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투쟁기에 안중근은 10여년 전 개화파 친일세력이었던 아버지와 자신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수탈에 못 이겨 일어난 동학농민군을 때려잡는 관군 안중근은 어떻게 민중과 화해했는지 우리가 배운 역사는 아무 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안중근이 브라우닝 권총에 장전한 꿈이 억조창생의 왕조 복원이었는지, 조선 민중 전체의 해방이었는지 가르치지 않았다. 이 혼돈의 역사가 친일, 친독재 세력에게 안중근 숭모의 밑거름을 제공했다.
우석훈이 쓴 ‘88만원 세대’는 지나치게 청년들에게 쏠려있다. 40대, 50대, 60대 서비스 노동자들은 “88만원이라도 받아봤으면 좋겠다”고 반문한다. 절망의 끝에서 사람들은 극단으로 내몰린다. 중견 배우 이문식이 나온 ‘마을금고 연쇄 습격사건’이 되풀이되고 있다.
헨리 키신저(85)가 왔다. 조선일보가 21-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여는 ‘제2회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에 참석차 방한했다. 그의 입으로 1951년에 첫 방문했다 했으니 반세기 넘게 이 땅을 드나든 셈이다.
태평로 2가에 늘어선 삼성생명빌딩, 삼성본관, 태평로빌딩, 신한은행사옥은 숭례문과 함께 찍혀 외국의 관광안내 책에 단골 모델이 된 지 오래다.
14일엔 노무현 정권이 임명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산자부장관, 석유공사, 가스공사 사장이 나란히 서울 강남의 리츠칼튼 호텔에 모였다. 이 정신 나간 위인들은 ‘자원개발사업 기본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 내년부터 10년간 총 20조원의 국민연금을 해외 유전이나 가스광구에 쏟아 붇겠다는 거다.
마라도는 120년 전까지 금도(禁島)였다. 유배지 제주도에서도 또 유배당한 사람이 화전을 일구다 죽어간 곳이다. 1883년 이 섬에 처음 뛰어들어 정착한 이는 김성오라는 10대 소녀였다. 제주 대정읍에서 살던 김 할머니는 무덤으로 쓸 땅 한 평 없이 죽은 아버지를 풍장(風葬)으로 보낸 뒤 어린 두 아우와 아버지의 뼈 항아리를 들고 원시림이 무성한 마라도에 들어가 정착했다. 불을 질러 서 마지기 남짓 화전을 일구는 동안 어린 동생들은 야생 고구마로 허기를 달랬다. 김 할머니는 이 섬을 한번도 떠난 적 없이 아흔 넘게 장수했다. 마라도에는 아직도 김 할머니가 퍼뜨린 김해 김씨가 100여명에 이른다. 마라도는 천연기념물 제423호다. 이 섬에 도시의 맹렬 땅 투기꾼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건 이 나라가 ‘3저 호황’에 취해있던 80년대부터다. 노무현 정부가 제주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키자 이 섬엔 외국인들의 땅 투기가 급증했다. 급기야 GS25가 11월 26일 이 섬에 편의점을 열었다. 이제 이 섬에서도 24시간 현금출금기 앞에서 카드만 넣으면 돈을 찾을 수 있다. 지난 17일 정동영 대통령 후보는 제주선대위 출범식에서 “지도를 거꾸로 보면 제주는 한반도의 입구고 마라도는 선구적인 섬”이라며 제주특별자치도를
중앙일보 사설은 “철도를 세우고 화물수송을 막는 것은 국가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썼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없애고, 노동법에서 파업이란 단어를 빼라는 게 더 솔직하다.
이 정도면 선의든 악의든 기획 폭로인 건 명백하다. 나는 한겨레가 광고와 엿 바꿔 먹으려고 삼성과 거래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양자가 내밀하게 의견 조율한 건 맞다. 문제는 기획 폭로에도 불구하고 한겨레를 뺀 어떤 신문도 지난달 30일 이 사실을 1면에 싣지 않은 점이다.
사대부의 청빈철학이 지배했던 조선조 중기 중산층 개념 역시 재산보다는 문화와 정신 쪽에 방점을 찍었다. 중종 때 판서를 지낸 김정국은 돈만 생각하는 한 친구에게 부친 편지에서 당시 중산층이 갖출 조건을 아래와 같이 적었다.
세르비아 출신 밀레바 마리치는 태어나면서부터 고관절 탈골로 평생 장애로 살았다. 16년간 사랑한 한 남자의 부와 명성을 위해 그림자처럼 살아야 했던 그녀에게 명석한 수학적 재능은 독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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