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Egor Myznik, Unsplash
이 질문에 대한 단순한 대답은 "아니오"다. IMF는 전적으로 세계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데 헌신하고 있으며, 어떤 사회주의자라도 이를 승인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나는 이 답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이를 설명하기 전에, IMF에 대해 몇 가지 말할 것이 있다.
최근 나는 IMF와 더 많이 관계를 맺어왔고, 그들이 21세기에 영향력 있는 역할을 유지하려는 열망을 목격해왔다. 더구나, 이는 전 세계적으로 극도로 높은 긴장 상태, 전쟁 위협, 중상주의적 무역 정책이라는 조건하에 진정한 국제기구로서 이루려는 것이다.
나와 IMF의 관계는 내가 세계은행에 있던 초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IMF 협의단은 세계은행에 자신들의 (주니어) 경제학자 중 한 명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곤 했는데, 이는 겉보기에는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사회 부문과 공공 지출에 대해 세계은행이 일정한 의사결정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아주 젊은 나이에 IMF 협의단과 함께 약 5~6번 터키에 갔다.
IMF 협의단은 인상적이었다. 이들은 정부 관리와 데이터에 대한 비할 데 없는 접근권을 가지고 있었고, 이 데이터를 연구할 훌륭한 인재들도 갖추고 있었다. 그들의 가장 큰 장점은 (그리고 여전히 그렇다) 정부의 지식과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었고, 가장 큰 단점은 (그리고 여전히 그렇다) 국가의 다른 부분과의 접촉 부족이었다. 하지만 내가 주장하겠지만, 이것은 IMF의 임무가 아니었으며, 그래야 할 필요도 없다.
IMF의 임무는 좁은 범위로 한정되어 있었다. 나는 지금도 그러기를 바란다. 이에 관해서는 워싱턴의 피터슨 연구소(Peterson Institute)의 애덤 포즌과 흥미롭게도 완전히 의견이 일치한다. 그는 최근 IMF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IMF가 본래의 핵심 임무에 집중하고, 정치화와 IMF가 최적의 수단이 아니거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영역으로의 "임무 확대(mission creep)"를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애덤은 현재의 극도로 정치화된 환경 속에서 이를 수행하는 어려움에 대해 설득력 있게 글을 썼다:
중국, 유럽연합, 미국에 의한 국제 금융 및 상업의 정치화가 점점 심화되면서, IMF가 회원국들을 지원하고 이 세 개의 주요 경제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착취적 행동을 제한하는 능력이 위태로워졌다. 세계 경제의 안정성을 위해, IMF는 이러한 위험에 앞서 나서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핵심 임무는 너무 간단해서 고등학생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
1. 빌린 돈은 반드시 상환해야 한다.
2. 세금으로 거둔 수입 이상을 (경제 순환 주기에서) 지출하지 말아야 한다.
3. 거시경제적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IMF에 대한 대부분의 비판은 이 핵심 임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IMF의 임무는 사람들과 국가들을 규율하는 것이다. 이러한 임무는, 자본주의 세계 체제라는 조건에서, 자본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노동자들을 규율하기 위한 것이다. IMF의 정책으로 인해 자주 초래되는 긴축은, 클라라 마테이의 《자본의 질서: 경제학자들은 어떻게 긴축을 발명하고 파시즘으로 가는 길을 닦았는가》(The Capital Order: How Economists Invented Austerity and Paved the Way to Fascism)와 마크 블라이스의 《긴축: 위험한 사상의 역사》(Austerity: The History of a Dangerous Idea)에서 올바르게 지적했듯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 하지만 체제가 다르더라도 이 임무는 똑같이 필요하다. 사회주의는 무책임함을 뜻하지 않는다. 1922년 러시아 공산당(볼셰비키) 제11차 대회에서 신경제정책(NEP) 시기에 레닌이 가장 강조했던 것은 재정적 책임, 규율, 질서 있는 국제 무역의 필요성이었다:
우리는 제노바로 간다(전후 유럽 재건을 위한 회의—실패한 브레튼우즈와 같은 성격). 시작된 무역, 진행 중인 무역, 그리고 누군가가 이를 한동안 강제로 중단시키더라도 결국엔 중단 이후 다시 발전하게 될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가장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고자 상인으로서 그곳으로 간다.
우리는 [경제 관리]를 처음부터 배워야 한다. 우리가 이것을 깨달으면 시험을 통과할 것이다. 그리고 이 시험은 다가오는 금융 위기가 부과할 심각한 시험으로, 러시아 및 국제 시장이 부과하는 시험이며, 우리는 이에 종속되고 연결되어 있으며, 그로부터 고립될 수 없다. (전체 텍스트는 [여기]에서 확인 가능.)
이러한 규율을 집행하는 조직은 어떤 체제에서든 필요하다. 만약 세계가 레닌주의로 전환되었고, 레닌이 IMF를 발견했다면, 그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 것이며, IMF는 지난 80년 동안 수행해온 것과 똑같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 역할은 이념적으로 중립적이면서 동시에 그렇지 않다. 그것이 중립적인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규율이 어떤 체계적으로 조직된 통치 시스템에서도 존재해야 할 규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세계 체제라는 전체적 맥락이 주어진 상황에서는 이 역할이 중립적이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규칙을 집행하는 조직이 아니라 체제 자체에 있다. 따라서 비판이 있다면, 그것은 규율을 집행하는 조직이 아니라 체제를 향해야 한다.
쑨원은 정부에는 네 개의 권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잘 알려진 세 가지(입법, 행정, 사법) 외에, 그는 다른 세 개 권력의 법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확인하는 통제 권력(감찰원, Control Yuan)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네 번째 권력의 뿌리는 중국 역사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유사한 기능을 미국의 정부 회계청(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에서 찾을 수 있지만, 감찰원은 더 큰 정치적 권력과 일부 사법적 권한을 부여받는다.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이 네 번째 권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투영해 보라. 이것이 바로 국제통화기금이다. IMF는 세 가지 간단한 규칙이 지켜지는지 확인하여 체계의 원활한 작동을 가능하게 한다.
규율과 질서를 중시했던 전통적 레닌(학교 검사의 아들)이 이를 좋아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것은 그의 목적에 부합할 것이며, 문제를 다루는 접근 방식, 질문을 검토하는 진지함, 세 가지 최우선 과제에 대한 전념 모두 동일했을 것이다. 레닌은 동일한 사람들과 동일한 접근 방식을 유지했을 것이다. IMF가 워싱턴 D.C.에 위치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레닌은 유라시아를 넘어서는 사고를 한 적이 별로 없다. 그러나 IMF가 베이징으로 이동하더라도 동일한 역할을 유지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세계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출처] Would Lenin have approved of the IMF?
[번역] 류민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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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랑코 밀라노비치(Branko Milanovic)는 경제학자로 불평등과 경제정의 문제를 연구한다. 룩셈부르크 소득연구센터(LIS)의 선임 학자이며 뉴욕시립대학교(CUNY) 대학원의 객원석좌교수다. 세계은행(World Bank) 연구소 수석 경제학자로 활동한 바 있으며, 메릴랜드대학과 존스홉킨스대학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