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오름] [자유발언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징역살이
‘선생님. 나중에 나가면 꼭 찾아뵐께요’ ‘음…’ 2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는 녀석을 두고 무슨 말을 할지 몰라 망설이는데, 녀석이 말을 이었다. ‘혹시라도 먼 훗날에라도 선생님께 피해주는 사람 절대 안되겠습니다.’ 무슨 말이었을까. 괜시리 미안해졌다. 내 망설이는 표정에서 녀석은 무엇을 읽었던 것일까. 일어나서 한번 안아주고 등을 도닥였다. 상철이를 처음 본 게 벌써 6개월 전이었다. 공중보건의사로 천안소년교도소 의무과에서 처음 일하던 날, 녀석과 인사를 했었지. 첫 출근날, 잔뜩 긴장하고 있던 내게 커피를 가져다 주며 웃어주던 얼굴이 아직도 기억에 난다. 도대체 저 아이가 저 20살의 나이에 무슨 죄로 여기에 왔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차마 물어보지 못했었다. 몇주가 지나 알게된 상철이의 죄목은 병역거부였다. 상철이는 속 깊은 아이였다. 언제였던가. 거의 매주 허리가 아프다며 의무과에 와 가까이 지내던 한 아이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신이 원하는 약을 주지 않는다며 협박을 하던 날이 있었다. 낮은 목소리로 욕을 하며 위협을 하던 녀석을 교도관들이 뒤늦게 말리긴 했지만, 그 날 오후 내내 마음이 복잡했다. 사람을 아낀다는 거 혹은 누군가를 배려한다는 게 이 곳에서는 참 어려운 일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