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1970년대로의 회귀: 트럼프와 국제수지

트럼프가 연방대법원에서 패소했다그러자 그는 무엇을 했는가그는 또다시 1970년대의 법률 하나를 끌어냈다이번에는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이 아니라 1974년 제정된 미국 무역법(US Trade Act of 1974)을 근거로 새로운 관세를 부과했다.

1970년대에 제정된 비상 입법을 끝없이 재활용하는 현실만으로도 하나의 글을 쓸 수 있다그 글은 암울한 위기 수사마러라고(Mar-a-Lago)에서 반복되는 미국의 대학살(American carnage)”식 사고방식그리고 새로운 법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구조적 요인 같은 문제들을 다루게 될 것이다.

어쨌든 이 1974년 법은 이른바 제122즉 국제수지 권한(Balance-of-Payments authority)”에 따라 대통령에게 최대 150일 동안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는 듯하다.

나는 지금 책 원고 마감까지 3주를 남겨두고 있다고개를 숙이고 있다집중하려 애쓴다여러 제안을 거절한다그러나 경제역사가 이런 식으로 교차할 때 누가 이를 외면할 수 있겠는가특히 탁월한 브래드 세처(Brad Setser, 현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까지 이 문제에 뛰어들었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가 이 훌륭한 스레드에서 던진 질문은 이것이다미국이 과연 트럼프의 조치를 실제로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의 국제수지 적자를 안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브래드 세처(Brad Setser)
그렇다면 미국은 무역법 제122조의 목적상 국제수지 적자를 안고 있는가? (따라서 15% 관세를 부과할 근거가 있는가?)
흥미로운 질문이다.
1/ 여러 가지
122국제수지 권한
(a) 근본적인 국제지급 문제가 수입 제한을 위한 특별 수입 조치를 요구하는 경우
(1) 크고 심각한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를 다루기 위해,
(2)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임박하고 중대한 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또는
(3) 국제수지 불균형을 시정하는 데 있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기 위해,
대통령은 (의회법에 의해 그 기간이 연장되지 않는 한) 150일을 초과하지 않는 기간 동안 다음을 선포해야 한다.
(A) 이미 부과된 관세가 있을 경우 이에 더해미국으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 15%를 초과하지 않는 종가세 형태의 일시적 수입 할증관세;
(B) 미국으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 할당제 사용을 통한 일시적 제한또는
(C) (A)항에 규정된 일시적 수입 할증관세와 (B)항에 규정된 일시적 제한을 모두 시행하는 조치.

이제 주목할 점이 있다브래드는 제122조를 공격할 수 있는 세 가지 쟁점 가운데 하나를 선택했다그는 국제수지 적자라는 문제를 특히 부각했다그러나 법 조문에는 근본적인 국제지급 문제와 국제수지 불균형이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이 문제는 뒤에서 다시 돌아가겠다.

브래드가 국제수지 적자를 강조한 이유는현대 경제에서 과연 국제수지 적자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자체가 열린 질문이기 때문이다국제수지는 무역수지가 아니다무역수지는 분명 흑자나 적자가 날 수 있다국제수지는 경상수지도 아니다경상수지는 무역수지에 서비스 교역과 투자 소득 흐름을 더한 것이다국제수지는 이 모든 항목을 합친 뒤이를 자본계정의 움직임즉 단기·장기 금융 및 자금 흐름과 서로 맞춘 것이다.

이를 해석하는 한 가지 방식은 자본계정이 경상수지를 조달한다고 말하는 것이다한 국가는 해외에서 차입을 하거나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무역적자를 메운다그러나 이 해석은 논쟁적이다반대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자본계정상의 신용 흐름이 거시경제적 호황과 불황을 촉발하고그 결과 수입을 빨아들이거나” 수출을 밀어내기도” 한다거시경제학의 여러 학파가 바로 이 문제를 둘러싸고 형성되었다.

이 지점에 너무 매달릴 필요는 없다핵심은 국제수지는 정의상 반드시 균형을 이룬다는 점이다그것은 닫힌 회계 체계다. 2+2는 4.

그렇다면 1974년 법이 국제수지 적자를 언급할 때이는 단지 부정확한 표현일 뿐인가일상 언어에서 사람들은 실제로는 경상수지 적자나트럼프의 경우처럼 무역적자를 의미하면서 국제수지 적자라고 말하곤 한다이 법은 단순히 그런 일반적 혼동을 반영한 것인가아니면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가?

역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법은 브레턴우즈 체제하의 고정환율제가 붕괴한 뒤 그 여파를 관리하기 위해 1970년대 초에 작성되고 통과되었다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1971~1973년까지 브레턴우즈 체제 아래에서 유지되던 금-달러 기반 고정환율제에서는미국이 국제수지 적자를 겪고 있다고 의미 있게 말할 수 있었다.

국제수지 적자라고 말한다는 것은회계 항등식에 따라 국제수지가 균형을 이루기는 하지만그것이 공식 준비자산 거래수지”, 즉 달러 준비자산의 대규모 유출에 의존해서만 가능하다는 뜻이었다브레턴우즈 체제에서 달러 준비자산은 금과 동등한 것이었다미국의 준비자산 관리자들은 금을 지급함으로써 국가의 장부를 맞추고 있었다.

필 매그니스(Phil Magness, 미국 독립연구기관인 미국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는 브레턴우즈 시대의 국제수지는 오늘날과 전혀 다른 성격을 지녔기 때문에 1974년 법을 지금 끌어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훌륭한 글을 남겼다.

필 매그니스(Phil Magness)
1974년에 국제수지 적자가 무엇을 의미했는지 설명하겠다.
그것은 고정환율제하에서의 공식 준비자산 거래수지를 가리킨다.
그것은 트럼프가 지금 주장하는 것처럼 무역적자를 의미하지 않는다122조 관세는 불법이다이상(QED).
(미국국제수지, 195071)

브레턴우즈 체제하에서 국제수지 적자라는 개념은 흥미로운 구분을 전제로 했다그것은 (1) 무역과 신용에 관한 민간 부문의 흐름, (2) “군사 지출이나 미국 정부 보조금처럼 냉전기 패권 운영의 일상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부의 흐름그리고 (3) 이를 최종적으로 맞추는 공식 준비자산 이전을 구분했다. 1970년대 초처럼 (3)이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했을 때그때를 국제수지 적자라고 불렀다.

공식 준비자산으로 균형을 맞추는 방식은 편리하며 회계 항등식을 완결해준다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긴장의 원천이기도 하다극단적인 경우 금본위제 아래에서는 준비자산이 고갈될” 수 있고그렇게 되면 브레턴우즈 체제 전체가 의심에 빠진다그래서 당시의 공식 문서들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등장한다.

필 매그니스(Phil Magness)
다음은 1971년 국제수지 문제에 관한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 자료다.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71년까지 거의 매년 국제수지 적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 주목하라이는 브레턴우즈 고정환율제하에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그것은 무역적자가 아니다.
<발췌문>
고정환율제와 태환 통화가 존재하는 세계에서의 정책그러나 의회의 결의안 취지는 결국 추가적인 주의를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큰 국제 통화 구조의 근본적 결함을 지적한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초기부터 거의 매년 국제수지 적자를 기록했다이른바 달러 부족기 동안에도 적자를 기록했는데당시 우리는 그것을 미국의 지급 적자가 아니라 유럽의 국제수지 흑자라고 불렀다. 1957년에는 유동성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소규모 국제수지 흑자를 기록했다이는 1949년 이후 처음이었다. 1958년부터 1965년 중반까지는 이 나라 역사상 가장 안정적인 물가 시기였음에도 우리는 두 가지 주요 정의 모두에 따라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1965년 6월경 시작된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이후에도 우리는 계속 적자를 기록했다다만 그 원인은 이전 적자의 원인과는 달랐다그리고 우리가 다시 물가 안정을 성공적으로 회복하더라도금과 달러 사이의 현행 고정 관계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게 될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가 계속될 가능성이 존재했다.
위기 상황에서 달러를 변동환율로 전환하는 것과는 달리경상수지 태환성으로 전환하는 것은 국제통화기금 협정에 따라 전적으로 합법적이었다.

그리고 왜 국제수지 적자가 발생할 경우 비상 조치를 승인하는 법률이 필요했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나는 1974년 법 제정의 정치적 배경을 충분히 알지 못해 이를 단정할 수는 없다그러나 당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언젠가 브레턴우즈식 체제로 복귀할 가능성까지 상상했을지도 모른다나는 지금 마감에 쫓기고 있으니, 1974년 워싱턴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여유 있는 친구들이 상세히 설명해주기를 기대한다.

매그니스가 지적하듯이,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사용되던 국제수지 적자라는 표현은 철저히 그 시대의 산물이다오늘날과 달리 그것은 거대한 무역적자를 중심에 두지 않았다브레턴우즈 체제의 대부분 기간 동안 미국은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필 매그니스(Phil Magness)
1974년 제122조를 채택했을 당시 국제수지 적자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보여준다이미지는 새뮤얼슨(Samuelson)의 표준 경제학 교과서 1973년판에서 가져왔다.
이는 무역적자와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라실제로 무역수지는 1960년대 대부분 기간 동안 흑자였다.
그림 36-1
달러의 만성적 고평가는 금과 준비자산의 유출을 초래했고국제수지 적자를 급증시켰다. 1950년대 후반의 달러 부족은 1971년까지 달러 과잉으로 전환되었다. 1973년판 이후에는 미국의 달러 부채가 해외에 증가하면서 일부 달러가 태환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는 점에 유의하라균형을 회복하려면 환율 유연성 확대새로운 형태의 국제 유동성 도입 등 중대한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출처미국 상무부미국 공식 결제수지 통계)

따라서 강한 역사주의적 해석은 1974년 법이 오늘날 미국의 상황과는 실제로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부과는 지난번 관세와 마찬가지로 소송을 통해 다퉈야 한다지금은 1970년대가 아니다.

더 나아가바로 이런 문제가 통화주의적 변동환율 옹호자들이를테면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브레턴우즈 체제를 포기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주장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다그리고 실제로 닉슨이 1971년에서 1973년 사이에 그렇게 했다그렇게 하고 국제적 자금 흐름을 포괄적으로 민영화하면준비자산 이동과 국제수지 적자 문제는 사라진다”. 미국이 1970년대 초에 맞닥뜨렸던 종류의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 없게 된다적어도 그들은 그렇게 약속했다.

따라서 트럼프가 지금 들고나온 그 법은 두 시대의 경계선 위에 놓여 있고미끄럽기 짝이 없는 국제수지 적자라는 개념은 그 전환을 표시한다그리고 폐쇄경제에서 개방경제로 이행하는 전환 국면에서는국제수지의 어려움이 대체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도식화되는 일이 드물지 않다.

<“전형적인” 급격한 자본 유출과 GIIPS(그리스이탈리아아일랜드포르투갈스페인유로존 위기 당시 재정·외환 불균형 문제가 심각했던 남유럽 5개국상황의 비교>

다음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급격한 자본 유출을 주제로 한 발표 자료에서 가져온 것이다오른쪽 도표를 보면 폐쇄경제로 시작해 그다음에 개방이 이어진다준비자산이 고갈되는 순간은 조정 충격이 발생하는 구간에서 나타난다이 이야기 전반에 걸쳐 국제수지는 계속 균형을 이룬다그러나 급격한 자본 유출 단계에서는 심한 압박을 받는다.

적자냐 흑자냐 균형이냐가 핵심이 아니다핵심은 압박이다.

오늘날 미국은 그런 상황에 놓여 있지 않다.

게다가 1970년대에도 상황은 빠르게 변했고수사는 현실을 앞질렀다. 1974년 법을 설계한 사람들이 국제수지 적자라는 논리적으로 문제가 많은 개념 외에 두 가지 개념을 추가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을지 모른다그들은 근본적인 국제지급 문제와 국제수지 불균형을 언급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국이 분명 근본적인 국제지급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하고 싶어 할 것이다그 주장에 담긴 문제의식에 동의할 수도 있고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그러나 그들이 무엇을 의미하든그것은 1974년 법이 말하는 근본적인 국제지급 문제와는 어떤 합리적인 의미에서도 일치하지 않는다법의 맥락에서 근본적인 국제지급 문제는 실제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위험을 뜻한다그것은 미국의 문제가 아니다미국은 여전히 지배적인 통화를 발행한다미국은 달러로 대금을 지급한다미국은 달러를 찍어낼” 수 있다우리는 법정화폐 달러 체제에 살고 있다.

그리고 최근까지 국제통화기금에서 미국 다음 서열의 인물이었던 기타 고피나스(Gita Gopinath)가 바로 이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기타 고피나스(Gita Gopinath)
(국제통화기금 모자를 쓰고 말하자면미국은 근본적인 국제지급 문제를 안고 있지 않다.

쿠바는 근본적인 국제지급 문제를 안고 있다미국은 그렇지 않다.

마가(MAGA)의 과열된 상상 속에서는 미국이 당장이라도 제3세계로 전락할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실제로 미국은 쿠바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고마가의 악몽 속에서는 언젠가 미국도 비슷한 처지를 겪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현실이 아니다.

그렇다면 적자를 정의하기도 까다롭고 지급 문제를 거론하는 것도 무리라면, “국제수지 불균형은 어떤가?

앞으로 소송이 벌어진다면 트럼프 진영에 조언하는 입장에서는 분명 이 경로를 택할 것이다국제수지가 불균형 상태에 있다고 주장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브래드 세처도 아마 이런 방식으로 논지를 전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브래드 세처(Brad Setser)
국제수지 적자의 한 가지 의미는 금융 유입을 초과하는 경상수지 적자따라서 준비자산의 감소를 뜻한다이는 신흥경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일반적으로 변동환율제를 채택한 선진경제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브래드 세처(Brad Setser)
또 다른 의미는 금융 유입으로 충당되더라도 그 경상수지 적자가 대외채권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를 가리킨다그리고 미국은 분명 상당한 규모의 경상수지 적자를 안고 있다이는 1970년대 닉슨 쇼크 당시보다 훨씬 크다.
(그래프)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그가 적자에서 불균형으로 논점을 옮긴다면그의 주장은 반박하기 어려울 것이다이 표현 역시 1974년 법에 등장한다.

그러나 우리가 국제수지가 불균형 상태에 있다고 인정한다면다음 질문은 왜 그런가 하는 문제다미국의 적자가 정말로 국제적인” 문제인가아니면 그것은 국내 경제의 균형 문제인가여기서 미국 재무부에서 40년을 보낸 마크 소벨(Mark Sobel)이 등장해 이 점을 지적한다.

마크 소벨(Mark Sobel)
국제수지는 정의상 항상 균형을 이룬다그러나 우리의 경상수지 적자가 크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그것이 근본적인 국제적’ 지급 문제인가?
중국유럽연합독일은 세계적 불균형에 기여한다.
그러나 CA = S − I(경상수지 저축 − 투자)라면우리의 재정적자가 큰 원인이다그것은 국제 문제가 아니라 국내 문제다.

이 논쟁은 지켜보기에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그리고 나는 미국의 위기 담론에서 1970년대가 반복적으로어쩌면 끝없이 소환되는 현상을 더 깊이 분석하는 일이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올봄이 지나기 전에 그 문제를 다뤄보겠다.

[출처Chartbook 434 Back to the 1970s (again) - Trump and the balance of payments.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애덤 투즈(Adam Tooze)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이며 경제, 지정학 및 역사에 관한 차트북을 발행하고 있다. ⟪붕괴(Crashed)⟫, ⟪대격변(The Deluge)⟫, ⟪셧다운(Shutdown)⟫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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