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1980년대 후반, 중국 정부는 양돈과 가금류 시장에서 밀려난 농부들이 비전통적 가축(야생동물을 상업적으로 사육)으로 전환하도록 장려하기 시작했다. 1988년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야생동물이 경제 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선언했고, 2004년에는 54종의 야생동물에 대한 상업적 사육이 공식적으로 승인되었다. 국가 및 주 정부 기관은 "성숙한 사육 기술이 개발된 육상 야생동물의 사육과 시장 공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수치에는 광범위한 불법 야생동물 거래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러한 개방은 민간 투자와 빠른 성장을 이끌어냈다. 2016년 중국 공학원(Chinese Academy of Engineering)은 합법적인 야생동물 산업에 1,400만 명 이상이 고용되어 있으며 연간 총 매출액이 약 740억 달러(USD)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자세한 통계는 없지만 2020년에는 약 2만 개의 농장에서 식용으로 판매하기 위해 야생동물을 사육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관련 종으로는 대나무쥐, 천산갑, 공작, 야자 사향고양이, 너구리, 고슴도치, 멧돼지 등이 포함되었다.

전통적으로 야생동물을 먹었다는 착각

중국의 야생동물 거래에 관한 기사에서는 종종 도시로 이주한 무지한 농민들에 의해 지속된 이국적인 동물을 먹는 중국 문화의 고대 특징을 보여준다. 종종 이것은 인종 차별적인 풍자 만화로 제공되며, 중국의 식습관이 더럽고 잔인하며 야만적이라는 증거로 제시되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 동물 복지 분야의 권위자인 피터 리(Peter J. Li) 박사는 "중국인의 대다수는 야생동물을 먹지 않는다"며 "야생동물 소비가 고대 중국부터 이어진 전통적인 것이며 중국인들은 야생동물 고기를 찾는다는 주장은 중국의 야생동물 사육자들과 이국적인 음식 식당 주인들이 잘못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퍼뜨리는 것이다. 나는 지난 20년간 중국의 야생동물 사육과 요식업을 연구해 왔다. 중국이 야생동물을 광범위하게 소비하는 전통이 있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대규모 야생동물 농장 운영과 야생동물 사료 생산, 포획 사육 및 사냥한 동물의 지방 간 운송, 동물용 의약품 생산, 수십만 개의 이국적인 음식점과 같은 관련 사업은 지난 40년 동안 생겨난 비즈니스 제국의 일부“라며 ”이 야생동물 착취 제국을 중국 전통 문화로 돌리고 이를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비판자들의 입을 막기 위해 기업들이 고안한 전술이다"라고 지적했다.

2020년 설문조사에서 중국인의 97%는 야생동물 식용에 반대했고, 79%는 모피 및 기타 야생동물 제품 사용에 반대했다. 2014년 연구에 따르면 야생동물 식용은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의 일부이자 엘리트 지위의 상징"이며 "소득과 학력이 높은 소비자들이 야생동물 소비율이 높고, 주요 야생동물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용으로 사육되는 대부분의 야생동물은 눈에 띄는 소비를 위해 이국적인 동물을 요리하는, 도시 엘리트층을 위한 레스토랑에서 판매된다. (부유층의 야생동물 소비는 중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미국의 박제 장식품 사냥꾼들은 거액을 지불하고 해외에서 동물을 죽이고 매년 12만 6,000마리 이상의 야생동물 장식품을 수입한다. 단지 자랑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야생동물 사육은 전통적인 관행의 연속이 아니라 모든 가축의 산업화 및 상품화, 즉 부유층을 위한 고급 식품의 산업화 및 상품화의 연장선 상에 있다. 이것은 전통이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야생 동물 시장의 위험성

재래시장은 소매점으로, 물과 얼음을 사용해 신선하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재래시장이라고 불린다. 주로 도살한 육류, 해산물, 채소, 과일을 판매하며,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식량과 영양 공급원이 된다. 서구의 일반적인 오해와는 달리, 모든 재래시장에서 살아있는 동물을 판매하거나 도살하지 않으며, 주로 식당과 요식업체에 판매하는 소수의 도매상만이 양식 또는 사냥한 야생동물을 취급한다.

야생동물 거래는 인간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 의학협회 회장이자 광저우 호흡기 질환 연구소장은 2002~2003년 사스 유행에서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야생동물 시장은 사스를 예방하기 어렵게 만드는 새로운 감염의 위험한 원천이다. ... 많은 시장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비위생적이어서 교차 감염, 종간 전파, 증폭, 유전자 융합 및 코로나바이러스 혼합이 일어날 수 있다. 감염된 동물과 가까운 곳에 있는 상인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식당 주방에서 감염된 동물을 도축하는 식품 가공업자도 영향을 받아 야생동물에서 사람으로, 그 후 사람에서 사람으로 사스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

최근 유엔환경계획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야생동물 사육이 크게 증가하면 약 1만 2천 년 전 신석기 시대에 처음으로 동물을 가축화했을 때 발생했던 인수공통전염병이 다시 증가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론적으로 야생동물 농장은 질병 전파 위험을 줄이는 적절한 위생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야생동물 농장의 질병 전파 위험은 상당하다.“

"야생, 사육, 양식, 가축 등 다양한 동물 종들이 운송 차량과 시장 케이지에서 거래된다.“

"전 세계 야생동물 거래에서 인간과 여러 종의 야생동물 간의 밀접한 접촉은 다양한 숙주 종을 감염시킬 수 있는 신종 바이러스의 동물 간 전파를 촉진할 수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를 통해 증폭되어 널리 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팬데믹 가능성이 높은 신종 질병을 촉발할 수 있다.“

바이러스의 끊임없는 진화

바이러스는 진화를 멈추지 않으며, 코로나바이러스는 특히 빠르게 진화한다. 진화의 특성상 실패한 바이러스는 생존하거나 번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진화의 성공만을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얼마나 많은 변종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에서 사육 동물로 넘어가지 못하고 실패했는지 알 수 없다.

우리가 아는 것은 2002년 언젠가 말굽 박쥐에서 진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남부에서 양식용 야자 사향고양이를 감염시켰다는 사실이다. 감염된 사향고양이는 광둥성의 재래시장으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다른 사향고양이에게 바이러스가 퍼져 변이를 거쳐 인간에게 전염되었다.

그 결과 21세기 최초의 팬데믹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발생했다. 폐렴과 유사한 이 질병은 2002년 11월 광둥성에서 발생한 후 다른 29개국으로 확산해 약 8,100명이 감염되고 최소 774명이 사망했다.

초기 발병과 야생동물 시장 사이의 강력한 연관성은 처음부터 분명했다. "초기 환자의 약 40%가 동물 접촉 가능성이 있는 식품 취급자였으며, 이들 환자 대부분은 동물 농장보다 가축 시장과 가까운 곳에 거주해 농장이 아닌 시장이 초기 전염원이었음을 시사한다." 식용 소형 포유류의 판매 금지와 함께 양식 사향고양이 대량 살처분은 사스를 빠르게 억제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식품 업계 로비스트들의 압력으로 금지령은 곧 해제되었다. 이후 15년 동안 산업적 야생동물 사육은 동일한 생산 방식, 동일한 운송 시스템, 그리고 종종 동일한 시장을 이용해 가금류와 돼지의 산업적 사육과 함께 확장되었다.

결국,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끊임없는 진화로 사스보다 덜 치명적이지만 전염성이 훨씬 강한 또 다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탄생했다. 처음에 야생 박쥐에서 발생한 이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7번째로 큰 도시인 우한(Wuhan)에서 판매용으로 사육된 야생동물로 옮겨졌다. 정확한 전파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2019년 말 중국 중부에서 가장 큰 활동물 시장인 화난 해산물 도매시장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졌다.

팬데믹 초기에는 이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래했다는 추측이 어느 정도 신빙성을 얻었지만, 이 주장은 오래전부터 반박에 부딪혔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나왔다는 증거는 없고 "조사 결과 우한의 화난 해산물 도매시장 내에서 또는 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곳에서 자연적으로 동물원성 바이러스에서 시작했다”고 결론지었다.

이동 중인 바이러스

2019년 마지막 2주 동안 우한에서 41명이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폐렴과 유사한 질병으로 입원했으며, 그중 3분의 2는 화난 시장에 직접 노출된 적이 있었다. 1월 1일, 당국은 시장을 폐쇄하고 소독했지만 바이러스는 이미 빠져나간 뒤였다.

우한은 오랫동안 중요한 교통의 중심지였고, 2000년 이후 중국의 다른 지역과 세계로 연결되는 고속 열차, 고속 고속도로, 항공편의 수가 급격히 늘었다.

"우한과 베이징(Beijing) 또는 광저우(Guangzhou) 사이의 이동 시간은 약 12시간에서 4시간으로 줄었고, 연간 철도 승객은 2000년 약 10억 명에서 2018년 33억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 2000년에 우한의 주요 공항은 3만 4,000편의 국내선으로 170만 명의 승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2018년부터는 2,710만 명 이상의 승객이 63개의 국제 노선을 포함하여 20만 3,000편의 항공편을 통해 우한 공항을 이용했다.“

중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의 직접적인 산물인 이러한 연결망은 전례 없는 속도로 신종 바이러스를 옮겼다. SARS-CoV-2는 며칠동안 증상은 없지만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감염된 사실을 몰랐던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를 옮겼다. 말 그대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1월에 우한을 떠났고, 대부분은 연례 춘절을 맞아 고향으로 향했으며, 전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항상 그렇듯이 많은 사람들이 이 미지의 신종 질병으로부터 벗어나기를 희망했다.

몇 주 만에 이 바이러스는 대부분의 중국 지방과 아시아, 유럽, 북미의 최소 12개 국가에 도달했다. 2020년 1월 30일,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의 공식 용어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월 11일, 국제 바이러스 분류 위원회는 이 신종 바이러스가 2002년 사스를 일으킨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고 SARS-CoV-2로 명명했다. 같은 날, WHO는 이 질병을 COVID-19로 명명했다.

위협은 여전하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여 중국은 식용으로 야생동물을 사육하는 것을 영구적으로 금지했다. 이 조치가 효과적으로 시행된다면 다른 국가들도 본받아야 할 공중 보건 조치이지만, 인수공통전염병 위협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두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다

첫째, 이 금지 조치는 식용으로 야생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에만 적용되는데, 이는 야생동물 산업 수익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모피, 전통 약재 및 기타 목적으로 야생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은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활발하게 운영 중인 수천 개의 야생동물( 및 야생 바이러스) 사육장은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 및 기타 잠재적 병원균을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생동물을 먹거나 재래시장에서 판매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바이러스성 질병은 호흡이나 신체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동물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의해 감염되고 전파될 수 있다.

둘째, 더 중요한 것은 야생동물 농장보다 훨씬 더 크고 많은 수의 시설에서 사육되는 가금류, 돼지 및 기타 "가축화된" 동물에는 이 금지령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의 경제 개발 정책에 의해 강력하게 뒷받침되는 대규모 집중식 동물 사육 시설을 건설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새로운 대규모 인수공통전염병 발생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리 장(Le Zhang)이 쓴 것처럼, 인수공통전염병 증가 추세를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효과적인 방법은 "지속 불가능한 농축산업을 해체하고... 대도시에서 동물과 인간을 격리하는 것"이다. 중국, 미국 및 기타 국가에서 메가팜(megafarm)이 계속 성장하고 확산된다면 산업 축산이 또 다른 세계적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출처] Capitalism’s New Age of Plagues. Part 7: Wildlife farms and wet markets

[번역] 이꽃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