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복스당(Vox Party), 세계 극우의 중심

지난 일요일 스페인의 복스(Vox) 당은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 펜부터 아르헨티나 극우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극우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집회를 주최했다이 집회는 극우 운동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와 Vox가 그 중심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스페인 정당 복스의 지도자 산티아고 아바스칼이 2024년 5월 19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전 세계 극우 정치 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출처 : VOX 유투브 채널

유럽의회 선거를 3주 앞둔 지난 일요일전 세계 극우 세력이 마드리드에 모여 전례 없는 국제적 공조를 과시했다스페인의 신프랑코주의자 복스(Vox) 당이 주최한 사흘간의 행사에는 프랑스의 마린 르 펜포르투갈의 안드레 벤투라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이스라엘 리쿠드 총리 아미차이 치클리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또한영상을 통해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연설하면서 대규모 집회가 되었다.

만 명 이상이 참석한 폐막 행사는 빌 게이츠와 그레타 툰베리의 왜곡된 이미지가 화면에 깜박이며유엔의 개발 목표를 '에코 페미니스트음모로 비난하는 영상으로 시작되었다이어서 전 도널드 트럼프 정부 관리 메르세데스 슐랩이 친시온주의 구호인 "스페인 만세이스라엘 만세!"를 외쳤다.

다양한 극우 담론 사이에 모순이 드러나긴 했지만공통적으로 적대감을 보이는 적들에 대한 집단적 적개심과 반동적 권위주의에 대한 충성심이 차이를 덮었다복스는 신나치 홀로코스트 부인자인 페드로 바렐라를 초청하고이스라엘을 "이슬람 테러리즘과의 싸움에서 국제적 모범"이라고 선언했으며밀레이의 무정부주의적 자유주의와 르 펜의 쇼비니즘적 보호주의 수사 모두를 따뜻하게 받아들였다.

미국 보수주의자 연합의 매트 슐랩 회장은 집회에서 "우리 애국자들은 단결해야 한다우리는 조지 소로스나 바이든이 우리를 분열시키도록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일요일의 집회는 전 세계의 반동적 정치 운동을 연결하는 데 있어 복스가 점점 더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복스는 유럽과 라틴아메리카의 극우 세력 사이의 주요 연결 고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유럽 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럽연합(EU) 내에서 멜로니의 친 NATO 및 전통주의 성향을 가진 유럽보수개혁당(ECR)과 르 펜의 친러시아 및 극단주의 성향의 정체성과 민주주의 그룹 사이의 긴밀한 유대를 추구하고 있다.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선거에서 극우파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이런 상황 속에서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은 지난 1년 동안 국내에서 정당의 입지가 약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반동적 국제주의'의 중심인물로 자리 잡고 있다한 당 관계자는 "오직 복스만이 이런 극우 집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반공주의자 국제 연합

전당대회 관련 뉴스 헤드라인은 하비에르 밀레이가 무대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아내를 "부패했다"고 비난한 후에 불거진 외교적 갈등으로 도배되었다그러나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복스의 관계는 에두아르도 볼소나루칠레의 극단주의자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등과 함께 2020년 마드리드 헌장의 서명자 중 한 명으로밀레이가 정치 전선에 나서기 전부터 계속되어 왔다이 헌장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공산주의에서 영감을 받은 전체주의 정권'의 확산을 막기 위해 복스가 주도하는 반좌파 동맹인 마드리드 포럼의 창립 문서다.

포데모스의 창립자 미겔 우르반이 2024년에 출간한 저서 《트럼프주의》에서 언급했듯이마드리드 포럼은 미국의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와는 다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후자는 국제 우파 지도자와 활동가들이 모이는 정기적인 행사를 주최하는 반면마드리드 포럼은 매년 행동 계획을 세우는 영구적인 '극우 정당 국제 조직'이 되기를 희망한다우르반은 "복스는 라틴아메리카 극우 세력의 조정을 위한 최초의 안정적인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네트워킹여행이벤트 등 열광적인 의제를 유지해 왔으며그 중심에 복스가 있다."라고 썼다.

 출처 : VOX 페이스북

이 초국가적 조직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프로그레시브 인터내셔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마드리드 포럼이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친 부분은 "이 지역의 좌파 정부를 약화시키기 위해 네트워크를 만들고 동원하는 능력"이었다고 한다이와 관련하여 라틴 아메리카의 주요 언론 조사에 따르면이 동맹과 연관된 정치인들이 페루콜롬비아칠레에서 선거 부정에 대한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기 위해 조직적인 온라인 트롤링 캠페인을 지원받아 여러 국가의 선거 결과를 의심하게 만드는 목표로 캠페인에 참여했다.

실제로마드리드 포럼은 스페인 수도의 극단주의 가톨릭 단체라틴아메리카 망명자반동적 싱크 탱크 등으로 구성된 광범위한 극우 인프라의 일부로마드리드를 전 세계 권위주의 세력의 중요한 만남의 장소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보수적인 인민당의 급진파 출신 이사벨 아유소 마드리드 지역 총리는 쿠바 망명자들의 슬로건인 "자유 아니면 공산주의"를 채택했으며지난해 11월 산체스 총리의 재선을 둘러싼 한 달간의 폭력적인 거리 시위에서는 의회 다수당의 정당성을 흔들기 위해 똑같은 극우 네트워크와 반란 수사가 동원되었다.

힘의 균형 맞추기

밀레이는 스페인의 중도 좌파 총리와 싸우기 위해 스페인으로 날아갔고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오는 길에 산체스 총리의 '전체주의'를 비난하면서 그를 "오만하고 정신 나간 사회주의자"라고 묘사했다이러한 전술은 복스 전당대회에서 그대로 적용되었고스페인이 아르헨티나 주재 대사를 철수하는 등 외교적 갈등이 이어지면서 Vox의 유럽 선거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아바스칼은 기존 유럽 극우파의 두 날개 사이의 협력 강화를 통해 국제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르 펜과 멜로니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캠페인을 시작하기를 희망했다현재 멜로니의 포스트 파시스트 정당인 '이탈리아를 위한 전진'과 르 펜의 '국민전선모두 각국의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두 정당의 예상 의석을 합치면 극우 세력이 유럽의회에서 두 번째로 큰 세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녹색당과 마크롱의 자유주의 정당인 리뉴가 모두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유럽의회에서 우파가 다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이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중도 정당의 지배적인 대연정은 여전히 유지될 수 있지만환경 문제시민 자유이민 문제 등 특정 표결에서 보수적인 유럽 인민당(EPP)이 대안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학자 카스 무드가 지적했듯이이 역사적인 극우 세력의 급부상은 "정당이 분열된 상태로 유지된다면 피르흐르의 승리가 될 수 있다"고 한다프라텔리복스에릭 젬무르의 레콩쿠르가 포함된 ECR은 외교 정책에서 르 펜의 정체성과 민주주의 그룹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그 결과 주류에서 존경받는 정도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엄격한 친나토 성향의 멜로니는 총리가 당선된 이후 사민당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6월 선거 이후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재선을 위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과 협정의 문을 열어두고 싶어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일요일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 않은 그녀의 결정은 르 펜에 대한 복스의 접근을 차단하거나르 펜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으려는 전략적 비디오 개입으로 볼 수 있다이는 민감하게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복스의 한 관계자는 "선거가 끝나고 난 후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며당은 앞으로 다양한 그룹 간의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화요일에 르 펜과 마테오 살비니가 자신들의 정당이 더 이상 '독일을 위한 대안'과 같은 극우 그룹에 속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은선거 후 오르반의 피데스가 ECR에 통합될 가능성과 마찬가지로 유럽 극우 세력의 큰 재편을 예고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극우 진영의 주요 목표는 분명해 보인다오르반은 복스 전당대회 연설에서 "우리 애국자들은 브뤼셀을 점령해야 한다"고 선언했으며체가의 벤투라는 "유럽은 우리의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6월 9일 선거가 끝나면 이러한 전망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명확해질 것이다.

 

[원문] Spain’s Vox Party Is the Center of the Global Far Right (jacobin.com)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오언 길마틴(Eoghan Gilmartin)은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작가이자 번역가, 자코뱅 기고자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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