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 둔화의 실상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3%를 기록해 1분기의 5.0%에서 크게 둔화했으며, 시장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2022년 팬데믹 봉쇄 조치의 영향을 받은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다만 2분기 성장세가 둔화했음에도 2026년 상반기 중국의 실질 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7%를 기록하며 정부의 목표 범위 안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서방의 이른바 전문가들은 이번 성장 둔화가 중국 경제가 장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계속 주장한다. 이번 성장률 발표 이전에 <파이낸셜타임스>에 실린 루치르 샤르마(Ruchir Sharma)의 주장을 예로 들어보자. “많은 전망기관은 여전히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국의 성장세는 2021년에 정점을 찍었다. 이후 중국의 세계 GDP 비중은 명목 기준으로 18%에서 16.5%로 하락한 반면, 미국의 비중은 26%까지 상승했다. 중국의 성장률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평균보다 낮아졌다. 또한 실질 성장률도 독립적인 추정치를 기준으로 보면 정부가 제시한 4.5~5% 목표보다 오히려 0%에 더 가까운 수준이다.”

이 주장에 하나씩 답해 보겠다. 첫째, 중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2014년에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그 이후 중국의 평균 성장률과 주요 7개국(G7) 경제의 평균 성장률 사이의 격차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2014년 이후를 평균하면 중국의 성장률은 G7 평균보다 4%포인트 이상 높았다.

물론 중국의 세계 GDP 비중은 명목 기준으로는 하락했다. 그러나 실질 기준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런 점에서 샤르마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명목 기준에서 중국의 GDP 비중이 줄어든 주된 이유는 강달러에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과 중국의 국내 디플레이션 때문이다. 명목 GDP는 현재의 미국 달러 가치로 계산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과 물가 변화가 중국 경제의 세계 경제 내 비중을 인위적으로 축소하는 효과를 낸다. 반면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 Power Parity) 기준을 적용한 실질 GDP는 환율 변동의 영향을 제거할 수 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세계 GDP 비중은 명목 기준에서처럼 1.5~2.0%포인트 하락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1.4%포인트 증가했다.

출처: IMF 데이터매퍼(IMF DataMapper), 스타티스타(Statista), 더글로벌이코노미(TheGlobalEconomy)를 바탕으로 작성.

또한 샤르마의 주장처럼 중국의 성장률이 '세계 평균보다 낮아진 것'도 아니다. 그는 이를 뒷받침한다며 "독립적인 추정치에 따르면 중국의 실질 성장률은 정부가 제시한 4.5~5% 목표보다 오히려 0%에 더 가깝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른바 '독립적인 추정치'란 무엇일까? 실제로는 로디엄 그룹’(Rhodium Group)이라는 한 서방계 연구기관의 분석을 가리킨다. 이 기관은 중국 전문가를 자처하며, 중국 정부의 공식 GDP 통계가 성장률을 과대평가했고 국내 경제활동의 부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공식 GDP 추정치를 사실상 배제한다.

로디엄 그룹은 산업별 생산이 아니라 지출을 세분화하는 상향식방식으로 중국의 성장률을 추정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들의 '세분화' 방법은 결국 공식 고정자산투자 수치를 크게 낮춰 부동산 부문의 투자 지출 수준에 맞추는 것이나 다름없다. 잘 알려져 있듯이 부동산 부문은 상당 기간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결국 로디엄 그룹은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중국의 투자 증가율을,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부동산 투자 증가율에 사실상 맞춰 계산하면서 전체 성장률을 크게 끌어내린다. 중국의 투자 증가율을 부동산 투자만으로 측정한다면 전체 경제성장률이 0%에 가깝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도 이상할 일이 아니다.

로디엄 그룹은 소매판매, 신용 증가, 소비자신뢰지수와 같은 수요 측면의 지표만으로 중국의 성장률을 추정한다. 반면 산업생산, 수출, 제조업과 같은 공급 측면의 지표는 거의 반영하지 않는다. 그러나 서방의 중국 GDP 추정치가 모두 로디엄 그룹의 방식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핀란드은행도 중국의 공식 GDP 통계를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대신 전력 생산, 철도 화물 운송량, 순수출 등 생산 지표를 중심으로 성장률을 추적한다. 이들의 추정에 따르면 중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공식 통계보다 약 1%포인트 낮지만, 그렇더라도 연간 성장률은 약 4% 수준에 이른다.

실제로 2026년 상반기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제조업 생산은 6%, 첨단기술 산업은 14% 증가했다.

중국의 산업 부문을 보면 대외 수요가 성장의 핵심 동력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철도·선박·항공우주 장비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8.2%, 자동차는 8.7%, 컴퓨터·통신·전자장비는 15.7% 증가했다. 또한 기술 호황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해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물론 이는 전체 투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해 2020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민간 부문 투자는 8.5% 감소했고, 국유 부문 투자도 2.3% 증가에 그치며 증가세가 더욱 둔화했다. 민간기업과 국유기업 모두 자본지출 계획을 미루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이미 취약한 투자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그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부문의 장기 침체와, 부동산 호황기에 급증한 부채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가 겪는 재정적 어려움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국내 수요를 상대적으로 약하게 만드는 핵심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하락하고 있지만 하락 속도는 이전보다 크게 둔화했으며, 일부 도시에서는 소폭 상승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부문을 제외하더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6월까지 6개월 동안 고정자산투자는 2.7% 감소했으며, 이는 올해 1~5월의 1.2% 감소보다 감소 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

국내 수요를 억누르는 또 다른 요인은 부동산 시장 붕괴가 남긴 부채 부담이다. 현재 이 부담은 주로 지방정부에 집중되어 있다. 부동산 거품 시기에 지방정부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에 제공한 대출이 아직도 장부에 남아 있어, 많은 지방정부가 추가 투자를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중앙정부와 국유은행은 이른바 '신질생산력(新质生产力, new productive forces)', 즉 첨단기술과 태양광 산업에 대한 투자와 대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지방정부는 이를 따라갈 여력이 없다.

따라서 중국의 전체 투자 감소를 초래한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부동산 호황기와 지방정부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남긴 후유증이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이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 중국의 도시화와 도시 주택 공급을 민간 부문에 맡겼고, 국가가 직접 운영·통제하는 전국적인 공공주택 개발 프로그램을 구축하지 않은 채 지방정부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에 자금을 공급하도록 했다.

그 결과 중국 정부는 경제의 자본주의 부문에서 비생산적이고 투기적인 투자가 대규모로 확대되는 것을 사실상 용인했다. 급증하는 도시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필요한 주택과 기반시설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그 역할을 민간 개발업체에 넘겼다. 임대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대신, 민간 개발업체가 분양주택을 공급하는 '자유시장'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주택은 반드시 필요했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이 뒤늦게 말했듯이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지,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

그 결과 중국의 이른바 '좀비기업(zombie companies)' 대부분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되었고, 이들은 지금도 국내 성장과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방정부는 지역 은행과 부동산 개발업체가 떠안은 대규모 부실채권을 상당 부분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동시에 지방채 발행에는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으며 베이징 중앙정부도 지원을 제한적으로만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그 성장의 상당 부분은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각종 제재가 계속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중국의 세계 시장 수출은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20266월 중국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4,120억 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힘입어 2026년 상반기 전체 수출은 21,200억 달러로 늘어나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다. 이러한 수출 호조는 두 가지 요인이 크게 이끌었다.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가속화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친환경 기술 제품의 대규모 수출 확대였다.

중국의 수출 성공이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으며, 중국이 과잉생산을 값싼 상품 덤핑을 통해 세계시장으로 떠넘기고 있다는 서방 전문가들의 반복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여기서 다시 다루지 않겠다. 이 문제는 이전 글에서 이미 여러 차례 논의했다. 다만 최근에는 새로운 비판이 등장했다. 중국의 세계 수출 비중이 크게 늘면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수출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특히 설득력이 떨어진다. 서방 전문가들은 20여 년 전 중국의 수출이 미국과 유럽 기업의 중국 현지 생산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여겼을 때는 중국의 수출 성공을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중국이 자체 산업기업을 육성하고 핵심 수출 산업에서 세계를 선도하게 되자, 이번에는 중국이 가난한 나라들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베트남의 사례는 이러한 주장을 반박한다. 베트남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경제를 주도하고 국유 부문과 자본주의 부문이 공존하는 경제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베트남의 세계 수출 비중은 꾸준히 상승해 약 1.2%에서 현재 1.35% 수준으로 확대됐다.

중국이 베트남을 '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국가들이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는 이유는 오히려 많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경제가 외국계 다국적기업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며, 의미 있는 국유 부문이나 독자적인 산업발전 전략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추격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제국주의다.

중국의 국내 경제는 아직 충분히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실질 소비지출은 2014년 이후 연평균 6% 이상 증가해 왔으며, 이는 G7 국가들의 부진한 증가세와 비교하면 결코 느린 속도가 아니다. 한편 부동산 시장 침체는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지방정부도 누적된 부채 문제를 점차 해결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투자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올해 4.5~5.0%의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

[출처China’s slowdown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태그

중국 성장률 경제성장 G7 GDP 장기침체 둔화 서방국가

의견 쓰기

댓글 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