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세, 기후 행동과 빈곤 해결을 위한 재원

조세정의네트워크(TJN)의 최신 보고서, 스페인식 글로벌 부유세 도입 제안

 출처: Unsplash, The New York Public Library

2024년 11월에 열리는 유엔 기후 변화 회의에서, 국가들이 글로벌 남반구를 위한 기후 재정에 집중할 예정인 가운데, 조세 정의 네트워크(TaxJusticeNetwork, TJN)는 월요일에 제안 하나를 내놓았다. 이 제안은 개발도상국들이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고 극한 기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필요한 금액의 두 배를 모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이 아이디어가 효과적이고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하다는 증거도 이미 존재한다.

스페인에서 2년이 채 되지 않아 도입된 "페더라이트"(featherlight, 깃털같이 가벼운, 매우 낮은 세율의) 부유세는 상위 0.5%의 부유한 가구의 순자산에 세금을 부과하여 지난해 수억 유로를 거둬들였으며, TJN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법은 글로벌 부유세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부유세는 부유한 국가의 재무장관들 사이에서 점점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스페인의 부유세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연대 부과금"이라고도 부르는 세금으로, 국가의 상위 0.5%의 부유한 가구에게 1.7%에서 3.5%의 세율로 부과되었다. 이는 TJN이 "불평등이 심화되는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적한 "축적된 부와 벌어들인 부에 대한 이중적 대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였다. 

TJN은 “축적된 부, 즉 배당금, 자본 이익, 그리고 자산 소유로 인한 임대 소득 등은 일반적으로 노동으로 벌어들인 부, 즉 일해서 얻은 급여보다 훨씬 낮은 세율로 과세된다. 동시에 축적된 부는 노동으로 얻은 부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매년 창출되는 부의 절반만이,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가고, 나머지는 임대료, 이자, 배당금, 자본 이익으로 축적된다”고 말했다.

이 이원적 세금 시스템은 억만장자들이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이 지불하는 세율의 절반 수준인 세율만을 납부하게 하여, 세계 상위 0.0001%의 부유한 사람들의 재산이 1987년 이후 4배 증가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경제, 사회, 그리고 지구에 해를 끼쳤다"고 TJN은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0.5%의 부유한 가구가 평균적으로 사회 전체 부의 25% 이상을 통제하고 있어, 만약 전 세계 국가들이 스페인의 연대 부과금을 모방한다면 정부는 연간 2.1조 달러를 모을 수 있다. 이는 기후 재정뿐만 아니라 기타 긴급한 필요를 충당하는 데 충분한 액수다. 

보고서는 "모든 시민에게 좋은 삶을 보장하고, 여러 도전 과제들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결속을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는 경제를 사회-생태적으로 전환하고, 모든 사람에게 고품질의 교육을 보장하며, 현대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저렴한 주택, 식량, 교통 등 기본 필요를 동시에 충족시킬 재정적 여유가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조치는 충분히 자금이 조달된 안정적인 공공 예산이 있을 때만 가능하고, 온건하고 점진적인 부유세는 이러한 긴급한 자금을 모을 수 있도록 국가들을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옥스팜 인터내셔널(Oxfam International)은 “이 보고서는 E.U. 정부들이 기후 위기에 맞서 싸우고 빈곤을 종식시키지 못하는 것에 대해 더 이상 ‘자금 부족’을 이유로 변명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이 필요한 돈은 초부유층의 주머니에 있다!”고 했다. 

각국에서 인구의 절반은 전체 부의 약 3%만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사람들이 벌어들이는 것보다 더 많이 지출해야 하는 상황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지속적인 불평등이다.

현재의 글로벌 세금 시스템은 억만장자들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부를 벌어들이지만, 단지 더 잘할 뿐인 것처럼" 취급하고 있으며, 이는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TJN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마크 부 만수르(Mark Bou Mansour)는 말했다.

부 만수르는 "1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평균적인 미국 노동자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현재 가지고 있는 만큼의 부를 벌기 위해 인류가 존재해온 시간의 13배 동안 일해야 한다. 억만장자들은 급여로 돈을 벌지 않는다. 그들은 배당금과 임대 수익으로 돈을 번다. 하지만 배당금과 임대 수익에 대한 세금을 급여에 대한 세금보다 훨씬 적게 부과하며, 이는 우리 경제의 기반인 '노동 소득' 모델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그는 "억만장자는 평균적인 미국 가정이 10,000년 동안 써도 다 쓰지 못할 만큼의 부를 소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가 이처럼 '파라오의 무덤'처럼 쌓여 있을 때, 경제에 기여하는 것이 적어져 경제는 부분의 합보다 더 가난해진다. 현대 시대를 정의해온 노동자들의 삶을 보호하고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부유세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부에 대한 이중적 처우를 종식시켜야 한다."

BBC가 월요일에 TJN의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부 만수르는 부유한 가구에 대한 세금이 부자들이 이주하게 하여 국가 경제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흔한 주장을 반박했다.

부 만수르는 "이것은 대중의 인식이 증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다"라며, "최근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에서 도입된 부유세는 과세 대상이 된 슈퍼 리치들 중 0.01%의 이주율만 초래했다. 즉, 데이터는 슈퍼 리치들이 대거 이주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욱 놀라운 것은,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은 부유세를 시행하지 않는 것이 국가 경제에 훨씬 더 해롭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슈퍼리치들이 단순히 자신들의 부를 세금 피난처에 숨길 수 있다는 우려가 타당하다고 인정하며, 현재 협상 중인 유엔 조세 협약이 "강력한 세금 투명성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국가들은 초부유층의 세제 악용과 싸우기 위해 협력해야 하며, 이는 다른 연구분야에서도 다루어진 과제"이며, “부유세 맥락에서 이러한 형태의 세제 악용을 방지하기 위한 간단한 출발점은 적어도 자국 내에서 전체 수익적 소유권의 투명성을 구현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올해 G20 재무장관들 중 일부는 글로벌 부유세를 지지했지만, 미국 재무장관 재닛 옐런을 포함한 일부 부유한 국가의 지도자들은 이 제안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TJN 연구원이자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앨리슨 슐츠는 “현재 대부분의 국가는 다국적 기업과 초부유층의 글로벌 세제 악용을 근절하기 위해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글로벌 세금 규칙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부 부유한 국가들은 여전히 강력한 조세 협약에 대한 지지를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 기후는 기다릴 수 없고, 세계의 사람들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출처] World Could Raise $2.1 Trillion Annually by Adopting Spain’s Wealth Tax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줄리아 콘리(Julia Conley)는 '커먼 드림스(Common Dreams)'의 스태프 작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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