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고군분투하는 동안, 그들은 계획한다: 트럼프발 붕괴가 미국 엘리트의 주머니를 채우는 방법
출처: Nik Shuliahin, Unsplash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불황을, 특히 아주 심각한 불황을 반긴다.
최근 열린 한 “타운홀” 행사에서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는 만약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어 자신과 함께 정부 지출을 대폭 삭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이는 심각한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임을 인정했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23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예측한 바와 일치한다.
“우리는 지출을 줄여 우리 수준에 맞게 살아야 해요”라고 머스크는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인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장기적인 번영을 보장할 겁니다.”
대다수의 공화당 지지자들은 머스크가 불황이나 조지 W. 부시 시절과 같은 단기적인 경기 침체를 받아들인다는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묻는다. 일반적으로 기업과 부유층의 이익을 대표하는 공화당이 왜 그들의 자산이 투자된 주식시장과 경제를 붕괴시키는 위험을 감수하려 하는가?
이 질문은 초부유층이 경제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오해를 드러낸다.
이들은 평범한 노동자나 401K에 투자한 사람들의 자산을 무너뜨리는 경제 침체에서도 독특하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 이야기는 자본주의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예를 들어 1930년대 공화당 주도의 대공황 시기, 미국에서 가장 거대한 부의 상당수가 축적되거나 대폭 늘어났다.
고인이 된 내 친구 글로리아 스완슨은 언젠가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의 전 매니저이자 연인이었던 조 케네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주식시장을 조종해 큰돈을 벌었던 케네디는 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하자 미리 발을 뺐고, 심지어 시장을 공매도하면서 재산을 더 불렸다. 그리고 시장이 붕괴되고 모두가 무일푼이 되었을 때, 스완슨에 따르면 그는 맹렬하게 주식을 사들였다.
당시에는 “현금이 왕이다”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케네디는 현금을 넉넉히 확보하고 있었다. 심지어 영화 스튜디오까지 사들였다. 대공황이 끝날 무렵 그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 중 하나가 되었다.
J. 폴 게티의 좌우명은 “모두가 팔 때 사고, 모두가 살 때까지 보유하라”였다. 이는 처음부터 막대한 부를 가진 사람만이 대규모로 할 수 있는 일이다.
1929년 10월, 공화당 대통령 허버트 후버가 집권한 시기에 일어난 블랙 튜즈데이 대공황 날, 게티는 부모님의 황금 결혼기념일도 마다하고 월스트리트로 가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특히 어려움을 겪던 소규모 석유회사 주식에 집중했다.
게티는 나중에 “석유회사를 사실상 헐값에 살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였다”고 회고했다. 이를 통해 그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 중 하나가 되었다.
현대로 돌아오면 상황은 유사하다.
2007년, 공화당이 요구한 은행 및 투자 규제 완화로 월스트리트 은행들이 미국 경제를 붕괴시켰을 때 주택 가격, 즉 주택 소유자의 자산 가치는 21% 폭락했다. 1,00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압류 왕” 스티브 므누신 같은 은행 약탈자들에게 집을 잃었고, 수천만 명이 주택 자산가치 하락에 휘청였다.
부시 대통령 임기의 마지막 해에 주식시장은 50% 이상 폭락했다. 2007년 10월 9일 다우 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14,164에 달했지만, 2009년 3월 5일에는 6,594까지 추락했다.
부시발 경제 붕괴로 80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고, 오늘날의 노숙 위기가 시작된 반면, 상위 1%는 이를 매수 기회로 여겼다.
노동자 계층은 임금이 떨어지고 느슨해진 노동 시장에서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 401K에 든 주식을 손해를 감수하고 팔아야 했다. 그러나 초부유층은 오히려 번영을 누렸다.
2009년, 부시발 경제 붕괴가 바닥을 쳤을 때부터 2012년 경제 회복이 본격화될 때까지, 상위 1%의 소득은 31% 이상 증가했다. 그 기간 동안 미국 내 모든 소득 증가의 95%가 상위 1%에게 돌아갔다.
경제가 회복되면서 바닥에서 주식을 매수한 부자들은 S&P 500 지수가 2020년까지 462% 상승하는 혜택을 누렸다. 2009년에 투자한 10억 달러가 11년 만에 46억 2천만 달러로 불어났고, 이 기간 동안 미국 억만장자들의 총 자산은 80% 이상 증가했다.
그런데 10년 뒤 그들은 또다시 똑같은 전략을 반복했다!
2020년 트럼프/COVID 붕괴는, 다른 미국인들이 고통받는 위기 속에서 미국 초부유층에게 또 한 번의 큰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에도 공화당 소속 트럼프 대통령 하에서 시장은 붕괴했고,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은 주식을 손해 보고 팔아 주택담보대출을 갚거나 생필품을 사야 했다.
그러나 부유층에게는 또 하나의 ‘신의 선물’과도 같았다.
2020년 3월 16일, 트럼프가 팬데믹과 봉쇄를 선언한 직후 다우 지수는 사상 최대의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투자자 계층과 트럼프 및 그의 억만장자 친구들에게 이는 2008년 부시발 붕괴보다 더 큰 기회로 다가왔다.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6월 4일,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7명의 자산이 무려 50%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트럼프가 자신의 억만장자 친구들에게 제공한 대규모 감세 정책 덕분에 이들은 대부분의 수익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당시 평균적인 미국 억만장자는 소득세를 3%도 되지 않는 세율로 납부했고, 이러한 상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정책연구소(Institute for Policy Studies)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참혹했던 202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2,365명의 억만장자들은 자산이 54% 증가했다. 특히 미국 억만장자들은 순자산이 62%나 늘어나며, 총 1.8조 달러가 증가했다. 전 세계 억만장자의 평균 자산은 그 해에만 27% 증가했다.
로널드 레이건이 대통령에 당선된 1980년 이후 억만장자들의 실질 세율은 무려 79%나 감소했고, 2012년 분석에 따르면 32조 달러가 탈세 목적의 해외 비밀 계좌에 숨겨진 상태였다.
그리고 지금도 이들은 머스크와 트럼프, 그리고 자신들의 손발 역할을 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연방 지출 대폭 삭감이라는 위협으로 경제를 붕괴시키려는 계획에 열을 올리며 다음 경제 위기를 즐겁게 기다리고 있다.
● 경제 침체는 단순히 임금을 낮추고 부유층과 기업들에 매수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대기업들이 공급업체, 주로 소규모 기업과의 협상에서 훨씬 더 큰 지렛대를 가지게 해준다.
● 억만장자와 대기업들은 자금 접근성이 뛰어나, 중소기업이나 노동자들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투자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다.
● 일자리가 줄어들수록 노동자들이 생존을 위해 서로 경쟁하게 되면서 기업의 반노조 전력은 기하급수적으로 강화된다.
하지만 공화당이 경제를 붕괴시킬 리 없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은 이를 탓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경험하는 현실은 2020년에 532% 자산이 증가한 머스크, 86% 증가한 마크 저커버그, 65% 증가한 제프 베이조스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부시발 경제 붕괴 때 미국 최하위 10%의 소득은 23%나 하락했다. 그 결과, 기업과 억만장자들의 수익성은 급등했지만, 노동자들은 끼니를 거르거나 주택을 헐값에 처분하고, 약을 쪼개 먹어야 했다.
13년 후 트럼프발 경제 붕괴로 850만 명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 따르면 조정된 실업률은 2020년에 22.7%에 도달해 부시발 붕괴 때보다 더 높았고, 노동자들이 다시 안정세를 찾기까지 거의 4년이 걸렸다.
트럼프 임기 동안 중소기업 매출은 5분의 1 이상 급락했고, 신생 기업 설립도 감소했다. 2020년 7월에는 미국 가구 5가구 중 1가구가 월세를 밀렸다. 미국의 기아율이 두 배로 증가했음에도 공화당은 식료품 지원과 메디케이드 삭감을 추진했다.
즉, 부시와 트럼프발 경제 붕괴는 초부유층이 수년간 요구해 온 바를 그대로 이뤄준 셈이다. 임금은 떨어지고, 노조는 고전했으며, 기업 이익은 미국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헤지펀드들은 수백만 채의 압류된 단독 주택을 사들여 고가 임대 주택으로 전환했다.
두 번의 경제 붕괴로 주식 시장은 터무니없이 저렴해졌고, 이는 수백만 달러를 굴리는 의원들과 그들의 억만장자 후원자들에게 흔치 않은 매수 기회를 제공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다시금 이 상황을 만들고 싶어 한다. 머스크는 이를 기꺼이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기쁘게 표명하고 있다.
그러니 하원과 상원의 공화당 의원들이 억만장자 트럼프와 머스크가 미국을 두 번째 ‘공화당 대공황’으로 끌고 가는 것을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마라.
그들에게는 잃을 것이 거의 없고, 얻을 것은 훨씬 더 크다.
[출처] The Recession Racket: Musk, Trump and the Billionaires’ Blueprint for Profit - Truthdig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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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하트만(Thom Hartmann)은 미국을 대표하는 진보 성향의 라디오 진행자이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로 17개 언어로 번역된 34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심리치료사와 국제 구호 활동가로서 활동한 그는 정치, 역사, 영성, 심리학, 과학, 인류학, 선사 시대, 문화, 자연 세계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깊이 있는 통찰로 알려져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