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은 아픈 와중에도 계속 일했다. 돈도 벌어야 하고, 아프다고 집에서 쉬기만 하는 것도 고역이었다. 다만 선택의 폭은 좁았다. 경력 단절 후 재취업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더군다나 아파서 뛰쳐나오게 된 반도체 회사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병가와 연차 사용이 자유로운 곳이었다면 유선이 병원 진료 때문에 정직원을 포기해야만 했을까? 아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발적 퇴사는 회사로부터의 해고와 모호한 경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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