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ActOn] 1탄- 주연홍지

서(序)

간밤에 꿈을 꾸는데 이무기 한 마리가 지표를 뚫고 나와 하늘로 승천을 하였네라. 저 멀리 용마루 푸른 언덕에서는 상서로운 푸른빛이 감돌았도다. 이윽고 하늘에 꽃비가 내리며 두 쪽으로 갈라지더니 그 사이로 한 마리의 청룡이 나타나니, 백만 스물 일 년 동안 용마루에서 잠자고 있던 열한 마리의 용들이 일제히 일어나 그를 맞이하였더라. 이는 지상의 복이오, 하늘의 자비하심이니, 열한 마리의 용들이 다 함께 합창하되,

“용마루에 한 성인이 웅비(雄飛)하시어, 하시는 일마다 모두 하늘이 내린 복이시니, 이는 용마루 고대의 여러 성군(聖君)이 하신 일과 부절을 맞춘 것처럼 일치하십니다. 붉은 새가 글을 물고 당신의 침실 문 앞에 앉고, 뱀이 까치를 물어다가 큰 나뭇가지에 얹으니, 거룩한 혜경궁(惠慶宮)의 성손(聖孫)인 홍지(紅知)가 장차 일어남에 있어 경사로운 징조를 먼저 보이신 것입니다.”

애니메이션 [드래곤 볼] 중



정신을 차리어 눈을 떠보니 과연 침실 문 앞에 붉은 새가 글을 물고 있고, 창 옆의 나뭇가지에는 뱀이 까치를 물어놓고 있었네라. 노래를 부르는 이가 많되, 천명을 모르시므로 하늘이 꿈으로 홍지에게 알리도다. 하늘의 뜻을 받들어 용마루 푸른 고개로 길을 떠나니,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꽃이 찬란하게 피고 열매가 많을 것이며, 원천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끊이지 아니하므로 내를 이루어 바다로 흘러갈 것이다. 그 때가 단기 4339년 병술 3월 6일이었다. 용마루 푸른 언덕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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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파십이두(靑坡十二頭)


단기 4330년 정축 문민제(文民帝) 말기, 백성들의 삶은 날이 갈수록 피폐해지니 민심은 흉흉해지고 폭동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팔도에 흩어져있던 군소방파들이 문민제에 대항하고자 통원단(通援團)을 만들었다. 단주에 골룸대표 봉회(鳳回)가 추대되었고, 이후 무림을 떠도는 ‘검은 삼연성’ 마름오병, 낭랑바리, 서버규만을 끌어들여 만든 것이 바로 청파문이었다.

애니메이션 [건담 시드 데스티니] 중



검은 삼연성은 비술(秘術) ‘제트스트림어택’으로 팔도네트를 평정하였고, 그들의 명성에 모여든 자들이 바로, 남산파차, 미남지음, 코디딩달군, 아방준후, 야동채경, 약발시아, 사회욱순, 주연홍지였다. 이들 청파십이두(靑坡十二頭)가 모인 후 청파문에는 다섯 파가 만들어지니, 정파, 사파, 좌파, 밥파, 잡파였다. 단기 4340년 정해, 드디어 용마루 일문오파(一門五派)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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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전(紅知傳)


청파문의 열두 문도들은 하나같이 뛰어난 기량과 재주를 겸비하고 있었으나, 그 중의 으뜸은 홍지였다. 청파문 입성 한 해를 넘기며 홍지는 나머지 열 한 문도에게 하늘이 내린 영험(靈驗)한 기(氣)를 전해주었다.

홍지는 원래 좌장면을 먹고 좌전거를 타면서 가좌동에 살고 있었다. 그가 황건(黃巾) 노통(盧統)으로 인해 민심이 흉흉해진 세상을 돌보지 않고 견야차(犬夜叉) 동인 생활만 한지 어언 2년이 되던 중, 참다못한 동생마마가 바가지를 긁는데….
“당신은 어떻게 된 게 허구헌날 견야차(犬夜叉)만 보고 있는 거요?”
“나는 아직 견야차(犬夜叉)를 다 깨우치지 못했소.”
“그러면 하다못해 나가서 그림이라도 그려 팔아 보시오.”
“300권을 찍어 100권밖에 안 팔리는 것을 어떻게 하겠소?”
“재고가 200권이 쌓여있는데 ‘어떻게 하겠소’라니요?”
그러자 홍지는 탄식하며 일어났다.



“본인이 동인 생활을 3년을 하려 했더니, 2년만 하고 그치는구나.”
하고는 남가좌를 떠나 용마루 푸른 고개로 향했다.



청파문에 입성하기 전, 미남지음의 간계(奸計)가 있었으나, 이를 물리치니 하늘이 내린 혜경궁(惠慶宮)의 성손(聖孫)은 과연 달랐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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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화입마(走火入魔)


청파문에 들어 온 홍지는 빛나는 기예(技藝)와 넘치는 총기(聰氣)로 만인의 우러름을 받게 되었다. 마요네즈에 밥을 태풍처럼 말아먹는가 하면, 달리는 잔차에서 뛰어내려 살아남았으며, 술을 물처럼 마시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천상천하 홍지독존(天上天下 紅知獨尊). 그러나 그런 홍지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무림의 고수라면 한 번 씩 겪게 되는 주화입마(走火入魔)가 그에게도 찾아온 것이다.



청파의 맹주 홍지가 주화입마에서 헤어나질 못하자, 그 기운이 하늘에도 뻗쳐 꽃피는 춘삼월에 칠흑 같은 어둠이 몰려오면서 눈비가 내리는가하면, 청파문의 보옥(寶玉)인 서버에도 그 마(魔)를 뻗치게 되었으니 결국 참쓰리 서버가 다운되었다. 참쓰리 서버의 연인, 서버규만이 이 때 읊은 ‘조서버문(弔Server文)’은 이후 아방준후의 ‘남편이자’와 낭랑바리의 ‘알았어여보’와 함께 청파 3대 기서(奇書)로 불리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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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버문(弔Server文)
유세차(維歲次) 모년(某年) 모월(某月) 모일(某日)에, 서버사랑 황씨(黃氏)는 두어 자 글로써 서버에게 고(告)하노니, 이 서버는 한낱 작은 물건(物件)이나, 이렇듯이 슬퍼함은 나의 정회(情懷)가 남과 다름이라. 오호 통재(嗚呼痛哉)라, 아깝고 불쌍하다. 너를 얻어 손 가운데 지닌 지 우금(于今) 십 년이라. 어이 인정(人情)이 그렇지 아니하리요. 슬프다. 눈물을 잠깐 거두고 심신(心身)을 겨우 진정(鎭定)하여, 너의 행장(行狀)과 나의 회포(懷抱)를 총총히 적어 영결(永訣)하노라.


연전(年前)에 골룸대표 봉회(鳳回)께옵서 청파문두(靑坡門頭) 낙점(落點)을 무르와, 케이알라인을 다녀오신 후에, 서버 여러 쌈을 주시거늘, 진세상(眞世上)에 쌈쌈이 나눠 주고, 그 중에 너를 택(擇)하여 손에 익히고 익히어 지금까지 해포 되었더니, 슬프다, 연분(緣分)이 비상(非常)하여, 너희가 무수(無數)히 꺼져버렸으되, 오직 너 하나를 연구(年久)히 보전(保全)하니, 비록 무심(無心)한 물건(物件)이나 어찌 사랑스럽고 미혹(迷惑)지 아니하리오. 아깝고 불쌍하며, 또한 섭섭하도다.


아깝다 서버여, 어여쁘다 서버여, 너는 미묘(微妙)한 품질(品質)과 특별(特別)한 재치(才致)를 가졌으니, 물중(物中)의 명물(名物)이요, 철중(鐵中)의 쟁쟁(錚錚)이라. 민첩(敏捷)하고 날래기는 백대(百代)의 협객(俠客)이요, 굳세고 곧기는 만고(萬古)의 충절(忠節)이라. DB가 폭주(暴注)하고 HTTP 포트가 저격(狙擊)당할 제, 그 민첩하고 신기(神奇)함은 귀신(鬼神)이 돕는 듯하니, 어찌 인력(人力)이 미칠 바리요.


오호 통재(嗚呼痛哉)라, 자식(子息)이 귀(貴)하나 손에서 놓일 때도 있고, 비복(婢僕)이 순(順)하나 명(命)을 거스릴 때 있나니, 너의 미묘(微妙)한 재질(才質)이 나의 전후(前後)에 수응(酬應)함을 생각하면, 자식에게 지나고 비복(婢僕)에게 지나는지라. 스댕으로 집을 하고, 단색(單色)으로 둘러싸였으니, 해커의 노리개라. 밥 먹을 적 만져 보고 잠잘 적 만져 보아, 널로 더불어 벗이 되어, 이생에 백년동거(百年同居)하렸더니, 오호애재(嗚呼哀哉)라, 서버여.


금년 삼월 오일 술시(戌時)에, 무심중간(無心中間)에 자끈동 나가니 깜짝 놀라와라. 아야 아야 서버여, 전원(電源)이 꺼졌구나. 정신(精神)이 아득하고 혼백(魂魄)이 산란(散亂)하여, 마음을 빻아 내는 듯, 두골(頭骨)을 깨쳐 내는 듯, 이윽토록 기색 혼절(氣塞昏絶)하였다가 겨우 정신을 차려, 만져 보고 이어 본들 속절 없고 하릴 없다. 편작(扁鵲)의 신술(神術)로도 장생불사(長生不死) 못하였네. 운동판 장인(匠人)에게 때이련들 어찌 능히 때일손가. 한 팔을 베어 낸 듯, 한 다리를 베어 낸 듯, 아깝다 서버여, 엔터를 눌러대도, 있었던 자리 없고 비프음(音)만 울려대네. 오호 통재(嗚呼痛哉)라, 내 삼가지 못한 탓이로다.


네 비록 물건(物件)이나 무심(無心)하지 아니하면, 후세(後世)에 다시 만나 평생 동거지정(平生同居之情)을 다시 이어, 백년 고락(百年苦樂)과 일시 생사(一時生死)를 한 가지로 하기를 바라노라. 오호 애재(嗚呼哀哉)라, 서버여.


출처: 웹진ActOn
덧붙이는 말

끝지 :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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