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의 뜻을 전하겠다는 국회의원 300명. 300명 안에 들겠다고 나선 사람들의 현수막과 포스터를 보니 슬로건과 학력만 보인다. 죄다 서울 명문대, 해외 유명대 출신이다. 그만큼 한국에선 학력이 신분이다.
대학입시거부, 탈가정 청소년, 내가 했던 선택들이 별로 대수롭지 않길 바란다.내가 했던 고민이 특이하지 않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선택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의 내 생활보다 덜 힘들지 않을가.
“이 교수님은 이런 소릴 좋아하시고, 또 다른 교수님은 안 그래.”
자신을 세상에 맞추는 건 쉽지만,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는 건 어렵다.
나를 설득할 수 없었기에 선생님도 설득할 수 없었다.
대학을 가지 않는 이유를 적기 전에 내가 고등학교를 자퇴한 이유부터 적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수많은 중고생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방 한구석에 고장 난 시계처럼 팽개쳐 놓은 나를 일으켜 세운 것은 역설적이게도 군대였다.
이렇게 할 말이 많은 걸 보니 입시를 거부한 나도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구나 싶어 참 슬프다.
대학에 입학한 것은 나의 선택, 적어도 그렇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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