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사가 죽어가고 있다
“이제 나이 38, 누가 보아도 건강한 운동 마니아에 항상 밝았던 동료가 어느 날 초점 없는 눈으로 죽음을 얘기했다. 숨조차 쉴 수 없노라며 겪어보지 못한 네가 무엇을 알겠냐고 했다. 전동차 운전대에서 잠시 긴장을 늦추면 한 손으로 출입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하는 자신이 두려워서 두 손을 꼭 맞잡고 운전대를 잡는다고 고백했다. 처자식이 웃고 있는 거실을 바라보며 몇 번이고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는 자신을 공포스럽게 인식한다고, 그 공포를 이기기 위해 운동을 하며 몸을 혹사시키고 그 힘으로 잠을 청하며 지내왔지만 이제는 한계라며 곧 죽을 듯이 말했다.” 지난 4월말 도시철도 개화산 승무지부 정모 기관사가 심한 호흡곤란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다 병가에 들어갔다. 이유 없이 불안이 극도로 심해지며 숨이 막히거나 심장이 두근대고 죽을 것만 같은 극단적인 긴장을 보이는 상태에서, 죽거나 미치거나 자제력을 잃을 것 같은 공포감이 동반될 수 있다는 공황장애. 병명도 생소한 공황장애를 혼자 앓고 있었던 것이다. 2003년 서민권 기관사를 시작으로 임채수 기관사가 공황장애 증상에 시달리다 사망했고, 10여 명의 기관사가 열차운행 업무를 중단해야 했지만 기관사들에게 공황장애는 너무나 생소했다. 주변에 차만
노동
최하은 기자
2004.07.01 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