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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1일 노동절에 2008년 민주노총 간부에 의해 발생했던 성폭력 사건을 담은 백서가 나올 예정이다.
‘민주노총 김00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피해자 지지모임)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녀의 목소리를 담다’는 제목의 성폭력 백서 발간 계획을 밝혔다.
350여 쪽으로 만들어질 백서에는 성폭력 사건의 경위와 경과, 민주노총‧전교조 사건 처리 과정 평가와 과제, 지지모임 활동 내용과 평가 등을 담을 예정이다.
피해자가 직접 쓴 A4 40여 쪽의 글도 담긴다. ‘나를 말하다’ 꼭지에서 피해자는 이석행 민주노총 전 위원장 도피를 도울 때부터 전교조 안에서 사건이 처리되는 과정, 지난 2009년 8월 전교조 하반기 대의원대회 전에 정진후 전교조 전 위원장과 단둘이 만난 내용과 결과, 최근의 근황, 자신의 심경을 힘겹게 말한다.
전교조 조합원인 황미선 피해자 대리인은 “3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끔찍하고 고통스런 기억에 일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며 “그 때 일을 다시 떠올려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백서 발간은 피해자의 치유와 복귀를 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지지모임은 피해자 치유와 활동복귀에 대한 민주노총과 전교조의 무관심이 백서 발간의 주된 배경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지지모임에 따르면 전교조는 지난 해 8월 백서 후원을 최종적으로 거절하기도 했다.
이향원 피해자 지지모임 대표는 “2010년 10월5일 민주노총은 대의원대회에서 성폭력 사건 평가 보고서를 채택하였으나 이후 후속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고 전교조 역시 같은 해 12월 성평등 특별위원회가 해체된 뒤 자기 성찰과 성평등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운동사회에서조차 피해자 중심주의가 실현되지 못하는 현실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지지모임은 이번 사건을 ‘미결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피해자는 가장 늦게 징계를 받은 2차 가해자 김○○의 판결문을 받아보지 못했다. 피해자가 사라지지 않는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가는 한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라는 게 피해자 지지모임 설명이다.
피해자 지지모임은 오는 3월 8일 국제여성의 날 기념 대회에서 백서 발간을 알리고 후원을 받는 작업을 거쳐 5월 1일 노동절에 정식 발간할 계획이다. 3월 3일 현재까지 백서 발간에는 개인과 단체 등이 1000여 만원을 후원금으로 기부했다.
통합진보당에 정진후 전 위원장 비례대표 공천 철회 요구
특히 피해자 지지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합진보당 개방형 비례대표 몫으로 에비후보가 된 정진후 전 위원장에 대해 “공천 철회”를 통합진보당에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따라 정진후 전 위원장 비례대표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지지모임은 “사건 당시에는 수석부위원장이었고 이후에는 위원장으로서 사건 해결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사람인데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2009년 8월 대의원대회에서 피해자 요구사항을 부결시키는 등 피해자 중심주의를 훼손하고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피해자에게 크나큰 고통과 상처를 안겨줬다”면서 “진보와 성평등 기치를 내세우는 정당의 국회의원 후보로 타당한 지 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진보장은 지난 달 29일 정진후 전 위원장을 비례대표 개방형 후보로 공천했다고 발표했으며 피해자 지지모임은 지난 1일 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의 입장서를 통합진보당에 전달했다.
유현경 피해자 지지모임 간사는 “성폭력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피해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정진후 전 위원장을 공천하며 비례대표 투표일까지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은 오는 5일까지 후보 등록을 하고 6~13일까지 선거운동을 한 뒤 14~18일 당원 투표로 최종 비례대표를 결정한다.
지난 2009년 7월 22일 꾸려진 피해자 지지모임은 피해자의 공식 대리인 역할을 하며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의 올바른 해결과 진보진영 안의 성평등한 조직문화 쇄신 등 풀어야 할 문제로 정하고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