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일 만이다.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이었다. 살인적인 폭염과 혹한을 견디며 불탄 공장 위를 지켜온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박정혜 씨가 1년 8개월 만에 땅을 밟았다. 박정혜 씨와 동료 해고노동자들은 “우리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이제 땅에서 더 치열하게, 더 넓게” 고용 승계를 향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마음을 모았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한국니토옵티칼, 일본 니토덴코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다. 사측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4호를 위반해 '지배·개입 및 단체교섭 거부'를 했다는 이유다. 금속노조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벌어진 일은 명확한 부당노동행위"로, "외국인 투자 자본은 뿌리 깊은 노조 혐오에 기인해 한국옵티칼을 정리하고, 니토옵티칼에서 ‘민주노조 없는 사업 계속’을 영위하고 있다"면서 "관련 판례가 있는 만큼 당국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용자 불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빌딩 앞, 30m 높이 CCTV 철탑에 올랐던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이 마침내 "이겨서 땅을 밟았다". 올해 3월 15일, "조선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과 노동자 손해배상 보복조치 철회, 노조법 2·3조 개정" 등을 요구하며 고공에 오른지 97일 만이다.
고공농성 노동자들에 연대하는 '굴뚝신문'이 21일, 10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온다. 이번 굴뚝신문 4호에는 "하늘 감옥에 갇힌" 노동자들의 절실한 이야기와 비정규직, 특수고용, 플랫폼 등 노동법과 사회적 안전망 밖으로 내몰린 노동자들의 현실이 담겨 있다.
박정혜와 고진수·김형수가 아직 고공에 있다. 광장의 힘으로 윤석열을 파면하고 조기 대선이 시작되었지만, 함께 싸운 노동자들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노동자와 시민들은 "이를 해결하는 것이 정치여야 한다"면서 대선 후보와 정당의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한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 집단 해고 사건에 대한 한국 NCP(기업책임경영 국내연락사무소)의 1차 평가를 앞두고, 다국적 기업의 책임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당사자 간 대화 주선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국회의원 29명의 의견서가 제출됐다. 그간 국내외 노동계와 시민사회, 정치권 등에서 '소극적 행보'로 비판과 개혁 요구를 받아왔던 한국NCP가 쇄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불탄 공장 위에서 해를 넘긴 두 해고노동자의 곁으로 다시 한 번 희망버스가 달린다.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 공장 옥상에 오른 박정혜·소현숙 두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472일째(23일 기준)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500일이 되기 전에, 고공에도 봄을" 맞이하자며 마음을 모은다. 오는 26일, 전국 곳곳에서 '고용승계로 가는 옵티칼 희망버스'를 타고 고공농성장을 향한다.
윤석열이 파면되고 드디어 "방을 뺐다". 어둡고 시린 겨울 광장을 지킨 이들은 "끝이 아닌 시작"을 가늠한다. 광장 안과 밖, 선을 넘고 연결하며 투쟁하는 이들의 곁을 밝힌 '말벌 시민'들은 오늘도 고공에 오른 노동자들과 함께, 평등을 외치는 시민들과 함께 '연대'하고 '투쟁'하는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꿀벌'을 지키려 분주히 내달리는 '말벌 아저씨'처럼, 투쟁하는 이들의 곁으로 달려와 '동지'가 된 세 명의 '말벌 동지'와 함께, 12·3 비상계엄 후 광장의 시간을 돌아봤다. 사회대개혁을 위한 과제와 조기 대선 국면에 대한 고민들도 함께 나누었다.
458일째 불타버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 56일째 명동역 세종호텔 앞 지하차도 위 교통시설물에, 26일째 한화오션 본사 앞 교통감시카메라 철탑에, 박정혜와 소현숙, 고진수, 김형수 네 명의 노동자가 올라 있다. 노동자·시민들은 윤석열 파면 이후 광장이 요구하는 사회대개혁의 시작은 이들 "고공에 오른 노동자가 이겨서 땅을 밟는 것"이라며 조기 대선에 뛰어든 후보들과 정당들에 고공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불탄 공장 마당은 새로운 '광장'이 되었다. 박정혜·소현숙 두 해고노동자의 곁으로 색색의 응원봉과 깃발들이 모여 어둠을 밝혔다. 논바이너리, 직장인, 여성, 청년, 해고노동자, 그리고 또 다른 무엇인 많은 시민들이 지역 곳곳에서 구미 공장으로 모였다. "우리가 빛이 될게, 함께 이겨 땅을 딛자"고 연대의 '희망텐트'에서 한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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