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병대는 2024년 5월 5일 필리핀 해병대와 함께 분쟁 지역인 대만 섬 남단에서 불과 100마일 떨어진 작고 외딴 지역에서 모의 전투를 벌였다.
이 전투 훈련은 필리핀과 미국의 해군, 공군, 육군을 한데 모은 몇 주간의 발리카탄(Balikatan) 훈련의 일부이며, 호주와 프랑스도 일부 기동에 동참했다.
5월 8일에는 퇴역 군함을 침몰시키고 진격하는 외국군을 격퇴하는 훈련을 하는 '해상 타격'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는 미국과 마닐라가 이 지역에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는 중국에 대항하는 연합 전선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발리카탄은 타갈로그어로 "어깨를 맞대고"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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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미국 합동 해군 훈련은 매년 열리는 행사가 되었다. 그러나 국제관계 전문가인 나는 올해의 훈련이 남중국해의 지역 정치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군함들은 처음으로 필리핀의 영해를 경계 짓는 12마일 경계 밖으로 모험을 감행했다. 이는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중국이 주장하고 "구단선"으로 지정한 영토와 맞닿아 있는 회색 지대로 군사작전을 확장하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처음으로 이제는 폐기된 중거리 핵전력 조약에 따라 금지되었던 유형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과 크루즈 미사일용 고급 이동식 발사대를 배치했다. 게다가 필리핀 해군은 한국에서 건조한 최신형 미사일 호위함을 자랑하고 있다.
남중국해는 오랫동안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과 그 수역의 대부분을 주장하는 중국 사이의 해양 분쟁의 원천이 되어 왔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침공 시 군사적으로 방어하겠다고 약속한 대만의 지위를 둘러싼 긴장 고조로 남중국해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해양 봉쇄
최근의 합동 기동은 남중국해에서의 긴장 상황의 향후 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두 가지 상황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첫째, 필리핀은 점점 더 이 지역에서 중국의 주장에 맞서 단호해지고 있다. 둘째,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지역 동맹 구축에 점점 더 주력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2016-22년) 잠시 중단되었던 미국 군함과 군용기가 다시 필리핀 기지에서 작전을 수행한다.
2023년 초에는 합동 해군 순찰이 재개되었다. 동시에 마닐라는 미군에게 현재 합동작전의 초점이 되고 있는 북부 바타네스 제도의 시설에 전례 없는 접근권을 부여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필리핀에 대한 도전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1951년 필리핀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후 70년 동안 미국 관리들은 필리핀이 주장하는 멀리 떨어진 섬, 환초, 암초 보호를 약속하는 것을 신중하게 피해 왔었다.
2019년 3월에 이르러서야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이 이 조약이 필리핀이 주권을 주장하는 모든 지리적 영역을 포괄한다고 주장했다.
2023년 2월, 마르코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에 개방된 필리핀 내 기지 수를 두 배로 늘렸다. 그해 5월, 양국 정상은 상호방위조약이 "남중국해 어디에서든" 발생하는 무력 공격에 적용된다고 확인했다.
파도를 일으키고, 보트를 흔들다
미국과의 관계가 강화되면서 필리핀은 더욱 전투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 2023년 5월, 필리핀 해안 경비대는 1년 전 중국 해상민병대와 격렬한 대치가 벌어졌던 휘트선 암초 주변에 경계 부표를 설치했다.
3개월 후에는 필리핀 해병대가 분쟁 중인 스카버러 섬 인근에 영구 전초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돌았다. 그리고 11월에는 필리핀 해안경비대 함정이 국군 사령관을 태우고 스카버러 섬에 접근했다가 중국 해상민병대 선박이 후퇴하라고 위협했다.
그 후 2024년 1월, 필리핀은 남중국해당사국행동선언(2002년)의 일부였던 분쟁지역 구조물 건설금지 준수를 깨고, 분쟁 지역의 핵심부에 있는 스카버러 섬 너머의 티투 섬에 전자 감시 장비를 설치했다. 이어 티투섬과 난산섬,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해수 담수화 시설을 설치할 계획을 발표하여 이 고립된 전초기지에 상주 부대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필리핀은 배타적 경제수역 내 탐사 및 채굴 활동을 호위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계속해서 해양권을 주장해 왔다.
인근 팔라완섬에 필리핀 해군 초계함을 배치하고 필리핀 전투기와 미 공군 B-52 중폭격기가 합동 비행을 하는 등 중국에서 도발적으로 볼 수 있는 추가 행동을 감행했다.
필리핀과 미국 관계의 심화로 인해 마닐라는 중국에 대해 다양한 적대적 행동을 취할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더욱 단호해진 필리핀은 결국 미국의 전략을 도울 수 있으며, 이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워싱턴에서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대만에 대한 침공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필리핀의 증가하는 호전성이 중국을 자극하여 더욱 공격적으로 만들고 지역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
필리핀과 미국의 협력 강화로 인해 중국은 남중국해에 군함을 추가 배치하고, 필리핀이 자국 영토로 여기는 티투 섬,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이로쿼이 리프 주변에서 해상 작전을 확대했다.
2024년 3월 초, 중국 조사선 두 척이 남중국해 밖 필리핀 동해안의 자원이 풍부한 벤함 라이즈(Benham Rise, 필리핀 동해상 해양 대륙붕 지역)로 진입했다. 그로부터 몇 주 후, 티투섬 근처의 모래톱을 조사하던 필리핀 해안경비대 경비정은 중국 해안경비대와 해상민병대 선박뿐만 아니라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미사일 호위함에 의해서도 위협을 당했는데, 이 호위함은 처음으로 헬리콥터를 출격시켜 경비정을 감시하도록 했다.
미국은 필리핀과 중국 사이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공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024년 3월 중순 마닐라를 방문했을 때 '우리의 철통같은 방위 공약'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미국의 지원을 확신한 마르코스는 수사를 높였고, '비례적이고 신중하며 합리적인 대응 패키지'를 시행함으로써 중국 측의 모든 문제에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필리핀인들은 양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르코스에 따르면 이러한 접근법은 이제 '미국과 그 지역 동맹국들이 필리핀이 주권과 주권적 권리, 관할권을 보호하고 확보하는 데 필요한 것을 돕기 위해' 제안하고 있기 때문에 실행 가능해졌다.
필리핀이 미국의 지원을 더 확신하게 되면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무모해질 수 있다.
필리핀-미국 동맹의 심화와 이와 관련된 필리핀의 공세는 중국의 추가 확장을 억제하기보다는 사실상 모든 에너지 수입과 수출의 대부분이 통과하는 남중국해에 대한 지속적인 접근에 대한 중국의 불안감만 가중시킬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이 대담해진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계속 대립하는 길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이유가 거의 없다.
중국 입장에서는 대담해진 필리핀이 호주, 일본, 한국, 베트남, 그리고 가장 골치 아픈 대만과 적극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이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든다.
[원문] War games risk stirring up troubled waters as Philippines − emboldened by US − squares up to Beijing at sea
[번역] 참세상 번역팀(일부 기계번역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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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H. 로슨(Fred H. Lawson)은 노스이스턴대학교 명예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