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이 임기를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로 교체된다.
2024년에 미국 실질 GDP가 4.55.0% 증가하고, 그의 임기 기간 동안(2020년 말부터 2024년까지) 실질 GDP가 23% 증가했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었을 것이며, 재선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4년간 1인당 실질 GDP가 26% 상승했다면 국민들의 축하를 받았을 것이다. 또한, 2020, 2021년 팬데믹 동안 미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경제가 팬데믹으로 인한 생산 침체를 피했다면 그는 더욱 칭송받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취임한 이후 4년 동안 상품 및 서비스 가격 인플레이션이 총 3.6%에 불과했다면 국민적 찬사를 받았을 것이다. 연간 임금 상승률이 4~5%였다면 평균적인 미국 가계의 실질 소득은 크게 증가했을 것이다. 동시에 강력한 경제 성장은 미국 내 중요한 새로운 인프라 투자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초고속 열차를 이용한 전국적인 철도망 구축, 무너지거나 낡지 않는 다리와 도로, 화재와 홍수로부터 사람과 주택을 보호하기 위한 환경 프로젝트, 저렴한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도입 등이 가능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크게 인기를 끌었을 것이다.
강력한 성장으로 인한 추가 세수 덕분에 바이든 행정부는 정부 예산을 균형 있게 운영하고, 정부 부채를 억제하거나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물가 상승이 거의 없거나 매우 낮았다면 대출 금리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가계와 기업이 모기지와 새로운 기술 투자 자금을 보다 쉽게 조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미국 기업들이 세계에 사상 최고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하며 상당한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면 어떨까? 다른 무역국의 다양한 관세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무역 흑자를 통해 미국 은행과 기업은 외환 보유고를 축적하고 해외 프로젝트에 투자하며 세계에서 미국의 영향을 긍정적으로 강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일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4년 임기 동안 미국 경제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이러한 특징은 중국 경제에서 나타난 것이었다. 2024년, 중국의 실질 GDP는 약 4.5% 증가했지만, 미국은 2.7% 증가에 그쳤다. 이는 G7 주요 경제국 중 가장 빠른 성장률이었지만, 여전히 중국 성장률의 60%에 불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동안, 중국의 성장률은 미국을 계속 압도했다.
더욱이, 1인당 실질 GDP 성장률에서 중국과 미국 간의 격차는 훨씬 더 컸다.
미국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중국보다 훨씬 높았다. 실제로 2020년 이후 미국의 물가는 누적 21% 상승한 반면, 중국은 단 3% 상승에 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설정한 금리는 여전히 4.5%인 반면, 중국인민은행(People’s Bank of China)의 금리는 3% 수준이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및 기업 부채 금리는 5%를 훨씬 상회하지만, 중국에서는 1.5%에 불과하다. 미국의 평균 실질 가처분 소득은 2019년 이후 정체된 반면, 중국에서는 20% 증가했다.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미국에서는 다리가 무너지고, 도로가 붕괴하며, 철도망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중국이 1조 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미국은 9000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다른 나라들과의 지급 및 수취 거래에서 GDP의 12%에 해당하는 흑자를 기록하는 반면, 미국은 매년 GDP의 34%에 달하는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산업과 은행은 세계 다른 국가에 대해 GDP의 76%에 해당하는 순부채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순부채는 대부분의 국가를 통화 위기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이지만, 미국은 달러가 세계 기축 통화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위기를 피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GDP의 18%에 해당하는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서방의 ‘전문’ 경제학자들과 언론은 계속해서 중국이 곧 금융 붕괴 직전(조지 매그너스의 주장)에 있다고 하거나, 일본이 지난 30년 동안 겪은 것처럼 영구적 정체 상태에 빠질 것(마이클 페티스의 주장)이라고 주장한다. 또, 중국은 과잉 생산으로 인해 판매할 수 없는 물건을 너무 많이 만들고 있으며(브래드 세처의 주장), 기업 부채 위기가 곧 중국 경제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거의 모든 전문가가 예견하고 있다. 중국은 ‘수요 부족’으로 인해 침체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중국의 임금과 소비 증가율은 미국보다 훨씬 빠르다.
서방의 공통된 견해는, 중국이 특히 지방 정부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막대한 부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대규모 파산과 부채 붕괴로 이어지거나, 중앙 정부가 중국 가계의 저축을 짜내 이 손실을 메우도록 강요해 성장을 파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학자들이 매년 예측하는 부채 붕괴에도 불구하고, 은행이나 비금융 부문에서 체계적 붕괴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유 부문은 투자를 확대했고, 정부는 과도한 부채를 지닌 부동산 시장의 둔화를 상쇄하기 위해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오히려 거품이 터질 가능성은 중국보다 미국에서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일본화’(Japanification)에 대한 주장도 터무니없다. 1980년대 일본에서는 기업들이 부동산과 토지를 활용해 차입을 늘리고, 상업용 부동산을 더 많이 구매하거나 경제적으로 비생산적인 프로젝트로 확장했다. 거품이 붕괴했을 때, 기업과 은행이 그 여파를 떠안아야 했다. 그러나 중국의 문제는 상업용 부동산이 아닌 주거용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일본의 상황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1980년대 일본의 토지 투기 열풍 당시만큼 급등하지 않았다. 2007년 이후 평균 주거용 매매 가격은 연간 7.3% 상승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연간 명목 GDP 증가율(약 12%)에 비해 훨씬 낮다. 반면, 1980년대 도쿄에서는 주택 가격이 연간 13% 상승했으며, 이는 명목 GDP 성장률(약 8%)을 크게 초과했다.
일본의 생산 기반이 1990년대 이후 쇠퇴한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중국은 이제 세계 제조업의 초강대국으로 자리 잡았으며, 그 생산 규모는 상위 9개 제조 강국의 생산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 미국이 제조업 정점에 오르는 데 거의 한 세기가 걸렸지만, 중국은 약 15~20년 만에 이뤄냈다. 1995년, 중국은 세계 제조업 수출의 3%를 차지했지만, 바이든 대통령 임기 시작 무렵에는 그 비중이 30% 이상으로 증가했다.
중국의 이른바 인구 감소와 노동력 감소라는 인구학적 도전은 서방에서 과장되게 묘사된다. 하지만 이러한 감소는 일본만큼 심각하지 않다. 중국의 출생률은 일본과 아시아의 호랑이 경제 국가들보다 훨씬 높았다. 중국의 20세 미만 인구 비율은 23.3%로 여전히 아시아 다른 국가들(16-18%)보다 훨씬 높으며, 미국(25.3%)과 큰 차이가 없고, 유럽(21.9%)보다 높다. 또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4.6%로, 선진국 평균(20.5%)보다 낮다.
이른바 과잉 생산 능력(overcapacity) 문제 역시 서방 전문가들이 퍼뜨린 또 다른 신화에 불과하다. 중국의 수출 성공이 중국 경제가 성장에서 수출에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중국의 경제 성장은 주로 국내 경제를 위한 생산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는 1949년 이후 국가 생산량이 감소한 적이 없다. 존 로스(John Ross)의 지적처럼, 향후 10년간 중국 경제가 연간 4~5% 성장하면 GDP가 두 배로 증가할 것이며, 인구 감소로 인해 1인당 GDP는 더욱 크게 상승할 것이다. 이는 미국보다 2.5배 이상 빠른 속도로 1인당 GDP가 증가한다는 뜻이다.
중국은 왜 예외적인가? 중국 경제는 국유기업(SOEs, State-Owned Enterprises)이 계획하고 주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민간 소유의 자본주의 생산 시스템보다 대부분의 장애물을 훨씬 더 잘 극복할 수 있다. 이를 비교하면 명확해진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은 3544명/백만 명인 반면, 중국은 85명/백만 명(최신 수치)이다.
중국의 가장 중요한 산업들은 금융, 에너지, 인프라, 광업, 통신, 운송, 심지어 일부 전략적 제조업까지 국유기업이 운영한다. 국가 소유권이 일부라도 포함된 기업들의 총 자본은 전체 기업(4000만 개)의 총 자본의 68%를 차지한다. <포춘 글로벌 500>(Fortune Global 500)에 포함된 중국 기업들 대부분이 국유기업이다. 국유기업은 가장 보수적인 추정치로도 중국 GDP의 25% 이상을 생성하며, 일부 연구에서는 이 비율이 30-4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의 이와 같은 구조는 계획된 경제와 국유기업 주도의 체제가 경제 성장과 안정성에서 얼마나 강력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음 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직을 맡는다.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말하며, 미국을 "예외적(exceptional)"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형용사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을 가장 잘 묘사하는 단어다.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