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누리통일누리] 이 모습 그대로 평화! 있는 것 그대로 진실! – 제주 강정마을 이야기
태풍 모라꼿이 올라오고 있었다. 안그래도 장마전선 때문에 한라산은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다. (제주의 풍광에 익숙하지 않은 동행들은 구름 속에 반쯤 숨은 산을 보면서도 산이 어디 있느냐 물었다)
그러나 8월 7일, 서귀포 강정마을에는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생명평화 강정마을’ 노란 깃발이 펄럭이고 담벼락엔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는, 대추리를 닮았고, 무건리를 닮은 그리고, 바다를 가진 마을이다.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중덕 바다로 내려갔다. 파도가 높다. 앞에 범섬이 보인다. 그래 범섬. 그옆에 문섬, 또 그 옆에 섭섬. 서귀포 칠십리 절벽해안을 따라 있는 이 섬들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지역이자,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연산호 등 저서생물이 군락을 이루는 곳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막지 않으면’ 매립되어 사라지거나 오염될 천연의 광경을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27일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국방부·국토해양부와 <제주해군기지건설 관련 기본협약서>를 체결했다. 국방부는 내년 사업추진예산을 981억원으로 편성하고 올해까지 토지 보상, 공유수면 매립 등을 마무리,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16년전, 해군이 처음 제주해군기지 신규 소요를 제기할 당시 명분은 “한반도 남방해역과 해상교통로에 대한 효율적인 감시와 보호활동 수행”이었다. 그러나 남방해역 관리, 해양수송로 보호 명분은 제주해군기지를 근거지로 한 호송단대를 출항시키는 것보다 우회항로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해군 스스로 밝혀 거짓말인게 밝혀졌다. 제주 해군기지는 미국의 지역내 해양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작전에 동원되고,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작전에 편입될 우려만을 줄 뿐이다.
이런 와중에 대양해군 표방하며 대형 함정/잠수함 보유에 나선 해군을 위해 더 큰 부두 항구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나온다. 큰 차를 사니 주차장을 넓히라는 것이다. (2009.7.3 국방일보 시론) 앞뒤가 바뀌고, 본말이 전도된 상황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애초 주민들의 삶과 생존권에 직결된 현안을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하다보니 생긴 일이다. 김태환 지사는 애초에 “주민 동의 없이는 안한다”고 했었다. 김태환 제주도지사 주민소환이 괜히 벌어진 일이 아닌 이유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제주 해군기지 건 외에도,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제주영리병원 설립, 내국인 관광객 카지노 허가 등에서 일방적인 사업 추진으로 제주도민들의 반발을 샀다. 거기다 2006년 통과된 제주특별자치도 법은 도지사가 시장을 직접 임명할 수 있도록 해 김태환 도지사의 독선이 견제되지 못했다.
중덕 바다와 강정 포구까지 둘러보고, 강정마을회관으로 갔다가 다행히 만날 수 있었던 강정마을회 강동균 회장은 “가는 곳마다 주민들을 분열시키는 것이 국책사업인가?”라고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