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인권] 공공의 권력
1> 20살 이후로 공권력을 미더워해 본 적이 없다. 그것은 이론보다 앞서는 본능적인 불신이었다. 그리고 나는 신도시 건설을 위해 쓸만했던 모든 것이 철거되고 있는 화성에 살고 있다. 화성은 연쇄 살인의 기억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살인의 추억’처럼. 요즘처럼 비가 낮게 내리고 어제까지 있었던 동네 초입의 공장이 이리 저리 허물어진 건물의 잔해만으로 뒹굴고 있을 때 늦은 밤의 귀가는 을씨년스럽다. 국가의 공권력이 데모 진압에 혈안이 되어 촌 동네 여자들이 당하는 무참한 폭력에는 무방비 상태였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영화가 개봉되어서 일까… 2> 선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학생이 있었다. 대부분의 성범죄가 그렇듯이 증거는 없었지만 정황은 사실인 듯했다. 아동상담전문가, 변호사, 여성단체 활동가, 의사들이 여러차례 그 학생의 말을 들었다. 그리고 피해사실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선후배들도 증인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경찰에서 수사 중이던 이 사건은 어느 날 난데없이 검찰로 넘어갔고, 검찰은 선생에게 사건을 은폐할 수 있는 인신의 자유와 시간을 보장해 주었다. 여학생은 증인으로 나서 주겠다는 선후배들을 만날 수 없었고, 검사는 거짓말하지 말라며 여학생을 모욕했다. 검사 앞에서만 진술했던 여학생의 사생활은 다니던 학교에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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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5 1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