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 [이명원의 문학이야기]풍선에 대한 명상
이명원/문학평론가ㆍ<비평과전망> 편집위원 “관념상의 과격성이라는 것은 그것 자체가 무엇을 산출한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로는 극히 흔해 빠진 것을 전혀 실현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문학비평가 가라타니 고진이 한 말이다. 극히 흔해빠진 일상적 삶도 바꾸지 못하면서, 상상력의 고무풍선을 한없이 날려버리는 지식인의 폐단을 지적한 말로 볼 수 있다. 아무리 인간이 꿈꾸기에 능한 동물이라지만, 그 꿈이란 것도 현실과의 ‘속도조절’을 생각하지 않으면 환상으로 전락한다. 물론 이 말이 꿈꾼다는 행위 자체를 무의미한 것으로 격하시키는 진술은 아니다. 꿈꾼다는 행위를 통해서, 인간은 그 꿈과 비교하여 낮은 곳에 있는 현실을 들어올린다. 꿈과 현실을 최대한 근접시키려는 노력을 위해서라도 꿈꾸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다만, 그 꿈의 실천은 가장 낮은 곳으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문학의 출발점을 이루는 상상력이란 고무풍선과도 같은 것이어서, 한없이 지상으로부터 날아오르기를 욕망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보는 것과 달리, 너무 높이 나는 고무풍선은 결국 터져 버린다. 문학이란 끈 달린 고무풍선과도 같다. 비유컨대 작가란 땅 위에 서서, 자꾸자꾸 날아가려 하는 고무풍선의 끈을 잡고 있는 자인 셈이다. 고무풍선은 상상력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