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가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에도 원청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교섭제도 개선과 원청의 사용자 책임 강화를 요구했다. 철도와 통신 등 원·하청 노조들은 하반기 공동투쟁을 선언하며 원청이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7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구단일화 제도와 타임오프 제도 폐지 △노동부 해석지침 폐기 △단체교섭판단지원위원회 해체 △공공부문의 모범 사용자 역할 등을 담은 원청교섭 제도 개선 요구안을 발표했다. 노조는 사업장별로 △포괄적 고용승계 △직접고용 전환 △ 적정인력 확보 △작업환경 개선 △동일노동 동일처우 등을 공동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김선종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3월 10일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간접고용 현장은 원청교섭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실에서는 법과 절차, 지침을 핑계로 원청교섭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원청이 사용자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제도 개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청교섭은 일부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이자 공공서비스의 안전, 시민 삶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철도노조는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이 실질적인 노동조건을 결정하면서도 교섭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선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예산도 원청이 결정하고 인력도 원청이 결정하며 AI 도입도 원청이 결정하는데 교섭만 권한 없는 자회사와 하라는 것은 사용자는 따로 있고 책임은 떠넘기는 구조"라며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사람이 교섭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호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 지부장은 "우리의 임금과 인력 충원, 노동조건의 진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자회사가 아니라 원청인 코레일"이라며 "진짜 사장과의 교섭을 쟁취하기 위해 하반기 강력한 공동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통신 분야에서는 LG유플러스 원·하청 노조가 공동 대응을 선언했다. 손정원 민주유플러스지부장은 "노동을 결정하는 진짜 사장과 대화할 권리가 있다"며 "원청이 교섭장에 나오는 당연한 상식을 바로잡는 투쟁에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한마음지부는 최근 노동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결정을 환영하며 원청의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강민규 지부장은 "이번 사용자성 인정은 비정규직만의 승리가 아니라 원청과 하청을 가르는 구조를 넘어 모든 통신노동자의 권리를 바로 세우는 첫걸음"이라며 "사측이 교섭을 회피한다면 함께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는 사용자성 인정에도 노동부 해석지침이 교섭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유곤 지부장은 "노동부가 원청교섭이 가시화되자 의제를 제한하는 가이드를 발표했다"며 "원청의 교섭 회피 명분으로 악용되는 의제 제한 가이드라인을 폐기하고 임금과 복리후생을 포함한 모든 근로조건에 대해 원청교섭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LG헬로비전 원·하청 노조도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부담이 하청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공동투쟁에 나섰다. 신지은 LG헬로비전지부장은 "비용 절감만이 아니라 사람을 지키는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택성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장은 "결정하는 사람이 책임지고 교섭하라는 상식적인 요구를 하는 것"이라며 원청교섭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정부가 개정 노조법 시행 100일을 맞아 원청교섭이 "안정화"됐다고 평가한 것과 달리, 현장에서는 복잡한 절차와 좁은 해석지침 때문에 오히려 교섭이 위축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공부문이 모범 사용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노동부의 해석지침과 단체교섭판단지원위원회가 교섭 의제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원청교섭을 통해 간접고용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비정상적인 하청구조를 바꾸겠다며 민주노총 7·15 총파업과 공공운수노조 10월 총파업·총궐기를 준비하고 있다. 10월까지 토론회와 증언대회, 집회, 선전전 등을 이어가며 원청교섭 쟁취 투쟁을 확대할 계획이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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