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병

⑤ 아들은 제가 계속 살아갈 힘을 주는 사람이에요

⑤ 아들은 제가 계속 살아갈 힘을 주는 사람이에요

원인이 뭐였냐고요? 결국 제가 임신한 아홉 달 동안 그곳에서 화학물질 냄새를 계속 맡았던 것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때는 몰랐어요.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수십 년이 지난 뒤였죠. 아이가 태어났을 때 의사들은 그저 인큐베이터에 있어야 한다고만 했어요. 그 당시에는 아이 상태에 대해 저에게 특별히 설명해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었고요. 그런데 아이가 자라면서 저는 뭔가 다르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어요. 발달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단계들을 따라가지 못했던 거죠.

④ 좋아했던 회사에서 암을 얻어 떠난 남편

④ 좋아했던 회사에서 암을 얻어 떠난 남편

남편은 해군에 있었어요. 제대한 뒤에 남편의 매부가 IBM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고객지원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었죠. 그때 마침 제 오빠가 큰 사고를 당했어요. 남편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IBM에 채용됐지만, 저희는 북부 캘리포니아에 있어야 하는 사정을 회사에 설명했죠. 그래서 IBM에서 산호세 지사 면접을 볼 수 있도록 주선해줬고, 남편은 그곳에서 고객지원 엔지니어로 채용됐어요. 1974년 5월의 일이었어요. 남편은 타자기를 수리하는 일을 맡으면서 IBM에서 일하기 시작했죠.

③ 아트 로드리게즈: 당신만이 이 일을 멈출 수 있어요

③ 아트 로드리게즈: 당신만이 이 일을 멈출 수 있어요

결국 다 돈 때문이에요.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독이 되는 부산물이 나오든 말든, 어떻게든 돈만 벌면 되는 거죠. 회사는 돈을 벌고, 화학물질은 갖다 버리고, 떠나버려요. 그리고 그 화학물질을 버리는 사람들은 누구냐고요? 회사가 돈을 주고 그 일을 시키는 노동자들이에요. 사람들은 그저 일해서 생계를 꾸리고 싶을 뿐이에요.

② IBM에서 죽은 동료들의 스크랩북을 만들다

② IBM에서 죽은 동료들의 스크랩북을 만들다

“저는 정말 이런 일을 계속하는 기업들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미 여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걸 그들도 알고 있을 거잖아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에요. 그런데 이제는 저쪽에서 또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뭐라도 하세요. 멈추세요. 죄 없는 사람들을 병들게 하고 죽이고 있잖아요. 양심이라는 게 없나요?”

① 실리콘밸리 IBM 노동자와 피해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① 실리콘밸리 IBM 노동자와 피해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에서는 연일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에 대한 기사가 쏟아진다. 한국 사회가 AI와 반도체를 미래 산업으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누가 봐도 자명하다. 우리는 다음의 질문들에 먼저 답해야만 한다. 첨단산업의 위험은 누구에게 전가되는가. 이 질문들은 수십 년 전 미국 IBM 클린룸에서 암을 진단받은 노동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제기되었다.

[클린룸 밖의 사람들: 화학물질 공급 담당자 이승민 이야기] ② 일하는 도구로 취급되는 협력업체

[클린룸 밖의 사람들: 화학물질 공급 담당자 이승민 이야기] ② 일하는 도구로 취급되는 협력업체

“몇 달 전부터 갑자기 맨날 밥 먹던 곳인데 ‘내가 여기 왜 있지?’ 막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 퇴식구를 못 찾았대요. 그래서 ‘나 왜 이러냐’ 하면서 속도 안 좋고 그래서 밖으로 나왔는데 누구한테 전화를 해야겠다 했는데 전화번호, 그 사람 이름도 생각이 안 나고.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서 저희가 처음에는 신경과를 갔는데 스트레스가 심하다 하고. 뇌혈류 검사나 이런 검사가 정상이어가지고. 근데 종양은 CT나 MRI에서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클린룸 밖의 사람들: 화학물질 공급 담당자 이승민 이야기] ① 좋아하는 만큼 우는 거야

[클린룸 밖의 사람들: 화학물질 공급 담당자 이승민 이야기] ① 좋아하는 만큼 우는 거야

고 이승민 님(가명)은 삼성 1차 하청업체에서 화학물질 공급 업무를 하다 2025년 7월 뇌종양으로 돌아가셨다. 그의 배우자인 김연주 님의 이야기를 통해, 고인의 일과 삶을 돌아본다. 연주 님 본인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오퍼레이터로 오랫동안 근무하셨기에 노동자이면서 피해자 유족이기도 하다.

[클린룸을 오가는 사람들: 가스감지기 작업자 임한결 이야기] ② 사진 보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문 열고 들어올 것 같아

[클린룸을 오가는 사람들: 가스감지기 작업자 임한결 이야기] ② 사진 보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문 열고 들어올 것 같아

유가족이 한평생 짊어지고 살아가는 죄책감은, 그 위험을 제때 밝혀내고 알리지 못한 사회, 위험을 방치한 채 누군가가 그 일을 계속 수행하도록 내버려둔 사회가 함께 나눠가져야 할 책임이다. 이 글은, 유가족 개인에게만 지워져 있던 그 무거운 책임을 사회로 되돌려 놓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클린룸 안의 사람들: 엔지니어 윤성원 이야기] ③ 회사 게시판에 판결 자료를 올리고 싶어요

[클린룸 안의 사람들: 엔지니어 윤성원 이야기] ③ 회사 게시판에 판결 자료를 올리고 싶어요

성원은 의사들이 업무상 질병 판정을 내리는 판정 제도의 문제점을 감각적으로 알고 있었다. 의사라는 정체성을 우선으로 가진 판정위원들은 희귀병이라 연관성을 입증할 자료가 존재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답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이 없다’고 답한다는 점을. 담당 의사의 “전혀 관계 없으세요”라는 말, 판정서의 “크롬친화세포종의 원인 물질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직업적 요인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라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불가지의 문제가 어떻게 관계가 없다는 확신으로 이어져 사회 보장에 대한 거부의 근거로 작용하는가?

반도체가 아니라 사람, 생태, 공동체의 미래를 찾자

반도체가 아니라 사람, 생태, 공동체의 미래를 찾자

반도체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에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에 반도체 노동자들과 지역, 국가는 외면하기 힘든 주제다. 국가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발의 된 반도체 특별법이 노동자, 지역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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