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멈추지 않는 출혈로 점차 의식이 혼미해져간 그를 즉각 후송하기는커녕 10분 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경찰은 “더럽고 냄새가 나는 데다가” 피를 많이 흘려 순찰차의 시트에 깔 비닐을 찾는 데에 시간을 허비했고,
가뜩이나 사회로부터 격리되고 고립돼 있는 노숙인들은, 숭례문 화재사건의 본질은 흐려진 채 이의 책임 전가로 \'범죄 집단\'으로까지 지목되자 탈 노숙의 희망 대신 다시 한 번 좌절감에 빠지게 됐다.
대학교에서 활동하다가, 학생회관 화재로 동료들을 잃고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다가, ‘가장 밑바닥부터 활동하겠다’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 노숙인운동을 해온 문헌준 대표가 감옥에 갇히고 말았다.
남대문 쪽방 화재 사망자 추모제
밤이 두려운 것은 어린아이만이 아니다. 50평생의 끝자리에서 잠자리를 걱정하며 석촌공원 긴 의자에 맥 없이 앉으니 만감의 상념이 눈앞에서 춤을 춘다. 깡소주를 벗삼아 물 마시듯 벌컥대고 수치심 잃어버린 육신을 아무데나 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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