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박기범의 단식일지] 미친개, 제국의 전투기
장터 토요일은 낮부터 군청 앞에 나가 농성을 한다. 그래도 ‘군청’이 있는 읍내이지만 토요일 오후면 길에는 벌써 사람들이 없다. 평일에 일곱 시까지만 하고 들어오는 까닭도 그렇다. 일곱 시, 평해로 들어가는 막차를 보내고 나면 읍내는 잠든 듯 조용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그 전까지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책방에 맡겨두고 다니는 시위 물품 – 피켓들이며 책상, 파병철회 우산, 모금함, 자리, 문구류 따위 – 을 챙겨 군청 앞으로 나갔다. 아직 다른 분들이 나오지 않아 도토리 님과 둘이 그것들을 옮겨 농성장 모양을 갖추는데, 버스 정거장에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 꽤 오랜만인 것 같다. 학교들이 하나 둘 개학하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난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한 떼가 되어 있고, 긴 걸상에는 오늘따라 보따리 하나씩을 차지하고 있는 할머니들도 참 많다.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 종이학 피켓부터 상황판, 그림판, 구호를 적은 판 들을 군청 담장에 주욱 세워놓았다. 어느덧 피켓은 아주 많이 늘어나 군청 담장 한 쪽을 다 두를 수도 있을 정도다. 방학이어서 나와보지 못하던 학생들,
국제
박기범[동화작가]
2004.08.23 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