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의 주간지 사회화와 노동] 2007년 남북정상회담, 민족통일에서 경제통합으로?
햇볕정책을 주창한 김대중 정부는 ‘통일’ 담론을 ‘경제통합’ 담론으로 변형했다. 김대중 정부는 평화공존과 경제통합을 ‘사실상의 통일’로 규정하고 장기적인 경제통합 시나리오를 개발했다. 한국의 구상은 남측의 자본주의적 사회경제 질서의 확장을 분명하게 지지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전략은 평화공존이라기보다는, 그러한 외피를 통하여 ‘2국가 1체제’와 같이 사실상의 (흡수)통일의 효과를 획득하고자 하는 시도로서 이해될 수 있다. 또한 김대중 정부는 이러한 방안이 북한의 붕괴에 따른 단시간 내의 흡수통일이 수반하는 ‘불필요한’ 경제적, 정치적 비용을 절약한다며 보수층의 지지를 얻어내고자 했다. 남한 정부가 주장하는 국가연합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노무현 정부의 전략은 본질적으로 김대중 정부의 확장판이다. 한반도 핵 위기와 동북아시아 평화와 같은 의제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정책적 의지와 6자회담의 틀이 규정할 수밖에 없으므로, 한국이 독자적으로 운신할 수 있는 폭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남한 정부가 어느 정도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경제협력과 대북지원이다. 이러한 조건은 남북 경제공동체 건설을 강조한 노무현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현재 남북 경제협력 사업은 1단계로 북한을 남한 경제의 ‘후배지’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북한경제의 통합 과정을 통해 세계경제체제로의 편입을 유도하겠다는 장기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 남한의 여러 기관들은 이러한 전망이 북한이 선택해야 할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북한이 점점 더 대외 의존적인 경제구조로 바뀌고 있고, 남한과 국제경제기구의 지원 없이 버틸 수 없는 상태로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 경제의 해체와 퇴화냐, 신자유주의 개혁이냐는 양자택일의 강요는 민중에게 재앙을 의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