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파주(Amapá) 바이슈 오이아포키(Baixo Oiapoque)에서 원주민 공동체는 태양광 에너지를 단순한 전력 공급원이 아니라 예술과 공예품을 새롭게 창조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출처: 두반 에스코바르
오늘날 아마존은 치열한 세계적 경쟁의 중심에 서 있다. 한편에서는 현대 세계가 유지되는 데 필요한 석유와 물, 광물 매장량 같은 천연자원의 거대한 저장고로 축소해 바라본다. 다른 한편에서는 지구 환경을 보전하는 마지막이자 가장 큰 보루로 여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전환 같은 핵심 개념은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흔히 사용되며 지구온난화에 관한 오늘날의 논의를 이끌고 있다. 이러한 개념은 ‘위기’와 ‘재앙’이 일상이 된 세계에서 생명의 지속을 보장해야 한다는 절박한 필요성에 힘입어 확산하고 있다.
이처럼 거대하고 시급한 세계적 과제를 마주할 때 오히려 작은 규모에서 마련한 해법이 훨씬 더 적절한 경우가 많다.
아마존의 태양광 발전 가능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에서는 전력 인프라 사업이 여전히 위에서 아래로 강요하는 방식으로 원주민 마을에 도입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외부에서 들여온 이 기술을 지역사회가 새롭게 해석해 공동체의 사회·경제·의례적 삶을 구성하는 예술과 공예, 생활 도구를 다시 만들어내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해답은 외부 기술에 대한 의존이 아니라, 아마존 원주민들이 다양한 시스템과 기술을 스스로 변형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창조적 역량에 있다.
아마파주(Amapá) 바이슈 오이아포키(Baixo Oiapoque)의 우아사 원주민 보호구역(Terra Indígena Uaçá)에 사는 팔리쿠르-아루크와예네(Palikur-Arukwayene) 원주민은 이러한 역동성을 매우 잘 보여준다. 전력 인프라의 불균형과 결함, 여러 어려움에 직면한 이들은 전기를 자신들의 문화에 맞게 ‘원주민화(indigenizar)’하며 물질문화의 리듬 속에 적극적으로 통합하고 있다.
전기를 원주민 문화에 맞게 재해석
이곳에서 전기는 우주관을 다시 구현하는 직접적인 기반이 된다. 팔리쿠르-아루크와예네 원주민은 자신들의 중요한 문화 표현인 목공과 도예를 통해 태양광 발전으로 운영하는 공동 작업장에서 조각품과 도예 작품을 만드는 복잡한 사회기술적 실천을 이어가고 발전시키고 있다.
팔리쿠르-아루크와예네에게 도예와 목공은 원주민과 아마존 생태계, 그리고 그곳에 살아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포함한 여러 존재 사이의 관계와 조화를 유지하고 재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러한 내용은 캄피나스주립대학교(Unicamp) 철학·인문과학연구소교수의 지도로 진행하는 박사후연구 프로젝트 「예술과 기술: 우아사 원주민 보호구역 공동체의 지식 체계와 학습, 재구성」에서 분석하고 있다.
이 연구는 아마조니아 플러스 10(Amazônia+10)공모사업에 선정된 「청정에너지, 지속가능한 삶」 프로젝트의 후속 연구다. 연구진은 태양광 발전을 활용해 전동 공구와 도예용 물레를 공급함으로써 원자재 관리와 공예품 제작 같은 전략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작업장 두 곳을 조성하는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대등한 협력의 구축
진정한 기후 정의와 기술 정의를 실현하려면 기술의 주도권을 공동체가 직접 가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연구는 단지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숲을 방문하는 기존 학자의 태도를 벗어나고자 한다. 우리의 가장 큰 특징은 협력적이고 대등한 민족지 연구를 통해 공동체와 함께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이 글 역시 혼자 쓴 결과물이 아니다. 이라베치 라봉테(Irabete Labonté)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함께 완성했다. 그는 도예 장인이며, 할머니 나자레 펠리시우(Nazaré Felício)에게서 물려받은 기술과 우주관에 관한 지식을 현재 계승하고 있다.
이러한 대등성은 실제로 인프라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청정에너지, 지속가능한 삶」 프로젝트가 마을에 설치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 설비는 연구진이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 공동체는 이 설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공동 작업장을 만드는 데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청정에너지는 더 이상 단순히 가정에서 사용하는 편의시설이 아니다. 그것은 공동체를 연결하는 ‘집단성의 장치’가 됐다. 다시 말해 태양광 패널은 전동 공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그 공구는 젊은 세대와 장인들이 함께 작업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우리 연구의 제도적 목표와 마을이 추구하는 생산 자립이라는 요구를 하나로 연결하고 있다.
점토의 ‘질투’와 형태의 재탄생
장인들과 공예가들의 작업을 함께 지켜보면 팔리쿠르-아루크와예네에게 점토와 나무를 다루는 일은 단순한 실용적 기술을 넘어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지식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오늘날 이라베치와 그의 여동생 마릴레이아(Marileia), 매형 주앙(João)과 주카 이오이우(Juca Ioiô)가 함께 이어가는 도예 제작은 말 그대로 ‘풍경의 종합’을 이루는 작업이다. 이라베치는 이러한 지식이 자신의 감각 속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도예 장인 마릴레이아가 점토를 준비하고 있다. 출처: 두반 에스코바르
“어렸을 때 나는 할머니 나자레(Nazaré)가 투레(Turé) 의식에 사용하는 항아리를 빚는 동안 옆에서 점토를 가지고 놀곤 했다. 내가 직접 도예를 시작하기 전까지 수년 동안 할머니가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지금은 내 아이들이 똑같이 배우는 모습을 본다. 아이들은 눈으로 보고 함께 생활하면서 배운다.”
이 이야기는 팔리쿠르 사회의 사회기술적 학습이 주의 깊게 관찰하는 교육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장인의 엄격한 기술은 관찰과 지속적인 공동생활 속에서 형성된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길러지는 이러한 집중력은 작업장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지역 생태계를 깊이 이해하는 능력으로 이어진다. 도예 작품은 점토가 장인의 손에 들어오기 훨씬 전부터 이미 만들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원재료’를 채취하려면 우루카우아강 범람원의 깊은 웅덩이까지 들어가야 한다. 이 점토(이부그, ibug)는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불로 철저히 시험한 뒤, 육지에서 채취한 카리페(caripé) 나무껍질(팔리쿠르어로 쿠엡(kuep))을 태운 재와 섞어야 한다. 카리페 껍질은 숯이 되어 도자기에 내열성을 부여하고, 나무줄기는 가마의 장작으로 사용한다. 모든 요소는 아마존 지역의 완벽한 화학적 균형 속에서 서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이는 단지 화학적 과정만이 아니다. 세심한 배려와 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들은 점토를 형성되는 하나의 존재로 대한다. 점토는 손길 하나하나를 거치며 생명력을 얻고, 감정의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도 하다.
투레 의식에 사용하는 제사용 항아리를 만들 때는 엄격한 금기가 있다. 작업과 무관한 사람이 도예 작업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이들은 낯선 사람의 시선이 항아리에 ‘질투’를 일으켜 가마의 열 속에서 금이 가게 만든다고 믿는다. 따라서 도자기가 깨지는 일은 단순한 열처리 실패가 아니라 인간과 재료 사이의 관계가 어긋난 결과로 이해한다.
이처럼 재료의 주체성을 깊이 존중하는 태도는 목공 작업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조각 장인 나타 두스 산투스(Natã dos Santos)가 최근 경험한 전통 복원의 과정이다.
나타는 이번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스웨덴 세계문화박물관(Museu da Cultura Mundial)에 소장된 증조부의 제사용 조각 의자 실물과 사진 자료를 접했다. 이 유물은 독일 출신의 독학 민족학자 쿠르트 니무엔다주(Curt Nimuendaju)가 1920년대에 수집한 것이다. 이후 나타는 마을에서 이 의자들을 다시 제작하기 시작했다.
장인 나타(Natã)가 자신의 작업장 마당에 서 있다. 출처: 두반 에스코바르
이 과정은 어쩌면 ‘형태의 귀환’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원주민 예술이 박물관 진열장 속에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이어주는 매개체이며, 현대 장인들에게 다시 창조의 주체성을 돌려주고 공동체 태양광 에너지의 새로운 빛 아래에서 과거를 새롭게 그려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루카우아강을 넘어: 세계적 논의 속의 아마존
팔리쿠르-아루크와예네 공동체의 경험은 에너지 전환의 진정한 성공을 단순히 생산한 전력량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인프라가 지역사회의 삶의 방식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드는가이다.
태양광 에너지가 공동 작업장에서 물레를 돌리고 전동 공구를 움직이며 점토와 목재를 활용한 전통 예술을 이어가는 데 활용될 때, 이는 단순한 기술 수용이 아니다. 우리는 탈식민적 삶의 방식을 실천하는 강력한 프로젝트가 현실에서 구현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실천을 더욱 널리 알리고 세계 각지의 비슷한 사례와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이번 연구는 새로운 국제 협력 단계에 들어간다. 2026년 7월부터 아마존 생태계 보호와 청정에너지, 인프라, 기후 정의를 둘러싼 학제 간 논의와 연계한 연구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국제개발학과(ODID)에서 로라 라이벌(Laura Rival) 교수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 연구 교류의 목적은 분명하다. 아마존에서 출발한 지식을 더욱 폭넓게 공유하고 새로운 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환경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정교하고 회복력 있으며 근본적인 해답은 이미 원주민들의 손과 지식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한다.
[출처] Como os indígenas reinventam a transição energética na Amazônia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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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반 에스코바르(Duvan Escobar)는 캄피나스주립대학교(Unicamp)에서 사회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방문연구원이자 캄피나스주립대학교 연구원이다. 아르치온카 카피베리비(Artionka Capiberibe)는 캄피나스주립대학교 인류학과 교수다. 이라베치 라봉테(Irabete Labonté)는 아마파연방대학교(Unifap)에서 원주민 상호문화교육을 전공했으며, 원주민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