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AS기사 최종범 열사가 사망한 지 33일 동안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가운데 유가족과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 60여명이 3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가 임금의 일종인 상여금을 매월 월급날에 AS기사에게 지급하지 않고 나중에 주거나, 상여금 지급 기준도 없어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측이 상여금 적립(공제) 명목으로 AS기사의 월급을 줄여 신고하는 것으로 보여 4대 보험료를 비롯해 각종 세금 탈세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위장도급’ 논란 중인 삼성전자서비스가 25일부터 전국 각 센터 협력사 AS기사들을 상대로 ‘근무여건 실태조사’를 시작했지만 비판이 만만치 않다.
23일 낮 12시부터 울산, 양산, 창원 등 남부권 AS기사들이 연이어 항의 집회를 열고, 오후 7시 경북 경주센터에서도 집회가 열린다. 또한 같은 날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 앞에서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 대책위원회(열사 대책위)와 금속노조가 삼성에 노사 교섭을 요구했다. 노사 교섭을 통해 3주 째 지연되고 있는 최종범 열사 장례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최종범 열사의 부인 이 모 씨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삼성 측에 “누구보다 열심히 일만 했던 별이 아빠가 편히 갈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앞에서 노동계 열사의 이름이 하나하나 불렸다. 충남지역 노동계는 13일 저녁 6시30분 삼성전자서비스 천안 두정센터(천안센터)에 모여 전태일 열사와 세원테크 이해남 이현중 열사, 그리고 ‘전태일일 순 없지만 전태일처럼’ 살고자 했던 삼성전자서비스 기사 최종범 열사를 추모하는 자리를 가졌다. 노동자들은 추모제의 마지막 순서로 ‘노동해방’ 글자에 촛불을 붙이며 어깨를 걸고, 쉽사리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그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전 전태일님처럼 그러진 못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의 유족들이 삼성의 답변이 있을 때 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종범 열사의 둘째 형인 최종호(36)씨는 “(최종범 열사는) 동생과 같은 처지 또는 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방적으로 희생만 강요당하는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이라며 “(삼성은) 본질을 왜곡시키지 말고, 언론에 동생의 죽음을 더 이상 모욕하는 행위를 그만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최종범 열사 장례식장 입구 한 편이 시끌벅적하다. 삼삼오오 모인 삼성전자서비스 하청노동자 A/S기사들은 담배 한 대 피는 짧은 시간에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진상 고객’과 ‘진상 사장’에 관한 경험에 대해 서로 할 말이 많았다.
노조가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협력사 사장 이 모 씨는 VOC(고객 크레임) 관련 처리로 최 씨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모욕적인 대우를 했다. 4분여에 이르는 통화 시간동안 이 씨는 최 씨에게 ‘임마’ ‘새끼야’ 등을 퍼부었고, 불만을 접수한 고객에 대해서도 ‘고객을 잡으려면 개 같이 잡아버리던지’, ‘칼로 찔러서 죽여버리던지’ 등 막말을 일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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