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금비] [르포]채권추심직 노동자의 하루
누군들 남이 싫어하는 일을 하고플까마는, 가게가 문을 닫고 공장이 망했다거나 카드 돌려막기에 실패했다거나, 그도 아니면 연대보증을 섰다가 하루아침에 빚쟁이로 몰린 수백만 ‘과중채무자’들이 떠안은 크나 큰 빚을 어떻게든 받아내야 먹고 사는 또 다른 고달픈 노동자들이 있다. IMF를 거치면서 크게 늘어 난 ‘00금융’ ‘00신용정보’, ‘00자산관리’ ‘00캐피탈’ ‘00크레디트’ 등 여러 이름의 채권추심회사 노동자들이 그 주인공이다. 한 때 채무자를 상대로 욕설은 물론, 협박, 감금 등 불법적 방법으로 돈을 받아내는 ‘폭력배’와 동일시 된 뒤부터, 채권추심직 노동자들은 여전한 주위의 편견 때문에 지금도 회사 이름을 떳떳이 드러내지 못한 채 살아간다. 거의 모든 노동자들이 가입되어 있는 4대 보험으로부터도 소외 받고, 고정급 조차 한 푼 없이, 오로지 채무자를 독촉해 돈을 받아낸 데 따른 실적수당으로 한 달을 살아야 하는 ‘목멘 인생’, 목 안 잘리고 붙어 있는 것을 다행이라 위로하며 혹독한 업무환경을 참고 살아야 하는 ‘계약 인생’의 속내를 어디 가서 하소연 할 수 있을까. 봄을 시샘하듯 전국에 폭설이 내려 길이 질척거리는 지난 2월 8일, 서울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만난 30대 중반의
박승희 | 자유기고가
2006.03.03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