 하지만, 쌍용차 해외매각을 주도한 책임을 묻고, 국가의 전면적인 개입 없이는 총고용보장이 안 된다는 점에서도 매우 정당하다.

“위기를 전가하지 말라”는 단순한 정리해고 반대투쟁으로는, 구조조정하지 않으면 회사가 존속할 수 없다는 고통분담 이데올로기에 포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질 수밖에 없다. 고용을 유지할 능력을 상실한 자본을 상대로 전선을 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존을 보장할 책임이 있는 국가를 상대로 투쟁을 벌여야 한다.

투쟁방향② 국유화와 운영원리 혁신, 노동자통제 - 쌍용차에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세금으로 운영된다면 당연히 국민의 소유가 돼야 한다. 자본가에게 국민혈세를 헌납할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므로 국가가 책임지라는 요구는 국유화 요구로 이어진다.

그런데 운영원리 혁신 없이 국유화만이 해법이 될 수도 없다. 공적자금을 무엇보다 고용안정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또한 시장의 구매력을 초과하는 과잉생산능력이 항시 존재하는데, 이를 사회의 필요와 욕구를 직접 충족시키기 위한 생산에 활용해야 한다. 쌍용차의 공적 성격 강화 없이 고용안정은 지속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윤극대화가 아닌, 이와 같은 ‘일할 권리의 보장’과 ‘사회적으로 유용한 생산’이라는 운영원리 혁신은 노동자통제를 전제로 한다. 노동자의 권리가 우선하는 운영원리 혁신은 노동자 자신에 의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투쟁방향③ 전체 생존권투쟁의 전위 - 생존권 위협은 쌍용차노동자만이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공황과 정부의 잘못된 정책 등으로 다수의 노동자 민중이 똑같이 생존권 위협을 당하고 있다.

불만은 높이 쌓여가고 있고, 어디에서 불만을 터트리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올 상황이다. 이는 생존권 쟁취를 위한 전국적 대정부 투쟁전선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조건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건을 현실로 바꾸는 힘이 바로 자기 투쟁을 전체 생존권투쟁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선두에서 투쟁한다는 주체의 의식이다.

쌍용차노동자들이 생존권 쟁취를 위한 보편적·대표적 요구들을 내세우고서, 또한 전국적 대정부 투쟁전선을 만든다는 목적의식 하에 투쟁에 임한다면 사회적 지지와 연대를 조직하는 것도, 승리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즉각 공장위원회를 건설하자!

공장위원회 건설 - “정부가 책임져라”, 국유화, 운영원리 혁신, 노동자통제라는 대안적 요구들은 같은 공장, 직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공동으로 함께 요구, 투쟁할 때 가치를 갖는다.

이들 요구들은 모두가 함께 살기 위한 것이지, 누구만이 살아남기 위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쌍용차 노동자들이 진정 노동자 대안을 주장하려 한다면, 이들 요구들의 보편적 성격에 맞게 노동자 자신의 조직도 노동조합 틀을 넘어서는 보편성을 획득해야 한다.

즉 정규직, 비정규직, 사무직 할 것 없이 한 공장, 직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하나의 조직으로 뭉쳐야 한다. 노동자 총단결의 기구인 공장위원회를 건설해야 한다. 공장위원회는 투쟁요구의 보편성, 노동자총단결에 적합한 노동자조직 형식이다.

해고된 비정규직의 전원복직 요구 - 작년부터 쌍용차에서 해고된 비정규직이 수백여 명이다. 쌍용차지부는 이들에 대한 전원복직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해고된 비정규직을 공장위원회로 조직해내야 한다. 그래서 전체 생존권투쟁의 선두에 나서며 사회적 지지·연대의 근거와 새로운 투쟁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공장점거파업 - 공장점거파업은 강력한 투쟁전술로써, 조합원들이 실제 참여하는 투쟁과 자유로운 집단토론을 통해 의식을 빠르게 고양시킬 수 있고 투쟁거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런데 공장점거파업은 제대로 된 투쟁방향 속에서만 의의를 발휘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대규모 상경투쟁 - 쌍용차노동자들이 평택공장에만 있다면 묻히고 고립되는 건 당연지사다. 대규모 상경투쟁을 조직해 스스로 이슈를 만들어내고, 동시에 용산참사투쟁 등에 높은 강도로 연대함으로써 전국적 대정부 투쟁전선 형성에 앞장서야 한다. 전국적 대정부 투쟁전선의 조직만이 쌍용차투쟁의 활로라는 점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