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저 말 못하는 것들에게 왜 이리 미안한가 ‘한반도 운하는 대재앙이다’ 플래카드 따라가는 나는 왜 자꾸 고개가 떨궈지는가 제 것이라 주장할 법적 소유권도 등기도 없이 빼앗고 죽이고 갈아 뭉개도 선언문 한줄은커녕 아프다 말 한 마디 못하는 저 순한 산하 앞에서 나는 왜 자꾸 무릎이 꺾이는가
우리들의 아름다운 달래강! 다만 오늘도 변함없이 의연하다. 경부운하라는 저 거대한 공룡이 아무리 으르렁거려도, 그 정도의 엄포와 위협이면 짐짓 겁을 먹을 만도 하건마는 좀체 까딱도 하지 않는다. 만약 경부운하가 만들어지게 된다면 가장 참혹한 피해를 입게 될지도 모른다고 잔뜩 겁을 줘도, 우리들의 달래강은 그저 해맑고 명랑하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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