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지(가명)는 모범생이며 공부도 잘하는 고등학생이었다. 그리고 부반장이었다. 선생님은 수지를 예뻐했고 모든 일을 수지에게 맡겼다. 결국 학급이 수지 위주로 돌아가게 됐는데 그것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어느 날 학급 아이가 자신의 신발과 똑같은 것을 신는다는 이유로 수지를 괴롭혔다. 그 날 수지는 괴롭힘을 당했다고 부모에게 말했고 부모는 담임교사에게 전화하여 이 사실을 알렸다. 담임교사는 수지를 괴롭히지 말라며 아이들이 수지를 째려보기만 해도 크게 혼냈다. 아이들은 담임교사가 수지만 감싸고 돈다며 황당해 했고 심하게 질투했다.
어느 날 수지를 괴롭혔던 아이는 친하게 지내는 다른 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수지를 인근 주차장으로 끌고 가 때렸다. 수지는 얼굴이 부은 상태로 집에 돌아갔는데 가해자들이 말하면 죽인다고 협박하여 부모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지의 얼굴을 본 수지 어머니가 수지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고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담임교사는 더욱 심하게 아이들을 통제했고, 몇몇 아이들은 들키지 않으려고 안 보이는 곳을 여러 차례 때렸다. 수지는 반복적으로 폭행을 당하면서도 보복이 두려워서 말을 꺼내지 못했고, 계속해서 담임에게 심한 통제를 당한 아이들은 수지를 또 때리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교사가 이런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즘 애들 왜 이런지 모르겠네”, “뭐 하나 똑바로 하는 게 없는 것들이 미운 짓만 골라서 해요”라는 말로 대충 넘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 상황은 심각하게 보고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상당수의 아이들이 담임교사가 편애한다고 생각하며 가해자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했을 것이다. 아이들은 타인에게 인정받으면서 자신감을 형성하고, 자신감이 생겨야 열등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열등의식에서 벗어나야 타인의 장점을 진심으로 인정할 수 있다.

담임교사는 가해자들뿐만 아니라 학급 아이들 전체와 이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직접적인 대화가 어렵다면 백지를 나눠주고 솔직한 심정을 적어서 내라고 하는 것도 괜찮다. 이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아이들이 친구가 쓴 것을 힐끔거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솔직하게 쓸 수 있다.
아이들이 갖게 된 질투심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인정해주어야 한다. 교사 자신이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이들에게 사과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폭력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인지시켜야 한다.
아이들과 공감대가 형성되면 이후 지도는 한결 수월해진다. 가해자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도록 이끌 수 있고 방관자들에게도 반성의 기회를 줄 수 있다. 가해자들이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 폭력행동이 옳지 못하다는 공감대가 아이들 사이에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학급 내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가해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우는 것이다. 무거운 처벌을 하든 피해자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가벼운 처분을 내리든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게 해야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교사는 아이들의 다양한 매력이 학급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교사의 눈에는 공부 잘하고 성실한 아이들이 예뻐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인간이 가진 매력은 다양하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학급에서 꽃피게 한다면 아이들의 관계가 훨씬 평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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